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정면 비판했던 이학재 사장, 거취 주목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실적으로 '낙하산 논란' 돌파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이재명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선 캠프 정무특보로 활동하며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날을 세운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사장이 취임 후 인천국제공항공사를 '국제여객 세계 톱3' 반열에 올려 놓은데다, 코로나19 이후 부진하던 실적을 개선시키는 등 경영능력을 직접 증명하면서 남은 임기 완주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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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정면 비판했던 이학재 사장, 거취 주목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던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장이 정권 교체에도 남은 1년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제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윤 정부 당시 임명됐던 이른바 '낙하산 인사'의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공기관장의 법정 임기는 3년으로 보장돼 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정치권 개입으로 교체 인사가 단행되기나 자진해서 사의 의사를 밝히기도 한다.
인천공항공사 역시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권에서 국토교통부 2차관을 지낸 후 2021년 2월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된 김경욱 전 사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를 10개월 남기고 사의를 밝혔다. 후임자로는 이학재 전 의원이 내정됐다.
이 사장은 선임 당시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있었다. 이 사장의 경우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정치 활동을 이어오며 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낸 3선 의원 출신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과 대선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가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했다. 이후 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의 정무특보로 활동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한 뒤 2023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올랐다.
특히 이 사장은 20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날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21대 대선을 통해 이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최우선 교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21년 10월 이 사장은 페이스북에 "현재 국민의 가장 큰 의혹은 대장동 게이트"라며 "평생 부패수사를 해온 윤석열 후보만이 썩어가는 부패카르텔을 도려내고 정권을 교체해 공정과 정의가 바로서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적은 뒤 성남시 대장동을 출발해 청와대까지 약 37km를 걸으며 1인 시위를 펼치며 대장동 게이트 특검 촉구를 주장한 바 있다.
◆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실적으로 '낙하산 논란' 돌파
다만 이 사장 취임 이후 인천공항공사가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면서 남은 1년의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여객 실적은 7067만여명으로 ACI(국제공항협의회) 기준 세계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여객 증가세가 이어지며 연간 여객 실적이 7000만명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세계 1위 공항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인천공항 4단계 확장사업(제2여객터미널 확장 및 제4활주로 신설 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가능한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인천공항의 연간 수용 가능 여객 수는 7700만명에서 1억명 규모로 확대됐다. 현재는 5단계 건설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 4조8000억원 규모로, 제2여객터미널 확장과 제5활주로 등 인프라 보강이 핵심이다. 이 사장은 이를 통해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에서 '글로벌 스마트 허브'로 전환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의 대표 정책인 '줄 서지 않는 공항'은 실제 체류 시간 단축과 고객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패스, AI 기반 출입국 관리 시스템, 자동화 수하물 처리 시스템 등 스마트 기술을 적극 도입해 혼잡도와 대기시간을 대폭 줄였다. 특히 제2여객터미널에 도입된 스마트 셀프체크인·자동 출국 시스템은 기존 대비 약 30% 이상 빠른 수속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같은 경영 성과는 고스란히 2023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됐다. 2021년도,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보통(C) 등급을 획득했던 인천공항공사는 이 사장 취임 후 우수(A) 등급으로 2계단 껑충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정권 비판 이력이 있다고 무조건 교체 대상이 되는 시대는 아니다"라며 "낙하산 논란에도 여객 실적 회복과 국제 순위 상승,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에서 뚜렷한 개선을 이뤄낸 만큼 정치적 배경과 무관하게 임기를 마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