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참여
이재명 대통령 '금융개혁' 본격 드라이브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새 정부가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2008년 금융위원회 출범 이후 17년간 유지돼 온 금융당국의 구조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과거와는 다른 빠른 진전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개편 논의의 핵심은 '금융정책 콘트롤타워' 재편이다. 현행 체계는 금융정책 및 감독정책 수립을 금융위원회가, 감독집행은 금융감독원이 수행하는 '이원적 체계'다. 하지만 새 정부는 금융위의 정책기능을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감독기능은 금융감독원과 통합해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금융감독원에서 떼어내 별도 기관으로 독립시키는 구상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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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위원회] |
이 같은 개편 구상은 단순한 기능 조정이 아닌 '금융권력'의 재배치라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 기재부가 금융정책의 핵심 축을 가져오게 되면 자연스레 금융위는 힘이 빠지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제3의 기관 신설은 금감원의 역할과 위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국회에서도 개편 논의를 뒷받침하는 입법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법률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금융정책 기능의 기재부 이관, 감독정책 기능의 별도 기구 이양, 소비자보호기관 분리 등 정부가 구상하는 청사진 대부분을 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재부 명칭을 '재정경제부'로 바꾸고 금융위를 흡수하는 내용의 조직법 개편안을, 지난해 9월 김현정 의원도 유사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어 정치권 전반에선 개편 필요성에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이와 함께 이재명 정부의 국정 밑그림을 그릴 국정기획위원회가 오는 16일부터 출범해 약 두 달간 정부 조직 개편 논의에 돌입한다. 금융당국 개편은 국정기획위의 핵심 의제중 하나로 대통령실 주도로 빠르게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위원장으로 참여하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과거 금융위 부위원장과 기재부 1차관을 지낸 '금융통' 인사로, 금융개혁 논의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에 금융당국 내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문성 강화 등 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능 분산으로 인한 정책·감독 간 단절, 금융시장 대응력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개편 찬성론자들은 같은 논리로 현 체계의 비효율을 지적한다.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금융의 지속 가능한 미래와 금융개혁 과제 대토론회'에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금융위에 금융감독 기능과 산업정책 기능을 통합해 금융감독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관치금융을 제도화해 수많은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정기획위에 합류해 금융감독체계 개편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