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알라, 세계 14위 꺾고 필리핀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본선 승리
젠, 세계 25위 잡고 인도네시아 선수론 22년만에 메이저 본선 승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동남아시아 신예들이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필리핀의 알렉산드라 이알라(세계 75위)와 인도네시아의 재니스 젠(149위)이 모두 메이저 대회 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본선 1회전을 통과했다.
두 선수는 신체 조건에서 결코 뛰어나지 않다. 이알라는 165㎝, 젠은 160㎝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투지와 기술, 빠른 발을 앞세워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를 꺾는 '코트의 반란'을 일으켰다. 체격 조건에서 이들에게 뒤지지 않는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 예선에 남녀 1명씩 참가에 그쳤고 모두 예선에서 탈락해 한국 테니스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2005년생 이알라는 14번 시드 클라라 타우손(14위·덴마크)을 2시간 36분 접전 끝에 2-1(6-3 2-6 7-6<13-11>)로 꺾었다. 3세트에서 1-5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으며 1968년 오픈 시대 이후 필리핀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본선 승리를 기록했다. 이알라는 마지막 매치 포인트를 올리자 코트에 누워 얼굴을 감싸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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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알렉산드라 이알라. [사진=US오픈테니스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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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알라가 25일 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본선 1회전 마지막 매치 포인트를 올리자 코트에 누워 얼굴을 감싸고 감격의 눈물을 쏟고 있다. [사진=US오픈테니스 SNS] |
이알라는 경기 후 "필리핀에서 국제 대회가 열리지 않는데 US오픈에서 많은 분이 응원 와주셔서 홈 코트처럼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알라의 2회전 상대는 크리스티나 북사(95위·스페인)-클레어 류(371위·미국) 경기 승자가 된다.
2001년생 젠도 '언더독의 파란'이었다. 세계랭킹 149위에 불과한 그는 1회전에서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25위·러시아)를 2-1(6-4 4-6 6-4)로 제압했다. 인도네시아 선수가 메이저 본선에서 승리한 건 2003년 윔블던 이후 2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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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재니스 젠. [사진=US오픈테니스 SNS] |
젠의 2회전 상대는 2021년 이 대회 예선부터 출전해 '깜짝 우승'을 일궈냈던 에마 라두카누(36위·영국)다. 라두카누는 1회전에서 시바하라 에나(128위·일본)를 2-0(6-1 6-2)으로 완파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