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지분 인수는 돈 태우기' 미국 정부가 인텔 못 살리는 이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TSMC에 기술력 뒤쳐져
고객 기반 구축 사실상 실패
인텔 제조 강제하면 반도체 경쟁력 상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벼랑 끝에 선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INTC)을 살리기 위해 미국 정부가 팔을 걷었지만 월가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정부의 지분 인수로 회생시킬 수 있을 만큼 인텔의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얘기다. 정부 지원이 오히려 인텔은 물론이고 미국 반도체 업계 전반에 후폭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주요 외신과 월가는 경고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분 10%를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협상 소식을 처음 전했던 지난 14일 인텔 주가는 7% 급등했다.

논의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불과 며칠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해임을 요구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급속한 반전이다.

인텔은 한 때 미국 반도체 업계의 절대 강자로 꼽혔지만 최근 약 2년 사이 시가총액의 절반 가량이 증발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졌고, 정부의 지분 매입으로도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WSJ은 주장했다.

인텔의 최첨단 생산 공정 18A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 격차를 줄이는 데 사실상 실패하면서 월가의 경계감은 한층 고조된 모양새다.

인텔 본사 [사진=블룸버그]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18A가 주로 자사 제품에만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인텔에 칩 제조를 위탁할 만큼 18A 기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 조사 업체 비저블 알파의 추정에 따르면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2025년 인텔의 잉여현금흐름(FCF)이 또 마이너스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탄 CEO는 실적 발표 현장에서 외부 업체들과 계약 없이는 14A라고 지칭하는 차세대 생산 공정에 대규모 자본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반도체 제조 사업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선을 그었다는 데 월가는 한 목소리를 냈다.

문제는 인텔이 칩 제조 사업에서 철수할 경우 국가 안보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국내 반도체 제조 기반을 강화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전세계 최첨단 반도체 칩은 대부분 대만에서 제조되고, 미국 정부는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강한 경계감을 내비친다.

애플(AAPL)과 엔비디아(NVDA)를 포함한 미국 기업들이 반도체 칩 제조를 대만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전쟁으로 인해 공급이 중단될 경우 미국이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인텔은 첨단 반도체 칩을 제조할 설비를 갖춘 유일한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엉클 샘(Uncle Sam)'이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경제적 리스크 뿐 아니라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인텔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매우 현실적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 월가는 회의적이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갖고 "10% 지분 인수는 사실상 돈 태우기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텔의 칩 제조 사업 부문이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고, 미국 반도체 메이저들의 주문을 확보하는 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업체의 제조 기술이 크게 뒤쳐진 상태라고 그는 주장했다.

물론 정부의 출자가 확정되면 인텔이 제조 설비를 향상시키는 데 투자를 늘릴 수 있겠지만 대규모 손실과 현금 유출을 멈출 만큼 고객 기반을 확충하는 데는 수 년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번스타인은 예상했다.

일부에서는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 반도체 업체에 인텔 공장을 이용하도록 압박하는 시나리오를 점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인텔의 기술력이라고 월가는 지적한다.

7nm(나노미터)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노후화되고 있고, 4nm(미티어 레이크)의 경우 수요가 미미한 실정이다. 3nm(그래나이트 래피즈)은 서버 점유율 하락을 막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번스타인은 전했다. 18A가 제품 지연과 전반적인 파운드리 관심 부족으로 고전하는 가운데 20A의 경우 취소됐고, 차세대 14A의 경우 자금 지원이 있어도 성공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견고한 공정 로드맵 없이는 모든 작업이 경제적으로 단순히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태우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TSMC를 압박해 도움을 주도록 하지 않는 한 미국 정부가 직접 도울 방법이 거의 없다고 번스타인은 강조한다.

씨포트 리서치 파트너스도 보고서를 통해 같은 목소리를 냈다. 다른 어떤 것보다 인텔에 필요한 것은 생산 설비를 이용할 고객이라는 것. 정부의 지분 매입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의 인텔 지분 매입이 반도체 업계 전반에 예기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엔비디아와 AMD에 반도체 수익의 15%를 내놓도록 요구해 관철시키는 등 민간 기업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할 때 더욱 우려된다는 얘기다.

가령, 정부가 엔비디아나 AMD, 퀄컴 등 반도체 설계 업체들에게 인텔에서 칩을 제조하도록 압박하거나 이를 중국 수출 허가 조건으로 내세울 수 있다.

인텔이 TSMC 수준의 생산 수율로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전에 반도체 업계에 국내 생산을 강제한다면 열등한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고, 기술이나 효율성 측면에서 뒤쳐지는 인텔 공장을 사용하다가 미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IT 기술의 우위를 유지해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들과 패권 다툼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미국의 의도와 어긋나는 결과가 벌어질 것이라고 신문은 경고했다.

 

shhw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국정원 "로저스 대표 위증 고발 요청"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를 위증 혐의로 고발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도중 "국정원이 오늘 청문회를 모니터링하던 중,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정원장이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 달라고 과방위에 요청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며 "구체적인 위증 내용도 함께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간사에게 전달해 내일 청문회 종료 시점에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로저스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및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정보 유출자를 접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저희는 피의자와 연락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가정보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한 지시나 명령이 있었느냐'는 추가 질의에는 "명령이었다. 지시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누구와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이름은 없지만 해당 이름을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해킹에 사용된 장비의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정보기관이 복사본을 보유하고 있고, 원본은 경찰에 전달했다"며 "그 기관이 별도의 카피를 만들어 우리가 보관하는 것도 허락했다"고 말했다. 또 '셀프 면죄부 조사 아니냐'는 지적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한 조사"라며 "이사회도 한국 법에 따라 협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측은 로저스 대표의 주장과 선을 긋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포렌식 검사와 로그 분석의 주체는 과기정통부가 주관하는 민관합동조사단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경찰청"이라며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조사를 주도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배 부총리는 "국정원은 증거물을 국내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훼손이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한 것으로 안다"며 "이를 조사 지시나 개입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도 별도의 입장을 내고 로저스 대표의 발언을 부인했다. 국정원은 지난 26일 공지를 통해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정원은 쿠팡 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어떠한 지시를 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 상황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한 업무 협의를 진행한 바는 있다"고 설명했다. mkyo@newspim.com 2025-12-30 18:00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