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북미 투자 프로젝트 수주 확대
글로벌 데이터센터·전기차 공장 전력 수요 급증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구글이 미국 버지니아주에 90억 달러(약 12조5000억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추가 투자를 발표하면서 전력기기 업종 전반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AI)·클라우드 인프라 증설이 본격화되면서 LS일렉트릭이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의 올해 상반기 북미 매출은 9172억 원으로 전체 매출(2조9892억 원)의 30.7%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13%)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재생에너지 확산, 전력망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LS일렉트릭의 북미 배전 사업 수주 기대치는 계속 커지고 있다.
◆ 삼성·현대차 등 대규모 수주 잇따라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가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흐름은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수주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구글은 최근 미국 버지니아주에 내년까지 9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추가로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AI·클라우드 확충에 따라 필수적인 전력망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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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일렉트릭 배스트럽 캠퍼스 전경 [사진=LS일렉트릭] |
LS일렉트릭은 이러한 글로벌 기조에 더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대미 투자에서도 직접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1746억 원 규모) 배전시스템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현대차 서배너 전기차 전용공장(HMGMA), 현대차-SK온 합작 배터리 공장 등 전력 인프라 수요가 집중되는 프로젝트에서 연이어 수주를 확보했다.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단순 기자재 납품에 그치지 않는다. LS일렉트릭은 차단기·배전반 등 핵심 장비와 함께 스마트 배전 솔루션까지 패키지로 공급하며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현재 LS일렉트릭의 수주 잔고는 약 3조9000억 원에 달한다.
◆ 북미 전력 수퍼사이클과 성장 모멘텀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와 맞물려 LS일렉트릭의 북미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글로벌 기관은 향후 30년간 전 세계 전력망 투자 규모가 현재 대비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북미 배전 시장은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약 6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어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중심의 수요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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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인터배터리 2025'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LS일렉트릭은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배전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중전기 업계에서 유일하게 미국 안전 규격(UL) 인증을 확보해 북미 시장 진출 장벽을 넘었고, 이를 기반으로 삼성·현대차 등 국내 기업의 현지 투자와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증설에서 동시에 기회를 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전력망 투자가 늘고,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대기업의 현지 투자가 동시에 확대되는 구조에서 LS일렉트릭의 사업 기회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