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보비차 K9 현지 공장 착공…루마니아, K-방산 유럽 허브 시험대
사우디 WDS 불참·국방부와 불화설…K-방산 외교 컨트롤타워 논란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루마니아에서 K2 전차·레드백 장갑차·K9 자주포 등 'K-방산 패키지' 수주전에 직접 나섰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이용철 청장은 현지 기준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루마니아를 방문해 국방·경제 분야 핵심 인사들과 잇따라 면담을 가졌다. 이 청장은 총리 비서실장, 국방부 장관, 경제부 장관, 병기총국장, 상원 국방위원장, 듬보비차주 의회 의장 등 정부·의회 고위 인사 6명을 상대로 5차례 면담 일정을 소화하며, 사실상 '압축 브리핑'에 가까운 강행군을 펼쳤다.

루마니아는 노후 기갑 전력 교체를 위해 대규모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핵심 사업은 보병전투차량과 차세대 주력전차 사업이다. 우리 측이 사실상 '원샷'으로 노리는 패키지 구성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장갑차와 현대로템 K2 전차로, 폴란드·노르웨이 등에서 이미 검증된 K-방산 플랫폼을 그대로 루마니아에 옮겨 심겠다는 전략이다.
이 청장은 면담에서 한국 방산의 성능 대비 가격 경쟁력, 납기 준수, 후속 군수지원 역량을 반복 강조하며 "K2와 레드백이 루마니아 육군 현대화의 핵심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한국과 루마니아를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하고, 방산·경제 협력을 동시 확대하는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이용철 청장은 특히 K2 전차를 둘러싸고 폴란드 수출 사례를 전면에 내세워 루마니아 설득에 나섰다. K2는 폴란드에서 대규모 계약과 함께 단계적 현지 생산, 기술 이전, 유지·보수 체계 구축까지 연계한 '풀 패키지' 모델로 자리 잡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짧은 인도 기간과 동유럽 지형에 맞춘 기동 성능을 무기로 삼고 있다.
루마니아 역시 나토 동부전선에 위치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기동전 대비와 억제력을 동시에 강화해야 하는 처지여서, 한·루마니아 간 기갑전력 협력이 '안보와 산업,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투자'가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동원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철 청장은 K2 현지 생산과 부품 국산화, 현지 협력업체 참여를 묶은 산업협력 모델을 제안할 예정이라며, 루마니아 정부의 '전향적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장의 '가시적 성과'로 꼽히는 것은 루마니아 듬보비차주에서 열린 K9 자주포 생산공장 착공식이다. 이 청장은 11일 오전 11시(현지시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를 현지 생산하기 위해 조성하는 생산공장 부지에서 열린 착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번 착공식은 2024년 7월 한화와 루마니아 정부가 체결한 K9 자주포 계약에 따라 현지 생산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공장의 첫 삽을 뜨는 행사로, 양국 방산 협력의 실질적 이정표로 주목을 받았다. 착공식에는 루마니아 총리 비서실장, 경제부 장관, 상원 부의장, 듬보비차주 의회 의장 등 정부·의회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청장은 축사에서 "K9 자주포의 현지 생산은 한국 방산이 파트너 국가의 방산 역량 강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방위사업청은 우리 기업의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기업과 협력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호혜적 협력을 지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청장의 루마니아 행과 맞물려, 방위사업청이 중동의 대형 방산전시회인 사우디 세계방산전시회(WDS 2026)에 고위·실무 인력을 보내지 않은 배경을 두고 '국방부와의 불협화음'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 방사청에서도 청장과 협력관 등 방사청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만이 WDS에 참석하고, 방사청 인사는 한 명도 가지 않으면서 "의도된 불참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부 언론 보도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 전략경제협력특사단 구성을 둘러싼 국방부장관과 방사청장 간의 인사 갈등설, 방사청장의 사의 표명 소동 등이 함께 회자되며 국방부·방사청 간 '기싸움'이 WDS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방사청은 '보이콧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동유럽 루마니아에서의 K-방산 패키지 수주전과 중동 WDS 무대 공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동유럽이냐 중동이냐를 놓고 방산외교의 우선순위와 컨트롤타워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