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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로컬크리에이터] 양양 서피비치 박준규 대표 "로컬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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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스핌] 정상호 기자 = 하조대를 끼고 있는 양양의 서피비치. 풀어쓰면 '서프 와와 비치'다. '양양에서 서핑하는 해변' 정도로 해석된다. 서핑과 해변 그리고 양양, 이 세개의 조합은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의 작품이다.

누구에게는 그냥 자연자원 일 뿐인 로컬 양양, 해변과 바다가 박준규 대표에겐 '서핑을 할 수 있는 양양만의 특별한 해변과 바다'로 보였고, 결국 국내 최초의 서퍼전용해변이 탄생한다.

그는 늘 해변과 함께 한다. 일주일에 두 세번은 아침 해변을 산책하고 인근의 서래원에서 온천을 한다. 낮에는 해변 백사장안에 있는 회사에서 일을 본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녁무렵 인근에 있는 포메호라는 호수를 걷는다. 바다를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호수를 보며 하루를 정리한다.

그다운 방식의 삶이다. 그는 로컬과 도심에서의 삶은 중심이 다르다고 말한다. 아무래도 도심은 돈에 조금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로컬은 조금 더 자기 시간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현재 로컬의 삶에 정말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같은 삶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

뉴스핌은 24일 [헬로 로컬크리에이터] 두번째 방송으로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에게 '서핑 성지 양양'을 일군 10여년의 도전과 성공 스토리, 미래 비전 등을 들었다.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진행을 겸해 이야기를 나눴다.

어디 사연없는 삶이 있을까. 박 대표 역시 양양에 들어오기 전의 생활은 부침이 있었다.

"제가 원래 광고 대행사에서 일을 했어요. 근데 제가 잘한다고 착각을 했던 것 같아요. 원래 틀이 다 짜여 있는 회사에서 구성원으로 일을 했는데 제가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한 2, 3년 만에 망했습니다. 망하고 그때 제가 그때 빚을 져서 한 13년간 신용 불량이었던 거예요."

"그런데 처음에는 끝이 안 보이니까 좌절도 많이 했었고 근데 그때마다 뭐 가족들, 동료들 사실 지금 같이 사업하고 있는 저희 동료들도 다 그때 만났어요. 제가 힘든 상황인 걸 알면서도 제가 만든 법인에 기꺼이 참여해 준 지금 제 동료들이 가장 감사했고 가족들 감사했죠. 그 기간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건 아닌가, 그래서 돌이켜 보니까 되게 힘들었지만 좋은 시간이었다 생각도 해요."

한참 힘겨웠던 시기에 그는 양양과 마주한다. 그의 고향은 강원도 평창 진부다. 결과적으로 강원도가 그를 품은 셈이다.

"우리 양양의 하조대 지역은 7.2km의 일자 해변이거든요. 대부분 U자 해변이지만 그래서 아 이 자리다 싶었죠. 여기는 비치 브레이크이라고 막 모래에 맞아 파도가 생겨요. 물이 얕고 파도 서핑을 할 수 있죠. 서핑은 45일인 해수욕장 운영 기간을 200일 정도로 늘릴 수 있고, 또 해수욕장에서 서핑을 같이 하면 사고가 생길 수 있어서 서핑만 하는 해변이 따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2015년 서피비치를 무대로한 라온서피리조트를 만든다. 사업 초기의 어려움을 딛고 궤도에 오를 무렵 또 한번의 난관에 처한다.

"2018년도에 저희가 저희가 계약했던 땅이 계약이 종료돼서 나와야 했을 때 그때가 제일 힘들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땅에서 쫓겨나면서 저희가 양양군에 요청을 드리고 양양군에서 그걸 받아들여서 지금의 백사장 안쪽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그때 당시는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의 전환점이기도 했고 오히려 더 잘 된 것 같아요. 양양군에서 수면 허가를 인정해 주셨기 때문에 사실 지금 저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

이제 그의 목표는 두가지다. 첫번째는 양양에 사람들이 와야하는 이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서피비치는 여행 산업의 7개 카테고리인 숙박, 식음, 레저체험, 문화예술체육역사, 쇼핑, 관광 중에 레저체험 부분의 공급자인 거예요. 여행객이 양양이란 지역에 오면 숙박도 하고 시음도 하고 체험도 하고 지역의 역사도 보고 전통시장과 쇼핑도 하고 낙산사와 같은 관광지도 가보고 이런 형태인데 이 안에서 레저체험 형태의 서핑을 원래 서핑 하시던 분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걸 여행 산업의 콘텐츠로 넣은 게 저희 역할이었죠."

"여행자들이 양양에 와서 느낄 법한 결핍이 뭘까? 또 그들이 서울에서 운전대를 딱 잡았을 때 양양으로 출발하기 전에 어떤 걸 느끼고 싶어 할까? 그들에게 어떤 단어를 줬을 때가 가장 만족도가 높을까? 저희는 그 해답을 '이국적'이라는 단어에서 찾았고 실제 외국에 있는 듯한 해변처럼 만든 게 경쟁력, 변별력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상권이 없는데 여행지가 하나 만들어지면 그 앞에 상권이 만들어지고... 그런 어떤 오프라인 플랫폼 모델 하나가 지역에 약 한 5000 명에서 만 명이 같이 생태계를 이루고 살 수 있다고 봅니다."

그의 두번째 목표는 '제2의 박준규'가 많이 나오게 하는 것이다. 신규 창업자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고 좀 더 탄탄하게 사업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희가 양양 장인학교에사 가장 강조했던 건 그 지역에 있는 자연 자원이던, 지역에 있는 1차 산업에서 발생되는 결과물들을 2차 활용하는 부분이든, 지역에 대한 이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 했고 로컬에서의 비즈니스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많이 얘기했어요. 다행히 40명 교육 중에서 지금 한 10명 가까이가 창업을 하거든요. 근데 핵심은 '자기 아이디어가 세계 최고'라고 왔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그게 아니구나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 같아서 너무 좋고 지금도 AS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신규 창업자들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그걸 우리가 평가해서 얼마를 지원해 줄 게가 패턴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성공할 가능성이 없죠. 사업은 10년 차가 되고 20년 차가 돼도 어려운 거거든요. 근데 사업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아이템만 가지고 사업을 성공한다, 잠깐은 흥할 수 있다고 봐요. 오래 가기는 어려울 테니 애초에 지역에서, 예를 들어 우리 양양에서 어떤 어떤 어떤 사업이 로컬 크리에이터가 할 만한 사업인가를 미리 발굴을 해놓는 거죠."

'제2의 박준규'가 나오기 위해 지자체가 해야하는 일은 무엇일까. 박 대표의 입장은 명확했다.

"지자체와 반드시 연계가 돼야 되는 일들인 데, 그 지역에 필요한 사업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구가 소멸되고 청년들이 떠나가는 데도 하지 않고 있는 일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 것들을 다시 발굴하고 사업 수익 구조까지 짜서 청년 창업가들을 모집하고 지원 교육을 하면서 진행을 하면 좋겠어요. 두번째는 지역에 대한 이해부터 로컬 창업자가 해야 될 일이 많거든요. 거기에 대한 교육 센터를 지자체에서 좀 만들어 주셨으면 해요."

박준규 라온서피리조트 대표

그는 로컬크리에이터의 역할을 강조한다. 양양이라는 지역사회와 연계하고 뭔가를 활성화시키고 생태계를 만드는 것까지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로컬크리에이터는 100% 로컬이라는 단어가 중심이죠. 그 지역에 있어야 하는 사업을 조금 창의롭게 하는 사람, 그들을 왜 키워야 되는가? 그게 지역 소멸 대응에 대한 의미도 있지만 그 로컬크리에이터 한분이 그 지역에 많은 다른 로컬크리에이터를 확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생겨요. 그래서 자기 사업 계획서를 가져와서 평가하고 돈 주는 거 말고, 지역에서 먼저 '우리 지역에서 어떤 사업이 필요한가' 그걸 짜서 그걸 지원할 예산을 잡고, 그걸 잘 할 수 있는 로컬크리에이터를 교육하고 지원해서 만들어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박 대표가 기대하고 있는 2040년의 양양은 지방소멸을 이겨내고 활력이 넘치는 양양이다.

"15년 후 양양도 지금처럼 핫할 거라고 생각해요. 서핑도 있고 여가 시간이 있는 콘텐츠도 있고, 더 중요한 건 해변이라는 여행지에 다양한 식음 브랜드들 또는 체험 브랜드들이 함께하는 상권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 호텔도 있고 게스트하우스도 있는... 여행지 하나에 상권 하나가 완성돼서 우리 양양뿐 아니라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소멸 지역에도 그런 사업 모델들이 좀 많이 펼쳐져 있지 않을까요."

박준규 대표가 하루의 시작을 해변에서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신에게 기회를 준 양양의 해변과 바다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마주한 기회를 절박함으로 받아들이고 진심과 전력을 다해 도전하고 돌파한다. 지금 확실한 것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지자체도 먼저 자리잡은 로컬크리에이터도.

"로컬에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자연으로 여행을 오는 거기 때문에 아름다운 자연은 우리나라를 따라갈 나라가 많지 않아요. 우리가 여기에서 열심히 한번 준비해서 진짜 각자의 시간도 멋지게 살고 또 삶도 좀 윤택하게 살 수 있는 로컬로 많이 와주시기 바라겠습니다."

"로컬에서의 삶이 이렇게 편하고 아름답고 좋고... 자신의 시간을 되게 멋지게 쓰는 뭔가에 대한 답은 로컬에 있습니다. 그리고 성공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혹시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든 저한테 알려주시면 도울 테니 많이 오십시오. 많이 오셔서 저희의 동료가 돼 주십시오."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

한편 뉴스핌TV로 만나는 [헬로 로컬크리에이터]는 이들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을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전국의 로컬크리에이터를 만나 로컬콘텐츠를 통한 청년 창업과 생태계를 진단한다. 나아가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가진 기업가형 소상공인으로의 성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격주 금요일 생방송되며 진행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맡는다. 채 교수는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새로 신설된 지역개발 및 로컬디자인 전공과정에서 골목경제 및 로컬크리에이터, 지역가치 창조론 및 실습, 지역 및 공간정책 실습 등 현장중심형 실습 위주의 교육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지역개발 및 로컬콘텐츠 분야의 전문인재 양성 및 지역창작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uma8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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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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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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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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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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