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3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시장이 예상한 수준 이상으로 호조를 보이면서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었다.
영국에서는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거취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고 국채와 파운드화가 올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2.55포인트(0.47%) 상승한 543.76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44.02포인트(0.61%) 뛴 2만3934.13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8.51포인트(0.55%) 전진한 8823.2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6.13포인트(0.21%) 오른 7754.55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57.87포인트(0.40%) 상승한 3만9943.15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38.30포인트(0.98%) 상승한 1만4182.90으로 마감했다.
![]() |
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노동통계국(BLS)은 이날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4만7000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1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도 지난 5월 4.2%에서 4.1%로 내려갔다. 전문가들의 예상치 4.3% 보다 낮았다.
고용지표 호조에 미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는 낮아졌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슈로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지 브라운은 "관세 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노동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이 뛰어났다"며 "최근 몇 년간의 인력 부족으로 기업들이 근로자 해고를 꺼리면서 해고율 또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금리 선물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연준 금리 인하가 오는 9월에야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포인트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같은 전망은 고용지표가 발표되기 직전 세 차례 인하 전망에 비해 횟수가 줄어든 것이다.
CME 페드워치는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3%로 관측했다.
영국 국채 가격과 파운드 환율은 전날과 달리 이날 강세를 보였다.
리브스 재무장관이 의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그의 거취가 위태로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했는데, 이날 키어 스타머 총리가 빠르게 수습에 나섰다.
스타머 총리실은 "리브스 장관은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브스 장관은 앞으로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고도 했다
글로벌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소재들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베트남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미국이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와 에탄 생산업체의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해제했다.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지멘스는 이 같은 무역 긴장 완화 분위기에 장중 3%까지 올랐다가 0.8% 상승으로 마감했다.
IG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크리스 보챔프는 "무역 분야에서 시장이 만족할 만큼 진전이 있었다"며 "협상 종료 시점은 여전히 사람들을 걱정하게 하지만 그 전에 의미있는 해결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오는 9일 이전에 미국과 최종적인 무역 협정을 맺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한 내 협상 목표는 원칙적 차원의 합의"라고 말했다.
이날 주요 섹터 중에서는 은행이 호조를 보이며 전체 지수를 이끌어 가는 모습이었다. 영국 은행인 냇웨스트(NatWest·내셔널 웨스트민스터)와 로이드가 각각 3%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유럽 재생에너지 기업들은 강세 분위기를 이어갔다. 세계 1위 풍력 터빈 업체인 덴마크의 베스타스 주가는 이날 6.85%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