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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아무도 얘기 않는 불편한 진실…국민연금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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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까지 개혁 하자는 여 vs 보험료 인상 등 '원 포인트' 개정하자는 야
용산·당 갈등, 야권 공세 영향으로 정부 발의 법안 조차 안 나온 상태
유권자 부담 눈치 보며 정치권서 관심 사라져 …"골든타임 지났지 않나"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20여년 만에 정부 단일안이 나왔지만 정작 논의를 모아야 하는 여야 정치권이 대안 제시와 협상·공론화 과정을 진행하기 보다 '정치의 덫'에 갇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4일 지속 가능성, 노후소득 보장, 세대 간 형평 등을 원칙으로 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단일안을 내놓은 것은 노무현 정부 시기이던 2003년 이후 21년 만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8월 29일 국정브리핑에서 "장기간 지속가능한 연금개혁으로 신뢰를 회복하겠다"라고 개혁방향을 제시했다.  

정부의 연금 개혁안은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소득 대비 9%에서 13%로 올리고 생애평균소득대비 연금수령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소득대체율은 42%로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보험료율을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을 변경하는 모수 개혁과 구조 개혁의 일환인 '자동안정화장치'를 도입하고 세대별 보험료 인상 차등화 등을 통해 기금 소진 시점을 최대 2088년까지 미루겠다는 골자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9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연금개혁 추진 계획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9.04 mironj19@newspim.com

국민연금 기금의 소진 시점은 현행 제도에서는 2055년으로 추산되고 있다. 모수 개혁 중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는 이미 21대 국회 임기 말인 지난 5월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여야가 의견을 모았으나 소득대체율을 놓고 공방하다가 막판 44% 까지 의견이 접근했다. 이후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국민의힘 제안인 43%까지 받을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나온 바 있다. 

따라서 모수 개혁만 놓고 보면 정부의 연금 개혁안과 큰 차이가 없어 여야 양측이 타협하고 합의하면 언제든지 국민연금법을 개정해 국회에서 통과시켜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다. 정부안이 나오고 난 다음 국민의힘은 연금개혁에 이번 정기국회가 '골든타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 2개월이 다 되어 가는 현 시점에서 여야는 연금개혁안 논의 테이블을 어디에 마련할지 여부를 두고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당은 국회 연금특위 등 상설특위에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고 야당은 보건복지위원회 등 해당 상임위에서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안에서 나오는 세대별 보험료 인상 차등화, 자동안정화장치 등 연금 구조개혁 전반을 다루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개혁특위를 구성해 한꺼번에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보험료율 인상과 소득대체율 등 '원 포인트' 연금법 개정을 하자는 것이다. 논란이 된 세대별 인상 차등화, 자동안정화장치 등은 민주당의 당론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주된 기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지난 5월과 정부 단일안이 나왔던 지난 9월 이후 국민연금개혁 논의가 여야 정치권의 관심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료율 인상과 미래 연금소득 감소(소득대체율) 등 당장 유권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표 잃는 개혁'을 앞장서 주장해 봤자 정치적 손해라는 계산이다. 

과거 국회에서 여권측을 대신해 국회 연금개혁특위에 참석했던 한 전문가는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은 지 두달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정부 발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낸 연금법 개정안이 있으나 쟁점인 소득대체율, 세대별 차등 인상 등이 빠진 소극적 법안이다" 라고 지적했다. 

국회 의안정보에 따르면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등 10명 발의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지난 10월 10일 제안된 상태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보험료율의 13%로 인상과 국가지급보장, 자동안정화 장치만 언급되어 있다. 통상 관련법안이 중복적으로 나오더라도 국회에서 병합 심사하면 되기 때문에 개혁의지를 담은 정부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윤 대통령의 의욕적인 국민연금 개혁 의지 천명(국정브리핑)과 정부 단일안(복지부 발표) 이후 진행된 국민의힘과 용산 대통령실 사이의 여권내 '난맥상'과 맞물리면서 힘이 빠져 버렸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한국의 국민연금개혁 관련 보고서에서 "현 제도가 유지될 경우 공공부채 증가로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50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급속한 고령화로 연금 지출이 급등해 2041년 국민연금이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에는 자산이 소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연금개혁 정부 단일안이 나왔을 때 '이번 정기국회가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21대 국회 임기 종료 며칠 전이던 지난 5월 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소득대체율 44%를 제시하며 '연금개혁 골든 타임'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논란을 피한다는 '명분'을, 야당은 4월 총선에서 압승하고 그 여세로 용산 대통령실을 압박하기 위한 채상병 특검법과 '거래 수단'으로 국민연금 개혁안을 활용했다. 

어쩌면 현재 같은 정치권의 극한 대립과 정국 상황으로 보면 현 정부에서 국민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버렸는지 모르겠다. 연금개혁은 정부의 의지와 무관하게 결국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ojh11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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