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순매수 규모 1000억 돌파, 금융지주 중 선두
임종룡 회장, 지난달 홍콩서 단독 IR 진행…취임 이후 처음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 34%…내달 보험사 인수 마무리 호재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우리금융지주(회장 임종룡)에 대한 투심이 외국인을 중심으로 살아나고 있다. 이재명 출범 후 허니문 랠리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금융·우리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1000억원을 넘어서며 코스피시장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권 안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임종룡 회장의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에 따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은 올해 1월 해외투자자 접촉을 약속한 데 이어 홍콩에서 첫 단독 IR(투자설명회)을 진행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위해 하늘길을 뛰었다. 다음 달 보험사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는 만큼 밸류업 목표치 근접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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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출범 직후인 지난 4일부터 전날(12일)까지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065억4400억원이다. 그다음으로는 ▲KB금융지주(836억8200만원) ▲하나금융지주(648억 3200만 원) ▲신한지주(588억96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사진=김아랑 미술기자] |
13일 금융권과 증권가 등에 따르면 이재명 출범 직후인 지난 4일부터 전날(12일)까지 우리금융지주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065억4400억원이다. 코스피시장 전체에서 9위 수준이며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그다음으로는 ▲KB금융지주(836억8200만원) ▲하나금융지주(648억 3200만 원) ▲신한지주(588억96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주가 상승률도 두드러졌다. 21대 대선 전 1만원대에 머물렀던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대선 다음날(4일) 2만원대에 진입, 지금까지 2만400~2만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 대비 34.4% 오른 수치로 같은 기간 KB금융(26.9%), 신한지주(22.7%) 보다 상승폭이 크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투심이 살아난 건 연초 해외투자자 접촉을 공언한 데 이어 지난달 홍콩과 인도네시아를 연달아 방문한 임 회장의 적극적인 글로벌 행보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은 우리나라 대외신인도 하락 우려가 컸던 올해 초 주요 투자자에게 IR 서한을 보내 "2025년에는 해외 투자자를 직접 찾아뵙고 우리금융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며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는 기회를 확대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실제로 임 회장은 지난달 홍콩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해외투자자들을 직접 만났다. 특히 홍콩에서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단독 IR을 진행해 향후 주주환원정책과 건전성·리스크 관리 방침을 공유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사실상 마무리한 만큼 우리은행과 보험, 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 간의 시너지 창출 방안도 전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부터 해외 IR을 계획했지만 보험사 인수 등 국내 주요 이슈를 어느 정도 매듭을 지은 올해 실행에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서는 다음 달 1일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가 최종 마무리되는 만큼 밸류업 효과가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다음 달 1일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는 주주총회를 열어 성대규 우리금융지주 생명보험사 인수단장을 동양생명 대표로, 곽희필 신한금융플러스 GA부문 대표이사를 ABL생명 대표로 각각 선임할 예정이다.
▲ROE(자기자본이익률) 10% ▲CET1(보통주자본비율) 13% ▲총 주주환원율 50%라는 중장기 밸류업 목표에도 성큼 다가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말 일회성비용 제외 기준 9.46% 수준인 ROE의 경우 조기 달성까지 점쳐진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난해 연간순이익 합계는 4000억원으로 우리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큰 우리카드(1470억원)와 우리금융캐피탈(1420억원)보다 2500억원가량 많다. 이 같은 규모를 감안하면 우리금융지주 안팎에서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ROE가 최대 1%포인트(p)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주 자본 지출시 감소가 필연적인 CET1에 대해서는 충분한 방어력을 갖췄다. 애초 자본 출혈이 크지 않아서다. 이번 거래는 중국계 보험사가 보유한 국내 생명보험사 지분을 각각 매각하는 이중 구조로, 우리금융은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양사 주식매매계약(SPA)을 1조5500억원에 체결했다. 매물의 공정가치보다 9000억원가량 낮다는 게 금융권 추산치다. 이성욱 CFO는 "적정 가격에 인수한 만큼 염가매수차익과 상쇄돼 자본건전성은 크게 훼손되지 않는다. 염가매수차익의 인정 범위가 넓어지면 자본비율은 현 수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우리금융지주의 올 1분기말 CET1은 12.42%다.
지난해 기준 33% 수준인 주주환원율 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금융지주 가운데 최초로 비과세배당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해당 방식은 금융권을 통틀어서도 지난 2023년 메리츠금융지주가 처음 도입한 방식으로 배당시 세금을 떼지 않아 실질적인 주주친화정책으로 꼽힌다. 외적인 요인으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재추진되는 점도 주주환원 강화에 탄력을 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2023년 ROE 8.3%에 이어 2024년 ROE 9.3% 달성했다"며 "CET1은 2024년 연간 원달러 환율이 약 180원 상승해 약 50bp 하락 요인이 발생했지만 적극적인 RWA(위험가중자산) 관리를 통해 2023년 말 11.99%에서 2024년 말 12.08%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5년 말까지 12.5% 달성을 위하여 분기별 균형 잡힌 성장 관리 및 우량자산, 미래유망산업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을 실시하고 있다"며 "중장기 타깃 CET1 13% 달성을 통해 현금배당 및 자사주매입소각을 합친 총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