우리나라 투자자 한 주 160억원 순매수
일반 토목서 데이터센터 특수 시공사로
4년 전 사업 재편, AI 호황과 만났다
주가 5개월 새 3배, 연초 이후로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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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주가가 올해 4월 저점에서 5개월여 만에 무려 3배가 된 데이터센터 특수 시공업체 미국의 스털링인프라스트럭처(종목코드: STRL)의 인기가 최근 우리나라 투자자 사이에서 부쩍 늘었다.
약 4년 전 일반 시공사에서 사업을 재편한 이 회사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의 '호황'을 타고 이익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또 관련 건설 공정의 수직통합을 꾀해 타사가 모방하기 어려운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공종 특화
STRL을 둘러싼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는 데이터에서 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25일까지 한 주 동안 STRL 순매수액은 1136만달러(약 160억원)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미국 주식 순매수 상위 50위권(47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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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인프라스트럭처 홈페이지 갈무리 [사진=스털링인프라스트럭처] |
STRL은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공종(工種)을 시공하는 회사다. 전체 건물을 통째로 짓는 종합 건설사와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부지조성과 지중 유틸리티, 콘크리트, 전기 및 기계설비 시공이 주력이다. 전자상거래 물류센터와 도로와 교량, 주택 및 상업용 건물 등도 담당한다.
부지조성은 크게는 수백㎡의 대지를 평탄화하고 서버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지반을 강화하는 작업이다. 지중 유틸리티는 전력 공급선과 냉각수 배관을 지하에 매설하는 공종이다. 데이터센터는 전력을 대량 소비하고 발열을 24시간 제어해야 하므로 정밀 시공이 전체 성능을 좌우한다.
*STRL은 3가지 사업부로 구성된다. ①데이터센터와 전자상거래 물류센터, 발전소 등을 담당하는 E-인프라(매출액 비중 51%) ②고속도로·교량·공항·항만 등을 취급하는 트랜스포테이션(32%) ③주택 및 상업용 건물을 담당하는 빌딩(17%)이다.
STRL이 인기를 끄는 것은 AI 데이터센터 증설 추세 덕분이다. 데이터센터 건립 '붐' 덕분에 회사의 수주잔액은 급증하는 한편 마진은 급격히 향상됐다. 예로 올해 2분기 회사의 매출총이익률(총마진)은 23.3%로 일반적인 토목건설업의 총마진 10%대 초중반을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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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털링인프라스트럭처 주가 5년 추이 [자료=코이핀] |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AI 수요 폭증이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투자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올해 6월 미국 데이터센터 건설 지출은 400억달러(계절 조정 연간 환산 기준)로 30% 늘어나(y/y) 최대를 기록했다. 이같은 급증세는 단기간 안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마진 체질 개선
종전 '저마진 토목회사' 이미지는 불식됐다. STRL은 2019년과 2021년 각각 대규모 부지조성 특화 시공업체인 페틸로(Petillo)와 플래토(Plateau)를 인수하고 2022년 사업부를 현재의 ①E-인프라를 축으로 하는 체계로 개편했다. 당해 사업명도 종전 스털링컨스트럭션에서 지금으로 바뀌었다.
페틸로와 플래토가 보유한 대규모 부지조성 능력은 고난도·고자본·고신뢰가 요구되는 희소자산에 가까웠다. 지역 사업자(각각 사업 거점 미국 동남부와 북동부) 중에서 대형 장비와 인력, 안전 체계, 평판을 한데 갖춘 사업자는 제한적이었다. 단순 토목회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전환된 순간이다.
선제적인 사업 재편과 AI 데이터센터 증설 호황이 맞아떨어지면서 주가는 고공행진이다. STRL의 주가는 338.44달러(25일 종가)로 올해 들어 101% 뛰어 2배가 됐다. 올해 4월 연중 저점 대비로 보면 상승폭이 무려 228%로 3배가 넘는다. 주식시장이 STRL의 변신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