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퍼레이드 참석…"북한 여성이 권력승계 앞둔 것은 생경한 장면"
외교 경험 축적 시작 신호…여성 권력자 가능성은 아직 불확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외교·경제 참모진과 함께 딸 김주애를 공식 동행시켰다. 주요 외신들은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사실상 후계 구도를 가시화하며 '4대 세습'의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정은이 방중 일정에 딸을 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는 늘 부인 리설주가 자리를 함께했지만, 2022년 첫 공식 석상에 등장한 주애가 활동 반경을 넓히며 정치적 위상을 키워가는 사이 리설주는 점차 공개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번 중국 동행은 주애의 '국제 무대 데뷔전'으로, 후계 구도와 관련한 상징성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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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오후 전용열차 편으로 베이징역에 도착해 중국 측 인사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김정은 뒤편으로 딸 주애(붉은 원)와 최선희 외무상이 보인다. 김주애가 해외 방문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09.02 yjlee@newspim.com |
로이터 통신은 김주애의 등장을 "국제 무대 첫 공개"라고 규정하며, 미국 스팀슨센터의 전문가를 인용해 "현재로서는 후계자 후보(front runner)로 보인다"고 전했다. 베이징에서의 붉은 카펫 행보와 외교 의전 참여 역시 향후 지도자로서 필요한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은 "북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권력 승계 후보로 부상한 것"에 주목했다. 부인 리설주 대신 딸을 대동해 외교 무대 전면에 세운 것은 김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보여주려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등장이 공식적인 후계 지명 절차는 아니지만, 군사 퍼레이드와 같은 중대 행사에 딸을 동행시킨 것만으로도 사실상 후계자 수업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의 뿌리 깊은 가부장적 정치 구조 속에서 여성이 최고 지도자로 오를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베이징 동행이 김정은에게 두 가지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본다. 하나는 주애를 국제무대에 노출시켜 후계 구도를 국내외에 각인시키는 효과, 다른 하나는 정상 국가 지도자로서 가족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대내 선전 효과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 후계자"라는 전례 없는 실험이 북한 체제 안에서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