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드론이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 자산으로 떠오른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이 요격 드론으로 러시아 군의 공격·정찰 드론을 격추하는 전술을 적극 발전시키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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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지역의 비밀 장소에서 우크라이나군 1129방공연대가 요격 드론을 출격시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지원하고 있는 방공무기가 크게 부족해 전방은 물론 후방까지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 요격 드론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러시아 드론을 격추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습 때 다량의 드론을 탄도·순항미사일과 섞어 발사하고 있다.
특히 요격 드론은 패트리엇 등 기존 방공무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우크라이나 국내 생산이 가능해 앞으로 대(對) 드론 작전 영역에서 점점 더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 우크라이나의 한 자선단체가 자금을 지원한 공중 요격 드론이 러시아의 공격·정찰 드론 약 1500대를 격추했다. 이 요격 드론의 속도는 시속 300km 정도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드론 요격 전술을 약 1년 전부터 실전에 적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1129방공연대의 세르히 논카 대령은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 정찰 무인기를 격추할 경우 그 비용은 미사일을 사용했을 때에 비해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부대에 드론을 제공하고 있는 민간단체 중 하나인 컴백 얼라이브(Come Back Alive)의 타라스 티모츠코씨는 "현재 90개 부대에 요격 드론을 공급하고 있다"며 "1년 전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3000대가 넘는 러시아 드론이 격추됐으며 그 중 절반 가까이는 최근 두 달 새 격추됐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요격 드론 부대들은 러시아의 카미카제 공격 드론인 '샤헤드(Shahed)'를 떨어뜨리기 위해 요격 드론을 사용하고 있다"며 "때로는 하룻밤에 수십 대의 적 드론을 격추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가장 주목할 점은 이러한 요격 드론이 동맹국의 무능력 또는 지원 거부감 등으로 인해 갈수록 고갈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방공무기를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하고 풍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군도 우크라이나의 요격 드론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자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신안보센터의 부연구위원인 샘 벤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에서 점점 더 다양한 종류의 요격 드론이 등장할 것"이라며 "향후 몇 주 안에 훨씬 더 많은 곳에서 요격 드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