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큰고니, 2300km 이주
GPS 추적 큰고니 '여름' 이동 경로
[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국내 동물원에서 태어난 큰고니 '여름'이 부산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에서 자연 적응을 거쳐 러시아 번식지로 이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여름'은 2023년 6월 에버랜드에서 부화한 개체로, 아버지 '날개'와 어머니 '낙동' 모두 야생 철새 출신이다. 두 마리는 1996년 총상으로 구조돼 이후 에버랜드에서 보호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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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시] 2025.06.26 |
이번 사례는 국내 동물원 부화 큰고니가 원래 번식지인 러시아로 돌아간 첫 기록이다. 센터는 지난해 10월 여름을 을숙도 대체서식지로 옮겨 야생 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여름은 다른 야생 큰고니들과 함께 먹이활동, 비행, 사회적 행동 등을 습득했다.
올해 4월 말 부산을 출발한 여름은 울산 회야댐과 함경남도 신포시를 거쳐 함경북도 김책시를 통과했으며, 지난 5월 28일 새벽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역까지 약 2,300km의 이동 경로를 완주했다. 이는 등에 부착된 GPS 위치정보시스템으로 확인됐다.
센터와 에버랜드, 조류생태환경연구소는 멸종위기종 보전 및 생태계 복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동물원 내 부화 및 야생 적응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 중이다. 이번 사례는 인공부화 조류 역시 충분한 훈련과 환경 제공 시 자연 서식지 복귀가 가능함을 입증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을숙도에서 자란 개체가 본래 번식지인 러시아까지 이동한 것은 인간과 자연이 함께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결과"라며 "앞으로 철새 서식지 보전 및 국제 협력 확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ndh40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