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0.30포인트(0.74%) 내린 4만4130.98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51포인트(0.37%) 하락한 6339.3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23포인트(0.03%) 밀린 2만1122.45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2.17%, 3.70% 올랐다. 다만 같은 기간 다우지수는 0.08% 상승에 그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전날 장 마감 후 공개된 메타와 MS의 호실적은 주식시장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MS는 시가총액 4조 달러에 진입했다. 상장 기업의 시총이 4조 달러로 불어난 것은 엔비디아에 이어 MS가 두 번째다. MS는 3.95% 상승 마감했고 메타는 11.25% 급등했다.
다만 이 두 종목의 강세가 시장 전반을 띄우지는 못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장 마감 후 애플과 아마존닷컴의 실적에 주목했다. 이날 애플은 0.71% 하락 마감했고 아마존은 1.70% 상승해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가 발표됐지만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미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2.6%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5월 0.2%와 2.4%에서 상승 폭이 커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6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영향이 소비자 물가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본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2.8% 각각 올랐다.
고용 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이달 기업들은 6만2075건의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1년 전에 이 수치는 2만5900건에 불과했다. 7월 기록으로만 보면 이달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절인 지난 2020년에 이후 2번째로 높았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26일까지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21만8000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 전문가 기대치 22만4000건을 밑도는 수치다.
오는 9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다소 흔들린 가운데 투자자들은 1일 공개되는 7월 고용 보고서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7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에서 10만6000개의 일자리가 생겼을 것으로 기대됐다. 6월 14만7000건보다 둔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실업률은 6월 4.1%보다 높은 4.2%로 예측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만기별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동부 시간 오후 3시 44분 기준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1bp=0.01%포인트(%p)) 하락한 4.354%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반면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전장 대비 0.4bp 오른 3.941%를 가리켰다. 30년물은 3.5bp 내린 4.878%를 나타냈다.
전날 강세를 보인 미 달러화 가치는 강보합권에서 움직였다.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13% 오른 99.95를 가리켰다. 유로/달러 환율은 0.23% 전진한 1.1433달러, 달러/엔 환율은 0.82% 오른 150.74엔을 각각 나타냈다.
이번 달 달러화는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월간 강세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3% 가까이 빠졌다.
미국의 관세 협상 시한이 다가오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제유가는 하락하고, 금값은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은 이날 만기를 맞아 71센트(0.97%) 내린 72.5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배럴당 74센트(1.06%) 내린 69.26달러에 마감됐으며, 장중 한때 1달러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1349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4월보다 하루 2만 4000배럴 증가한 수치다. 또한 7월 25일로 끝나는 주간 미국 원유 재고는 7700만 배럴 증가해 4억 2670만 배럴에 달했으며, 이는 1300만 배럴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과 정반대였다. 재고 증가는 수출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금 가격은 관세 협상 마감 시한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0.1% 하락한 3348.60달러에 마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자동차 업체와 광산 기업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주요 기업의 실적에 주목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전장보다 4.13포인트(0.75%) 내린 546.11에 마감했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 지수는 0.9% 상승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96.75포인트(0.81%) 하락한 2만4065.47에 마쳤으며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89.99포인트(1.14%) 밀린 7771.97을 가리켰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4.13포인트(0.05%) 내린 9132.81로 집계됐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6개월간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이날 유럽증시는 장 후반으로 갈수록 약해지는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였다. 런던 증시는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한 롤스로이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지력을 나타냈다.
독일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8%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경제 전문가 기대치 1.9%를 소폭 밑도는 수치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약하자 시장에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했다. 자금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연말까지 0.25%포인트(%p) 인하할 가능성을 약 50%로 반영 중이다.
특징주를 보면 석유회사 셸은 2분기 순익 감소에도 실적이 전문가 기대를 웃돌면서 1.2% 상승했다. 반면 주류업체 AB인베브의 주가는 예상보다 약한 실적에 12% 가까이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상보다 좁은 범위의 구리 관세를 발표하면서 글렌코어와 앵글로 아메리칸, 안토파가스타 등 광산업체들은 약세를 보였다. 페라리는 기대 이하의 실적에 11% 이상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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