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통일·외교

속보

더보기

국제질서 파괴하는 러시아...한국 외교는 책임없나

기사입력 : 2024년04월01일 09:04

최종수정 : 2024년04월01일 09:04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러, 유엔 대북 전문가패널 임무 연장에 거부권
대북제재 무력화...북한 핵보유 용인한 러시아
진영화된 국제질서 '전략적 자율성' 없는 한국
한미동맹과 함께 對러 '외교 공간' 확보 실패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지금까지 유엔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시하던 '눈'이 사라진다. 지난달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산하의 전문가패널의 임무를 연장하기 위한 결의안 표결이 부결됐다.

대북제재 결의는 남아 있지만 전문가패널이 해체되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크다. 제재 이행 여부를 감시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 공개해 제재의 '빈틈(loophole)'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한은 불법 핵무장에 따른 경제적, 외교적 압박에서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다.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는데 그만큼 가까워진 것이다. 북핵 문제가 30년간 이어지면서 위기 의식이 만성화되고 비핵화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지만, 이번 일은 차원이 다른 위기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이 모든 일이 러시아의 결정으로 비롯됐다. 임무 연장에 반대한 나라는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가 유일하다. 러시아는 자신이 갖고 있는 특권을 국제비확산체제를 깨는 '스포일러' 역할을 하는데 썼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비확산체제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해야할 의무를 가진 러시아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은 특기할만한 일이다. 러시아가 그동안 북핵, 비확산 문제에 확고한 입장을 보였던 나라이기에 더욱 그렇다.

러시아는 '미국의 영향력 확대 견제'라는 전략적 목표를 중국과 공유하지만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생각이 달랐다. 중국은 비핵화보다 한반도 안정과 상황관리에 더 치중하는데 비해 러시아는 북한의 핵무장에 반대하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었다. 러시아는 미국의 위협 때문에 핵을 개발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만, 북·미 협상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평화적 수단에 의한 것이라면 한반도 통일도 반대하지 않는 입장이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관점은 남과 북, 미국과 각각 공유할 수 있는 교집합이 있었다. 러시아가 북핵 문제 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파트너로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로 꼽힌 이유다.

그랬던 러시아가 단기간에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는 방향으로 돌아서게 된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 등 서방과 전면 대결 중이다. 미국 주도의 국제제재로 고립무원의 처지이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물러설 수 없다.

러시아가 북한과 손잡고 안보리 결의를 아예 무시하는 태도로 바뀐 것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 안보협력이 급진전된 상황과 관련이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자유주의 세계질서'를 파괴하려는 '비자유주의 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패권 유지를 위해 동맹, 우호국들을 규합해 소규모의 안보블록을 세계 곳곳에 촘촘히 구축 중이다. 한·미·일 안보협력은 그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러시아는 과거부터 아시아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안보적 다자 결속체가 이뤄지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했던 나라다. 군사 안보 분야에서 한·미·일 결속이 강화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많지 않다. 결국 한·미·일이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사실상 군사동맹이나 다름없는 선언문을 안보협력의 정점을 찍은 지 한달 만에 러시아는 북한과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전략적으로 공고한 파트너가 됐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는 한국에게 필요할뿐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로 얻는 것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부담과 의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국 문제는 속도와 협력의 수준이다. 한국이 이처럼 빠르게, 그리고 미국 조차 놀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안보 협력체계에 동의한 것은 감당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외교안보 문제에서 한·미·일이 지향하는 방향은 같다. 하지만 3국이 동일한 좌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모든 서방국들이 각각 다른 외교 어젠다를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고유의 어젠다가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 통일 지향 등이 그것이다. 미국이나 유엔이 대신해 주지 않는 한국의 과제다.

한·미 동맹에만 의존해도 생존할 수는 있다. 과거 냉전시기처럼 미국의 편에 서서 진영대결의 최전선에 위치한 국가로 남북 분단과 대결 긴장을 일상으로 받아들이면서 살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한국이 지향하는 미래가 아닐뿐 아니라 세계 10위권의 국가가 가져야할 외교 목표가 될 수도 없다. 한국이 외교 안보 문제에서 미국과 같이 가면서도 그 안에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중국, 러시아와 외교적 공간을 열어놔야 하는 이유다.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미국 주도의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고 우회로를 통해 포탄도 지원했다. 대통령은 직접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사즉생 생즉사의 정신으로 연대해 싸우겠다"고 공언했다. 또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통해 미국의 안보 문제를 한국의 안보 문제처럼 다루겠다는 약속도 했다.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고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한 것은 주로 미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한국도 타겟의 일부다. 러시아가 북한과 이처럼 고도의 전략적 관계를 맺게된 것을 한국 혼자 힘으로 막기는 어려웠을 것이지만, 이같은 상황이 도래할 때까지 한국의 대(對) 러시아 외교가 없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러시아의 급변한 태도는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34년전 한국과 러시아(당시 구 소련)가 외교관계를 수립했을때 양측은 모두 기대가 컸다. 북한과 군사동맹 관계를 끊으라는 한국의 요구를 러시아가 수용한 것만 봐도 얼마나 기대가 컸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 30년은 양측이 끊임없이 서로에게 실망하고 상처를 준 시간이었다. 그 결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과 같은 기조가 계속 이어진다면 러시아가 할 수 있는 '악역'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을 것이다. 지금보다 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국제 깡패가 되어버린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러시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그 출발은 지금까지 윤석열 정부 외교 안보 기조의 문제가 무엇이었는지를 성찰하려는 자세여야 할 것이다.

opent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추경호 체포동의안 본회의 통과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해제 표결을 방해한 의혹을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추경호) 체포동의안'을 상정해 표결을 진행했다. 투표 결과 재석 180인 가운데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 2표로 가결됐다.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가결 조건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치고 나서며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2025.11.27 pangbin@newspim.com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들은 로텐더홀에서 정부여당 및 특검 규탄대회를 벌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규탄대회에서 "우리가 추경호"라며 "반드시 싸워서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로서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와 당사 등으로 여러 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내란 특별검사(조은석 특검팀)은 지난 3일 추 의원에 대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무부는 이틀 뒤인 5일 국회에 체포동의요청서를 제출했으며, 1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국회가 동의함에 따라 법원은 조만간 추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다. 결과에 따라 추 의원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추 의원은 투표 전 신상발언 기회를 얻어 특검 수사는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특검은 제가 언제 누구와 계엄에 공모, 가담했는지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영장을 창작했다"며 "특검은 계엄 공모를 입증하지도, 표결을 방해받았다는 의원을 특정하지도 못했다"고 강조했다. right@newspim.com 2025-11-27 15:41
사진
영국계 단타, 11월에만 5조 팔았다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연중 고점을 기록한 코스피가 11월 들어 조정을 받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를 주도한 주체는 영국계 자금으로 나타났다. 9~10월 단기 매수세로 코스피를 4000선 위로 끌어올렸던 영국계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약 5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수급 전환의 중심에 섰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자료를 종합하면, 영국계 자금은 상반기까지는 관망세를 보이다가 9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해 지수 급등을 견인했다. 그러나 11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며 단기간에 코스피를 다시 4000선 아래로 밀어냈다. 전문가들은 이를 투자 이탈보다는 업종 재배치·수익 실현·헤지 전략 등 다층적 조정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 영국계, 활발한 거래에도 낮은 보유 비중…'단타 성향' 뚜렷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총 4조990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도 금액은 13조5328억원으로, 영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6.9%에 달한다. 이는 지난 10월 영국계가 2조4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전체 외국인 순매수(4조2050억원)의 절반 이상을 견인했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영국계 자금은 올해 외국인 매매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8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영국계 투자자는 총 557조원 규모(매수 273조9270억원, 매도 283조730억원)를 거래하며 외국인 전체 거래액의 44.7%를 차지했다. 국적별 기준으로는 거래 비중 1위였지만, 보유 비중은 10%대 초반에 머무는 등 높은 회전율이 특징적이다. 이는 중·단기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유동적 자금 특성을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실제 영국계 자금은 9월 2조2000억원, 10월 2조4000억원 등 두 달간 총 4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 랠리를 이끌었다. 이 기간 외국인 전체 순매수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고, 코스피는 9월 말 3424포인트에서 10월 말 4107포인트까지 약 20% 급등했다. 이후 이달 3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4221.87포인트를 기록했다. 당시 외국인의 현·선물 동반 매수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고, 거래 비중에서도 영국계 영향력은 두드러졌다. 하지만 11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한 달 새 300포인트 넘게 밀리며, 전날(26일) 기준 3960.87로 마감했다. ◆ 수익 실현 흐름 속 업종·자산군 재배치 뚜렷…"ETF 투자도 변화 감지" 코스피 4000선을 끌어올렸던 외국인 수급이 11월 들어 주춤하면서, 이번 수급 전환의 배경에는 반도체 중심의 차익 실현과 업종 간 포트폴리오 조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외국인 자금은 특정 업종에서 수익을 실현한 뒤, 해외 자산이나 새로운 산업군으로 비중을 재조정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변화는 상장지수펀드(ETF) 매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품은 'KODEX 레버리지'(93억8000만원)였고, 이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64억2000만원), 'TIGER 차이나항셍테크'(64억원),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55억2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순매수 상위 10개 ETF 중 절반이 중국 테크 및 미국 증시 관련 상품으로 구성돼 외국인 자금의 관심이 해외 주요 지수로 이동한 모습이다. 반면 외국인은 국내 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같은 기간, 'TIGER 2차전지TOP10'(-79억원), 'TIGER200선물레버리지'(-68억원), 'KODEX AI반도체'(-56억9000만원) 등이 외국인 순매도 상위에 올랐으며, 상위 10개 가운데 9개가 국내 ETF였다. 개별 종목에서도 자금 재배치 흐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달 1~25일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NAVER, 한화오션 등이 포함됐다. 반면 셀트리온, 이수페타시스, LG 씨엔에스, SK바이오팜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통 반도체주에서 인프라, 바이오, AI 관련 종목으로 수급이 분산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라기보다는 전략적 '재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물 매도를 통해 일부 비중을 축소하는 동시에, 선물·옵션을 활용한 헤지 전략이나 국채 등 대체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외국인 자금의 유출보다는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내년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상향되고 있어 외국인 수급이 재개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외국인 유입에 기반한 증시 상승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코스피 4000 돌파는 단기 유동성이 아니라 기업 실적이 만들어낸 구조적 상승이었다"며 "현재 조정은 큰 흐름이 끝났다는 신호가 아니라 다음 단계 상승을 위한 숨 고르기 성격이 강하다"고 강조했다.    nylee54@newspim.com 2025-11-27 08:2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