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처장 "정신적 피해는 별도"
"사법부 신뢰 되돌아봐야…성숙한 법치 성장통"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1월 발생한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와 관련해 "현재까지 복구 및 개선에 약 12억 원이 소요됐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대법원이 난동 가담자 전원에 대해 형사 책임뿐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민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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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관제센터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6.19 leehs@newspim.com |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날 오전 청사 1층에서 통합 관제센터 개소식을 열고, 난입 사태 당시 파손된 서예 작품을 새로 교체하는 제막식도 함께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김태업 서부지방법원장을 비롯한 법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천 처장은 축사에서 "올해 1월 시위대가 불법적으로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면서 청사 유리가 산산조각 나고, 현판과 각종 시설, 집기가 파손됐다"며 "그로 인해 국민의 법치주의에 대한 믿음에도 큰 생채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있은 분들의 정신적 충격의 피해는 별도로 하고도, 피해 시설 복구 및 개선에만 현재까지 약 12억원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다만 천 처장은 사법부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도 짚었다.
천 처장은 "이번 사태를 통해 법치주의와 그 보루인 사법부에 대한 존중,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는 처음부터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한바탕 불신의 오해와 광풍에서 생긴 파괴와 그 복구 과정에서, 분열과 갈등이 심한 이 시대에 국민의 법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사법부가 지녀야 할 자세가 무엇인지 돌아볼 필요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천 처장은 정호승 시인의 시 '산산조각'을 인용하며 "(시인이) 애지중지한 도자기가 산산조각 났을 때 상실의 아픔 대신 산산조각을 얻는 새로운 성취를 노래했다"며 "그렇듯 이번 사태는 보다 성숙한 법치주의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라고도 강조했다.
서부지법에 새로 걸린 서예 작품에는 우봉 조재호 작가가 쓴 '법불아귀 승불요곡(法不阿貴 承不撓曲)' 경구가 담겼다. 이는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1월 20일 천 처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 출석해 "(서부지법 난입 사태와 관련한 대법관 회의에서) 헌법기관 전체에 대한 부정행위일 수 있어서 굉장히 심각한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법원행정처는 외벽 마감재, 유리창, 셔터, 폐쇄회로(CC)TV, 컴퓨터 모니터 등이 파손됐다고 법사위에 보고하며 난동 사태 가담자 전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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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통합관제센터 개소식에서 지난 1월 폭도 난입 사태 당시 파손된 서예작품 자리에 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25.06.19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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