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세부 로드맵 설계해야 하는데 혼란"
김용만 "대주주 기준 금액 조정 필요성 있다"
윤 정부 이전으로 주장 강해, 30억 조정 가능성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최근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주식 투자자와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을 다루고 있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개편안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서 법인세 인상과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는 등 감세 정책을 되돌렸다. 지금까지 한 종목 당 50억원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만 대주주로 인정돼 양도소득세를 내야 했지만, 새 개편안은 이 기준을 10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이로 인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투자자 범위가 크게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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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사진=뉴스핌DB] |
투자자들은 부자증세가 아닌 개미 투자자 징벌이며 이중과세라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말에 대주주 기준을 피하기 위해 해당 종목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주식시장이 계속 급락하는 '연말 매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질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이 상실된다는 비판 역시 제기된다.
8월 4일 오후,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반대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12만6636명이 동의해 13만명을 향할 정도로 반발은 거세다.
이에 민주당 정무위원들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혁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정책적 목표는 알겠지만, 세부적인 여러 로드맵을 설계해야 하는데 혼란을 주었다고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당에서 발족한 조세 정상화 특별위원회에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정무위원인 김용만 의원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주주 기준 금액을 조정할 필요성은 있는 것 같다"며 "정무위원들과 회의에서 의견을 교환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존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정문 의원은 "당정협의를 통해 세제개편안을 마련한 만큼 일단은 기존안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당내 논의가 있을 예정인 만큼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기존안대로 갈지, 원래 안대로 돌아갈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능성이 높은 안은 10억원과 50억원의 중간인 30억원이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는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을 30억원으로 조정하는 절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한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김병기 원내대표가 이미 추가 논의와 조정이 필요하다고 한 이상 변화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명하다"라고 이같이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 대주주 기준 금액이 점차 하향화되고 있었던 흐름이 있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이를 50억원으로 후퇴시킨 만큼 이를 원상태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당내에는 적지 않다"라며 "주식시장 폭락이 세제개편안 때문인지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와 관련해 빠른 시간 내 당 입장을 정리할 뜻을 밝힌 가운데, 세제개편안은 주무 부서인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와 여당 내 특위인 '주식시장 5000특위', '조세제도개편특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이후 법 마련 과정에서 국회 정무위원회의 입장도 반영될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