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정치권에서 가장 무서운 말 중 하나가 '책임론'이다.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은 이후부터 치러진 많은 선거에서 국민에게 외면 받았다. 그때마다 고개를 든 건 책임론이었고, 당은 개편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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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름 정치부 기자 |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평가됐던 2023년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가 대표적이었다. 당시 김기현 당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정권 재창출의 공신으로 평가 받았던 '친윤(친윤석열)계'도 크게 흔들렸다.
다음 당권을 쥔 건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로 불렸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장에 올라 다가올 선거를 준비했으나, 제22대 국회의원총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약 4개월만에 물러났다.
한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돼 당원들의 재신임을 받았지만, 이번엔 12·3 비상계엄 이후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지휘봉을 내려놨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제21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최종 후보로 당선된 김문수 대선 후보를 끌어내리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고 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책임론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안타깝게도 국민의힘 시선은 6월3일 대선보다는, 그 이후로 향해 있는 듯하다. 저마다 탓할 대상과 상황 만을 애타게 찾는,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누군가는 단일화 약속을 깬 김문수 후보에게, 누군가는 '한덕수 옹립'을 주장한 당 지도부를 향해 삿대질하고 있다. 누군가는 대의를 버리고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시장의 무책임함을 지적한다.
다른 누군가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 조건들을 요구하며 선대위 합류를 거부하는 이기적인 모습에, 다른 누군가는 보수대통합 대신 독자노선을 택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
선거는 곧 국민의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의 성적표에 따라 당의 존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대한 보상도, 책임도 역시 개개인이 모두 헌법기관인 국민의힘 107명의 국회의원들이 져야 한다. 1명은 이탈했다. 그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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