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뉴스핌이 가다] 덕수궁 '밤의 석조전'에서 만난 고종과 명성황후의 눈물

기사입력 : 2024년04월16일 12:05

최종수정 : 2024년04월17일 14:37

석조전에서 가배차 마시고 뮤지컬도 보자
문화재청·문화재재단, 16일~5월25일 운영

[서울=뉴스핌] 이영태 여행선임기자 = "이제 다시는 불타지 않으리, 돌로 만든 이곳."

조선시대 26대 국왕인 고종이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국으로서의 위용을 보여주기 위해 지은 서양식 궁전 덕수궁 '석조전(石造殿)'에서 1895년 을미사변으로 일제에 의해 시해된 명성황후를 기리며 부른 노래입니다.

덕수궁 석조전 야경. 2024.4.16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석조전은 이름 그대로 돌로 지은 건물입니다. 나무와 흙으로 지었던 전통적인 궁궐 전각과 달리 석조전처럼 건물 전체를 철근과 돌로 짓는 것은 당시로는 파격적인 건축양식이었습니다.

대한제국 선포와 함께 황궁 정전으로 계획된 석조전은 1900년 착공해 1910년 준공됐습니다. 엄격한 비례와 좌우대칭이 돋보이는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내부에는 접견실과 대식당, 침실, 서재 등을 갖췄습니다.

15일 저녁 지난 2021년부터 시작돼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덕수궁 '밤의 석조전' 사전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조선시대 궁중복식을 차려입은 이상궁과 순검이 덕수궁 입구 대한문에서 금천교, 광명문, 함녕전, 석어당을 지나 석조전까지 이르는 길을 안내합니다.

조선시대 궁중복식을 차려입은 이상궁과 순검. 2024.4.16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드디어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대한제국 최대 서양식 건물 석조전에 도착했습니다. 3층 건물인 석조전 지하 1층은 창고와 주방 등 준비실, 지상 1층은 집무실과 접견실, 2층은 황제와 황후의 생활공간입니다. 전통적인 궁궐은 편전과 침전이 분리돼 있는데 석조전은 이를 한 공간에 배치했습니다.

석조전 투어는 1층 중앙홀에서 시작해 귀빈대기실을 거쳐 2층 황실 가계, 황제 침실과 서재, 황후 거실과 침실, 테라스 순으로 이어집니다.

'밤의 석조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정유진 해설사는 신고전주의 양식을 따른 석조전 2층은 황제의 침실과 서재, 황후의 침실과 서재가 대칭을 이루는 구조라고 말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문이 많은 것 같다고 질문하자 "비례와 대칭을 위한 장식이 많다"고 귀띔합니다.

석조전 2층 황제 침실. 2024.4.16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서재와 침실, 화장실, 욕실 등으로 구성된 황제와 황후의 생활공간에 거울이 많은 것이 눈에 띕니다. 정 해설사는 "당시 거울은 아무나 소유할 수 없었던 부와 권력의 상징이고 서양식 근대화를 꿈꾼 고종의 의지가 반영돼 많이 설치했다"고 설명합니다. 벽에 부착된 거울 위치가 높은 이유는 조도가 낮았던 당시 상황을 고려해 햇빛을 반사해 방안을 환하게 비춰주는 용도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애초 석조전에는 133점의 가구가 있었는데 복원과정에서 41점을 찾아 원래의 자리에 배치했다고 합니다. 41점의 전래 가구 외에 각 실에 부족한 가구는 석조전 건축 당시 가구를 들여온 영국 메이플사 카탈로그를 참조해 원래 가구와 유사한 영국 고가구(앤틱)를 구매하거나 복제해 배치했습니다.

석조전 2층 황후 침실. 2024.4.16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석조전 관람을 마친 관람객들은 2층 테라스에서 구겔호프와 마들렌으로 구성된 디저트에 가베(커피)와 오디차 등을 마시며 바이올린과 첼로 선율에 귀를 맡기고 눈으로는 덕수궁에서만 볼 수 있는 서울시내 야경을 바라봅니다.

마침 봄비가 내린 저녁이라 그런지, 대한제국의 슬픈 역사를 들어서 그런지, 덕수궁 석조전에서 바라보는 서울 야경이 애수에 젖은 느낌입니다.

석조전 테라스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야경. 2024.4.16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테라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관람객들은 다시 1층 접견실로 내려와 20분간 진행되는 짧은 뮤지컬을 통해 고종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고종과 명성황후, 순종이 등장하는 뮤지컬의 제목은 '고종-대한의 꿈'입니다.

순종에게 황위를 양위한 후 물러난 고종이 1910년 완공된 석조전에서 명성황후를 그리며 일제에 국권을 뺏긴 대한제국의 복권을 꿈꾸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덕수궁 '밤의 석조전' 뮤지컬 '고종-대한의 꿈'. 2024.4.16 [사진=이영태 여행선임기자]

석조전 관람을 마친 참가자들은 나가는 길에 포토부스에서 황궁 방문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오는 1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운영하는 '밤의 석조전' 1인당 참가비는 2만6000원이며, 만 65세 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1인당 2매까지 전화로도 예매할 수 있습니다.

운영시간은 하루 3회(1회차: 18:15∼19:45, 2회차: 18:50∼20:20, 3회차: 19:25∼20:55), 각 90분간 진행됩니다. 매주 월요일(덕수궁 휴궁일)은 휴무이며, 5월 6일(월) 정상운영하는 대신 7일 휴장합니다.

'2024년 봄 궁중문화축전(4.27.~5.5.)'과 연계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도 3일간(5.1.∼5.3.) 진행됩니다. 예매는 지난 1일부터 크리에이트립을 통해 온라인 선착순 판매됩니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