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유력한 차세대 기기는 AI 안경"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초지능 인공지능(AI)과 메타의 하드웨어가 결합해 미래 AI 기기를 선도할 것이라며 우리는 애플의 아이폰 시대에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시간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지난주 모두가 빅테크의 실적 보고에 관심을 집중할 때 '디지털 세계로 나가는 골키퍼' 역할을 하는 아이폰을 정조준한 새 비전을 공개하면서 "초지능이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열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온라인 포스트에서 메타가 사용자에 AI를 제공하는 방법과 관련해 "하루 종일 우리가 보고 듣고 상호작용하는 것을 알고 있는 안경(글라스)같은 개인 기기가 주력 컴퓨팅 기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우리를 깊이 알고, 목표를 이해하고 그것을 성취하도록 도울 수 있는 개인 초지능이 단연 가장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저커버그는 오랫동안 자체 스마트폰과 VR 고글, 증강현실 글라스 등을 개발해 왔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애플의 기기가 아니라 메타의 기기로 자서 서비스(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서비스)에 접속하도록 애썼다.
그간의 성과는 처참했지만 저커버그는 여전히 절치부심 중이다. 자신의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 1억 달러의 몸값을 제시하며 최고급 AI 인재들을 영입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저커버그는 자신이 규정한 미래 비전을 "개인 초지능(personal superintelligence)"이라 부른다. 이를 구현할 차세대 기기로 그가 꼽은 것은 안경(글라스)이다.
메타는 이미 스마트글라스를 판매 중이다. 일반 안경같이 보이지만 미세 카메라와 마이크로폰, 스피커가 탑재돼 있어 스냅 사진 및 영상 촬영, 음성 녹음이 가능하다. 안경 렌즈는 컴퓨터의 모니터, 혹은 스마트폰의 액정화면 역할을 한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30일 애널리스트와의 통화에서 "글라스의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모드의 AI 시스템과 소통할 수 있게 돼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면서 "당신 주변의 콘텐츠를 볼 수 있고 UI(user interface)를 형성하며 정보를 보여줘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현재 메타의 글라스는 스마트폰과 연계해 사용하지만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 키보드와 터치 스크린을 없애고 음성만으로 기기를 작동할 수 있어서다.
저커버그는 메타의 수십억 사용자들이 애플의 기기(아이폰)를 통해 접속하는 게 불만이었다. 그런 식의 애플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물론 여전히 많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와츠앱 사용자들은 아이폰으로 접속하고 있다.
메타는 중간 매개체로서 애플의 영향력을 대체하는 한편, 미래 메타버스를 선도할 매개체를 '메이드 인 메타'로 채워나갈 생각이다. 스마트 안경을 비롯해 여러 웨어러블 기기들이 그 행렬에 서 있다.
WSJ는 저커버그가 완벽한 AI 비서라고 자찬하는 스마트 안경(글라스)에 훨씬 더 많은 능력을 부여하게 되면 메타와 여타 빅테크와의 냉전이 끝나고 뜨거운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기술 플랫폼간에 새로운 위계 질서가 형성돼 승자 독식의 세상이 도래할 때가 무르익었다고 믿는 사람은 저커버그 CEO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최근 AI 웨어러블 스타트업 비(Bee)를 인수했다. 비는 종일 사용자의 행적을 기록해 AI가 일과표 작성, 알림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손목 밴드 형태의 기기를 생산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만 CEO는 애플 최고디자이너 출신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제3의 AI 기기 개발에 나섰다.
올트만 CEO는 6월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 경이적인 신기술로 공상 과학 소설에 나올법한 컴퓨터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했다.
애플도 내년 말 스마트 안경 출시를 목표로 올해 말부터 시제품을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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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