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미·중 전략경쟁에 소멸되는 '아세안 중심성'...한국의 아세안 외교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아세안의 위기' 드러낸 2024 아세안 장관회의
미중 경쟁 등 지정학·지경학 변화에 아세안 분열
아세안 지탱해온 '아세안 중심성' 회복 불투명
한국의 대(對)아세안 전략에도 대비책 있어야

[비엔티안(라오스)=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지난 25일~27일 열렸던 제57차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와 다양한 아세안 관련 연례 장관급 회의는 지역 협력의 주도적 역할을 했던 아세안의 위상이 위기에 봉착했음을 분명하게 드러낸 회의였다.

아세안 10개국 장관들은 25일 아세안 외교장관회의(AMM)가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아세안 중심성, 연계성 및 회복력을 재확인하고 아세안을 원동력으로 역외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지역 구도를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실제 회의에서는 아세안이 과거와 같은 기능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극히 회의적인 분위기가 뚜렷이 감지됐다.

이번 AMM에서 아세안 각국 장관들이 가장 강조한 것은 회원국들의 단결이었다. 의장국인 라오스의 살름싸이 콤마싯 외교장관은 "급격하고 복잡한 지정학·지경학적 변화에 대응해 아세안의 중심성과 단결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세안을 놓고 벌어지는 미·중 등 '역외 강대국' 간 경쟁으로 역내 불안이 가중되고 아세안 특유의 단결력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이 지난 25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제57차 아세안외교장관회의(AMM)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라오스 아세안장관회의 홈페이지] 2024.07.30

◆아세안 대외전략의 핵심 '아세안 중심성'

아세안은 1967년 8월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 등 5개국 연합으로 출범해 1999년에는 10개국으로 늘어났다. 내년부터는 동티모르가 합류해 11개국이 된다. 아세안은 그동안 자신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다자협의체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협력이 아세안을 중심으로 정착되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또 역내 국가와의 협력뿐 아니라 미국, 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 호주, 인도, 유럽연합(EU) 등 세계 질서에 영향력을 가진 역외 국가들을 대화 상대국으로 참여시켜 EAS(동아시아정상회의),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과 같은 아세안의 관점에서 글로벌 현안을 조망하는 독특한 협의체를 매년 성공적으로 운영해왔다.

아세안이 이처럼 동아시아 지역협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역외 강대국들의 영향력을 조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세안 중심성(ASEAN centrality)'이었다. 아세안 중심성의 개념이 분명하게 규정된 적은 없다. 2008년 아세안 헌장에서 아세안의 지향하는 목표와 지켜야 할 원칙 등을 아세안 중심성의 기본 개념으로 내세웠을 뿐이다.

여러 가지 견해와 현상을 종합해 보면 아세안 중심성이란 '아세안이 역내 과제를 해결하고 역외 강대국과 교류하기 위한 원칙 또는 플랫폼'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아세안은 내부적으로는 지역 안정과 협력 증진을 위해 어느 한 나라가 역내 질서를 좌우할 수 없도록 합의와 견제, 상호 존중의 제도적 장치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약소국 연합'인 아세안이 단결해 대외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역외 강대국들이 아세안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았다.

아세안이 주최하는 다양한 회의체가 지금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역외 강대국들의 이해와 참여가 있었기 때문이다. 미·중·러·EU 등 세계 주요국들은 아세안을 국제적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공정한 플랫폼'으로 인식했다. 아세안은 국제적 갈등 현안에 대해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면서 강대국들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역외 강대국들의 신뢰를 얻었다.

아세안이 세계 에너지와 물류 이동에 핵심적인 수송로를 포함하고 있다는 높은 전략적 가치도 아세안 중심성 확보에 유리한 조건이었다.

지난 25일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AMM) 모습. [사진=라오스 아세안장관회의 홈페이지] 2024.0730

◆신냉전과 미·중 경쟁에 쇠퇴하는 아세안 중심성

세계 질서는 2010년 초반 중국의 굴기와 함께 급변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적극적인 아시아 전략을 채택했다. 미국의 인·태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가 겹치는 아세안 지역은 이 같은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남중국해에서 미·중은 사활을 걸고 충돌하고 있다.

전략 경쟁에 돌입한 미·중은 과거와는 달리 아세안 중심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있다. 아세안 각국을 '포섭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중국은 아세안에 대한 막강한 경제적·정치적 영향력을 점점 노골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역외 강대국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아세안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미·중 전략 경쟁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고 회원국 간 입장 차이는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 필리핀이 중국과 남중국해 분쟁을 벌이는 동안 아세안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필리핀은 미국, 일본과 결착했다.

미국이 인·태 지역에서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에 이어 필리핀·일본과 함께 안보협력을 하면서 이른바 '격자형 안보 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아세안 중심성을 크게 훼손시키는 요소다.

아세안은 과거처럼 강대국 간 의사소통과 협의를 위한 플랫폼의 역할을 더 이상 하지 못하고 있다.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공동성명을 만들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한다. 올해도 의장국 라오스는 ARF가 지난 27일 종료됐음에도 지금까지 의장 성명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미얀마 군사 쿠데타도 아세안 분열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동시에 역내 위기 발생 시 아세안의 해결 능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아세안에는 미얀마에 대해 '상호 불간섭'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제재, 축출을 거론하는 나라가 혼재한다. 미얀마 군부가 아세안과 5개항 합의를 하고도 이를 무시하고 있지만 아세안은 속수무책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26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4.07.30

◆한국의 아세안 전략에도 대비책 필요

아세안 중심성이 쇠퇴하면서 아세안은 독자적이고 중립적으로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처하는 능력을 갖춘 연합체로서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 한국이 아세안에서 전략적 이익을 얻으려면 아세안이 지금과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역 안정에 중심적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26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서 "우리는 아세안 중심성과 통합의 충실한 지지자로서 계속 서 있을 것"이라며 '아세안 중심성 회복'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국제정세에서 아세안이 지역협력에 주도적 역할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한국이 미·중 전략경쟁에서 확실한 미국 편으로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모든 아세안 회원국이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아세안 중심성 지지'가 설득력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국이 아세안 외교에서 강조하고 있는 '한-아세안 연대 구상(KASI)'은 미국의 인·태 전략과 크게 다를 바 없는 한국의 인·태 전략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한국은 아세안 중심성 회복을 위한 외교적 지원과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아세안이 다시 통합돼 연계성과 회복력을 강화하는데 실패할 경우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중심성에 역행하는 것이지만 주요국을 중심으로 양자외교를 강화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할 수도 있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약금 면제… KT, 하루새 1만명 이탈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KT의 한시적 위약금 면제 조치가 시작되자 가입자 이동이 본격화됐다. 면제 적용 첫날 KT 망 이탈자는 1만명을 넘어섰고, 전체 번호이동 규모도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권희근 Customer 부문 마케팅혁신본부장이 KT침해사고 관련 대고객 사과와 정보보안 혁신방안 기자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9 gdlee@newspim.com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KT 망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총 1만14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784명은 SK텔레콤으로, 1880명은 LG유플러스로 이동했다. 알뜰폰 사업자로 옮긴 가입자는 2478명이었다. 알뜰폰을 제외하고 이동통신 3사 간 번호이동만 보면 같은 날 KT를 떠난 가입자는 5886명이다. 이 중 4661명이 SK텔레콤으로, 1225명이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체로 보면 번호이동 규모도 크게 늘었다. 알뜰폰을 포함한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3만5595건으로, 평소 하루 평균 1만5000여 건 수준과 비교해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업계는 KT의 위약금 면제 조치로 해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데다 연말·연초를 앞두고 유통망을 중심으로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동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KT는 지난 12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 13일까지 이동통신 서비스 계약 해지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환급 방식으로 위약금을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1일부터 이미 해지한 고객도 소급 적용된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1-01 12:00
사진
'누적수익률 610만%' 버핏 바통 넘겨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미국의 전설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버크셔 해서웨이 CEO에서 공식 퇴임하며 60년 경영의 막을 내렸다. 버핏은 회장직을 유지하며 새 CEO 체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워런 버핏 [사진=블룸버그] 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60년간 이끌어온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버핏이 후계자로 지목한 그레그 에이블(63) 부회장이 새해부터 버크셔 CEO로 취임했다. 버핏은 CEO직에서는 내려왔지만 회장직은 유지하며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본사에 출근해 에이블 CEO의 경영을 도울 계획이다. 에이블 신임 CEO는 2000년 버크셔가 당시 미드아메리칸 에너지(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를 인수할 당시 회사에 합류했다. 이후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非)보험 사업을 총괄하는 부회장을 맡아왔다. 버핏은 지난해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2025년 말 은퇴 계획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그의 CEO 재임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버크셔 A주 주가는 75만4800달러, B주는 502.65달러로 각각 소폭 하락 마감했다. 버핏이 회사를 인수한 1965년 이후 버크셔 주식을 보유해온 투자자들은 약 60년간 누적 수익률 610만%에 이르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배당 포함 수익률 약 4만600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버크셔는 보험사 가이코, 철도회사 벌링턴 노던 산타페(BNSF), 외식·소비재 기업 등 다양한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9월 30일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817억달러(한화 약 552조원), 주식 자산은 2832억달러(약 410조원)에 달한다. 주요 투자 종목으로는 애플,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셰브런 등이 꼽힌다. 버크셔 측은 포트폴리오 운용을 총괄할 투자 책임자 인선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버핏의 자산은 약 1500억달러(약 217조원)로, 그는 재산의 상당 부분을 사회에 환원해 왔다. 버핏의 퇴임과 함께 매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연례 주주서한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의 주주서한은 오랜 기간 비즈니스와 투자 철학을 담은 지침서로 평가돼 왔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1-01 13:4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