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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트럼프 시대 관세·방위비협상 최우선 원칙은 '코리아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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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합의 대신 국익 우선 전략 세워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이후 한국 경제는 극도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회적 양극화는 심화되고, 정치권의 극한 대립은 협치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정책 혼란 속에 기업들은 생존 전략을 새로 짜야 하는 전환기에 놓여 있습니다. 오는 6월 3일 대선 직후 곧바로 출범하는 새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임기를 시작합니다.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시작하는 만큼, 초반 국정 기조와 정책 방향 설정이 국정 운영의 안정성과 신뢰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뉴스핌은 새정부 출범과 맞물려 부각되는 경제·사회 전반의 핵심 쟁점을 정리하고, 정책적 우선순위가 돼야 할 과제들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5.09 mj72284@newspim.com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폭탄이 가뜩이나 경기침체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를 깊은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오는 6월 3일 대선에서 당선되는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협상인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전부터 수입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약해 왔으며 취임과 동시에 전 세계에 관세전쟁을 선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기조는 '미국 우선주의'다. 그동안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면서 세계의 소비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던 미국 경제에 대한 근원적인 개편이 목표다. 미국 제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관세 카드를 이용해 수입품 가격을 높여 미국 내 생산품의 경쟁력을 인위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는 관세정책을 고율의 관세 부과를 상대국에게 경제적 고통을 주고 무역 협상이나 외교 현안에서 미국에 유리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특히 미국의 거대한 소비 시장에 기대어 자국의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킨 한국과 중국, 일본 같은 제조업 위주의 국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는 무역 적자 자체를 '미국의 손실'이자 '상대국의 부당한 이득'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그의 관세율 계산 공식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기반으로 한다. 이 같은 관세정책으로 세계화는 막을 내리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낮아졌던 글로벌 무역 장벽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는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서도 부가가치세 등이 관세의 일종이라며, 자국민의 소비력을 인위적으로 억제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들(역진세 구조, 환경 파괴 방치, 생산성 대비 낮은 임금)을 채용했기 때문에 최소 1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시장에 있어서는 미국 기준을 수용하지 않고 중복 검사와 인증을 요구하는 과정과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구글 지도 반출 규제도 대규모 관세를 부과해야 하는 비관세 장벽의 대표적인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미국 내에서부터 거센 반발에 부닥치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지난 3~4일 이틀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11.4%,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0.2%, 다우지수는 9.3% 하락했다. 이틀 새 뉴욕 증시에서 증발한 시가 총액만 6조6000억달러(약 9600조원)에 달한다.

미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트럼프의 상호 관세 부과로 물가가 단기적으로 1.3% 오르고,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p(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조차 "이상적인 형태는 미국과 유럽이 모두 무관세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은 "이번 관세가 협상 지렛대로 단기간에 끝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에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4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에서 열린 '한-미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 참석,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의시작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5.04.24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국 차기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반드시 견지해야 하는 원칙은 국익에 기반한 '한국 우선주의'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우는 미측 대표단에 한국의 대미 수출과 흑자가 많이 늘어난 배경에는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 속에서 국제공급망이 재편되며 구조적으로 강요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즉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 한국 등 동맹국을 끌어들이면서 이것이 무역에 영향을 끼쳐 한·중 교역이 감소했으며, 대신 한·미 무역과 한국기업의 대미 투자가 급증했다는 점 등을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대미 흑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산 중간재가 얼마나 미국 제조업과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역설하는 등 적절한 논리와 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너무 적게 내고 있다고 주장하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마찬가지다. 외교부와 국방부 등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1조4028억원인데 이 비용에는 주한미군 기지 부지 및 건물에 대한 무상공여 부분이 빠져 있다.

한국은 해외 미군기지 중 가장 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444만평)를 비롯해 오산·의정부·동두천·창원 등 총 2800여 만평의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토지를 평당 지가 150만원으로 상정하고 연간 토지 수익률을 3%로 계산하면 연간 약 1조3000억원의 무상공여액이 나온다.

여기에 한국 정부가 부담한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 100억달러를 연간 수익률 5%로 산정하면 연간 7000억원의 무상공여액이 더 나온다. 결국 이 토지와 건물의 무상공여 금액만 대충 따져도 한국은 현재의 공식 방위비 분담금의 1.4배를 더 부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대처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시간에 쫓기는 저자세로 미측 협상전략에 끌려가는 것이다. 한국과 처지가 비슷한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의 대응전략을 비교하고 중국 등의 보복조치도 눈여겨보며 필요할 때는 연대하는 전략으로 한국에 유리한 협상결과를 도출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국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한은의 지난 2월 공식 전망치 0.2%보다 0.4%p나 낮은 수준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지난해 말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가 지난 1월 1.8%로 낮췄다. 2월에 들어선 KDI와 한국은행도 각각 1.6%, 1.5%로 전망치를 낮췄다. 그리고 4월 IMF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0%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이처럼 침체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협상에 실패하면 차기 정부는 출범부터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아메리카 퍼스트'에 맞서기 위한 한국 차기 정부의 최우선 원칙은 '코리아 퍼스트'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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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세계 3위 캐머런 영(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 톱랭커들이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9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영과 러셀 헨리(미국),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콜린 모리카와, 샘 번스(이상 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7위, 맥스 호마,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합해 5오버파 77타로 부진해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46위에 그쳤다. 김시우는 버디 5개, 보기 5개로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47위를 기록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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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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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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