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매출 500억달러, EBITDA 5년 2배
GMS 인수전 홈디포에 밀렸지만 되레 호평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주택시장 개선 기대
PBR 1.6배 수준, 업계 3배 큰 폭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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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GA 테마주를 찾아] QXO ①'규모의 경제 달인' 네 번째 무대>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현재 제이콥스가 내세우는 로드맵(올해 5월 제시)은 이렇다. 비콘 사업부의 EBITDA(영업이익에다가 감가상각비를 더한 값)를 5년 내 2배로 키운다. 또 EBITDA 마진(2분기 10.7%, 인수 완료 후 두 달분만 반영)은 지금보다 500bp 늘린다. AI를 이용해 가격·조달·물류 체계를 개편해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은 높이는 방법을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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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XO 올해 2분기 결산 보충자료 갈무리 [자료=QXO] |
매출액 목표는 10년 안에 500억달러 달성이다. 사업 특성상 가장 인접한 소형 업체를 순차적으로 인수하고 차후 대형 기업으로까지 딜 규모를 키워나갈 생각이다. 단순 인수를 통한 외연 확장뿐 아니라 사업 구조 개편과 현금흐름 재투자를 통해 내생적 성장률도 함께 높인다.
추가 인수 시도였던 GMS는 결국 홈디포(6월30일 인수 발표)에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좋은 패배'라는 평가가 나왔다. 입찰(주당 95.29달러)에 먼저 나선 것은 QXO였지만 홈디포가 주당 110달러라는 36%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승기가 홈디포로 기울었다.
QXO의 로드맵에는 생채기가 났지만 과도한 입찰 경쟁을 피하고 재정규율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호평을 받았다. 자본 여력을 보존하고 품은 지 얼마 안 된 비콘의 통합 과정에 집중하는 게 오히려 나았다는 평가다.
◆잇단 대형 수요
물론 성장 로드맵이 오로지 제이콥스의 수완에만 달린 것은 아니다. QXO를 둘러싼 사업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어 추가적인 M&A 없이도 한 자릿수대 중반의 성장률이 가능하다는 분석(윌리엄블레어의 라이언 메르켈 애널리스트)도 나온다.
모처럼 건자재 업계에는 대형 수요가 연달아 들어서고 있다. 인공지능(AI)발 데이터센터 건설과 노후 인프라 교체에 의한 수요 등이다. 데이터센터는 고하중·고밀도 시설인 데다 열에 민감하므로 지붕재와 외장재가 일반 오피스·창고보다 더 무겁고 두껍게 설계되는 게 보통이다.
수년 동안 거래량이 침체 상태에 빠졌던 주택시장에 금리 하락 기대감이 번지고 있는 것도 업계가 반기는 현상이다. 여기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택난 해소를 위해 '가을 비상사태 선포'를 예고하고 의회 역시 입법을 통해 동참하려는 의지를 보여 활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매매 회복이 부진해도 QXO가 판매하는 건축자재는 주택 수리에 필수적인 만큼 관련 수요는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하버드주택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미국 주택 개보수 지출액은 실질 기준 31% 증가했다. 향후 1~2년은 증가율이 주춤해질 전망이지만 그래도 매년 한 자릿수대 초반에서 완만히 성장할 전망이라고 한다.
◆신뢰하는 월가
월가에서는 QXO가 추가 인수를 통해 2028년까지 매출액이 200억달러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콘의 작년 연간 매출액 약 98억달러를 고려할 때 2028년까지 연평균 19.5%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렸다. 2035년 내 500억달러 로드맵까지 상정하면 그 뒤에는 연평균 14%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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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XO 연간 실적 애널리스트 추정치 컨센서스 [자료=코이핀] |
2029년부터 비교적 둔화된 성장률이 상정된 셈인데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높은 기대치가 깔렸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과거 제이콥스가 잇단 인수를 통해 육성한 기업들도 비슷한 성장률을 보였던 만큼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달리 표현하면 제이콥스에 대한 월가의 신뢰도가 높다고도 할 수 있다.
현재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하고 있는 향후 12개월 내 예상 주가 상승폭은 60%가 넘는다. 팁랭크스가 집계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담당 애널리스트 11명의 평균 목표가는 34.33달러로 현재가(20.95달러)보다 64% 높다. 투자의견은 모두가 매수다.
QXO의 밸류에이션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QXO의 PBR(주가순자산배율)은 1.6배다. 아직 비콘 인수 직후인 만큼 증익 효과까지 시차가 있을 수밖에 없어 현재 보유 자산가치를 평가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사실상 QXO가 보유한 건 현금과 비콘 자산과 전부다.
시킹알파에 따르면 현재 업계 PBR 중앙값은 3.05배다. QXO의 PBR이 현재 1.6배에서 중앙값만 된다고 해도 주가는 39.93달러로 현재보다 90% 높은 수준이 된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제이콥스 프리미엄'을 반영해 업계 수준보다 더 높게 책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QXO의 재무상태는 건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QXO 인수로 부채가 늘기는 했지만 앞으로 강한 현금창출력이 기대되고 단기간(1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의 비중은 크다는 해석이 따른다. QXO의 유동자산을 단기간 갚아야 할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3배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