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싫어하는 코미디언 침묵시키는 건 반미국적"
넥스타 그룹 소유 방송국은 키멀 쇼 보이콧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ABC 방송의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가 1주일 만에 화려한 복귀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주요 정치인들을 풍자해 온 키멀은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일주일 만에 귀환했고, 그의 복귀 방송 오프닝은 소셜미디어에서 1700만 뷰 기록을 세웠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방영된 '지미 키멀 라이브!' 중 키멀의 오프닝 장면은 이날 정오까지 유튜브에서 1100만 뷰, 인스타그램에서 500만 뷰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방송국을 통해 키멀 쇼를 본 시청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다.
전날 키멀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트럼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코미디언을 침묵시키겠다는 정부의 위협은 반(反)미국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쇼는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런 쇼를 가질 수 있도록 허락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키멀은 지난 14일 자신의 쇼 오프닝에서 커크를 살해한 타일러 로빈슨을 좌파로 몰아가려는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 세력을 비난한 후 ABC방송을 소유한 디즈니로부터 방송 중단 통보를 받았다. 당시 키멀은 "우리는 이번 주말에 새로운 바닥을 쳤다"며 "마가 집단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이 청년을 자기들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몰아가려 필사적으로 애쓰며, 정치적 점수를 따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하고 있다"고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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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키멀.[사진=블룸버그] 2025.09.25 mj72284@newspim.com |
전날 복귀 방송에서 키멀은 떨리는 목소리로 "젊은 남성의 살인을 가볍게 여기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며 자신의 발언을 해명했다.
키멀 쇼의 방영 중단 결정에는 트럼프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 지난 17일 브렌던 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ABC방송과 계열사에 대한 조사를 벌일 것을 위협하면서 방송국들의 키멀 쇼의 방영을 중단할 것을 압박했다. 카 위원장은 도 "우리는 이것을 쉽게 할 수도 있고, 어렵게 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 디즈니가 키멀 쇼의 방영 중단 결정을 내리자, 디즈니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압박에 굴복했다는 비판과 함께 커다란 여론 반발에 부딪혔다. 디즈니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의 구독자들은 구독을 끊었고 디즈니 테마파크 및 크루즈 예약 취소가 줄을 잇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넥스타 미디어 그룹은 자사가 소유운영하는 ABC 방송국 70곳에서 '지미 키멀 라이브!'를 방영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시애틀과 솔트레이크시티, 내슈빌, 뉴올리언스 등지에서는 전날 키멀의 복귀 쇼가 방영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멀 쇼의 방영 재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ABC 가짜 뉴스가 지미 키멀에게 그의 직업을 돌려줬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지난번에 내가 그들을 압박했을 때 그들은 나에게 1600만 달러를 줬다. 이번 건은 훨씬 더 수익성이 있어 보인다. 진짜 패배자들!"이라고 썼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