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82%에서 공사 중지…26년 간 흉물 신세
SM그룹 유력 후계자, 건물 인수 배경 두고 관심 집중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재계 33위 SM그룹의 유력 후계자인 우기원 SM하이플러스 대표가 36년간 미완공 상태로 방치됐던 대구의 대표적 '유령 건물'을 품에 안았다. 감정가의 절반 수준인 142억원에 낙찰받은 것으로, 개인회사를 통한 첫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우기원 대표가 지분 100%를 소유한 개인 회사 ㈜나진은 지난달 3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진행한 공매에서 '대구 골든프라자' 건물과 토지를 142억 913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최저 입찰가(142억 9000만원)보다 불과 130만원 높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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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에 위치한 골든프라자는 1989년 지하 7층~지상 17층 규모로 착공했으나, 1999년 시공사 부도로 공정률 82%에서 공사가 멈췄다. [출처=네이버맵] |
낙찰가는 감정평가액(272억~280억원)의 51% 수준이며, 토지 감정가(약 112억원)가 낙찰가의 약 80%를 차지해 사실상 '헐값'에 매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에 위치한 골든프라자는 1989년 지하 7층~지상 17층 규모로 착공했으나, 1999년 시공사 부도로 공정률 82%에서 공사가 멈췄다. 이후 26년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되자 채권자인 HUG가 2020년 12월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수차례 유찰을 거듭했다.
이번 인수의 주체인 ㈜나진은 우오현 SM그룹 회장의 1남 4녀 중 막내아들인 우기원 대표가 2021년 11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한 개인 부동산 개발사다. 우 대표는 그룹 지주사 격인 삼라마이다스 등의 지분을 보유한 유일한 2세 경영인으로 유력한 후계자로 꼽힌다. ㈜나진은 그동안 서울 구로구, 광주 서구 등에서 소규모 토지를 매입해왔으나, 작년 말 기준 매출이 없고 자본잠식 상태여서 이번 대규모 인수를 통한 사업 본격화에 관심이 집중된다.
㈜나진은 계약금 10%를 지급하기 위해 계열사인 경남기업으로부터 15억원을 차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우 대표는 자신의 삼라마이다스 주식 65주를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잔금은 오는 10월 10일까지 납부해 인수를 완료할 계획이다.
SM그룹 측은 "매물의 중장기적 가치를 보고 투자한 것이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