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회사 전환 기대, 헬스케어·방카슈랑스 시너지
우리금융 비은행 핵심 계열사로 부상…노조는 과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동양생명의 주가가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일주일 만에 20% 넘게 급등했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을 100%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직접적인 촉매였지만 단순한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을 넘어 헬스케어·요양서비스 진출, 방카슈랑스 확대 등 금융지주와의 시너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양생명 주가는 전날(9일) 819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일 우리금융이 중국 다자보험으로부터 경영권 지분(75.34%)을 인수해 자회사로 최종 편입한 이후 종가(6880원)와 비교해 20%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첫 공개된 지난해 7월 31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9440원)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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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사진=동양생명] 2024.08.08 ace@newspim.com |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의 잔여 지분(21.20%) 전량을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계획이 영향을 미쳤다. 상장폐지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시가에 프리미엄을 얹은 공개매수 방식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이를 넘어선 '시너지'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함께 인수한 ABL생명을 통해 장기요양사업 자회사를 설립하고 헬스케어·요양서비스 사업 확대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보험업계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해 헬스케어·요양과 보험을 결합한 '시니어 금융'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동양·ABL생명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시니어 하우징'과 '시니어 케어' 중심의 금융 서비스 모델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고령자·유병자 전용 상품, 돌봄 연계 금융, 보험금 청구권 신탁 등 고령층을 위한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도 병행될 예정이다.
방카슈랑스 판매 확대도 기대를 모은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대면 채널 보험료 수입 6103억원 중 4684억원(77%)을 방카슈랑스로 거둬들였다. 그러나 우리은행 내 동양생명 방카슈랑스 비중은 아직 2.8% 수준이다. 규제 완화로 최대 33%까지 확대할 수 있어 판매 채널 확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동양생명의 비은행 수익 기여도 역시 눈에 띈다. 지난해 동양생명의 순이익은 3143억원으로 우리금융 비은행 부문에서 최대 규모다. ABL생명(1051억원)과 합치면 4194억원으로 우리카드(1472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보험업계 내에 자산 규모도 상위권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5조1605억원으로 삼성·한화·교보생명, 신한라이프(60조4133억원)에 이어 업계 5위 수준이다. 여기에 ABL생명(19조6791억원)을 더하면 54조8396억원으로 신한라이프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동양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 신용등급을 'AA(상향 검토)'에서 'AA+(안정적)'으로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AA-'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사시 우리금융의 자금 지원 가능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노조와의 합의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동양생명·ABL생명 노조는 우리금융에 고용 보장, 임단협 승계, 독립경영 보장, 합병 시 노조 합의, 매각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면서 조만간 실마리를 찾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성 대표는 취임 직후 100% 고용 승계를 약속했고 임 회장도 전날 동양·ABL 노조와 직접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열리는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기념 임직원 환영회인 'WON DAY'를 계기로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 내용 중 고용 안정 등은 대부분 수용됐고 매각위로금이 마지막 협상 과제로 남았다"며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타협점은 충분히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