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추가 하락 압력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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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글로벌경제 전문기자 = 새해 들어 달러는 완연한 강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가팔랐던 하락세를 40% 가까이 되돌렸다. 미국의 소비와 고용이 예상보다 강인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일부 후퇴한 결과다.
여기에다 유로존 경제는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고 일본은행(BOJ)의 긴축 전망은 지진 피해와 정치적 불안으로 후퇴하면서 달러와 짝을 이루는 주요국 통화들의 부진 또한 더해졌다. 유로가 직면하고 있는 매크로 역풍과 연초 두드러졌던 엔의 약세 흐름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엔보다는 유로의 추가 약세 가능성이 좀 더 크다.
이머징 통화도 연초 달러의 강세 반전에 부침을 겪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제가 (급격한 리세션보다) 골디락스 국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 속에 둔화하는 물가상승률을 따라 주요국 중앙은행이 완화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올해 연간으로 이머징 통화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기다린다는 분석이 여전하다.
이머징 통화 중에서도 최근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인도 루피다. 외국인 자금들의 인도 자본시장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성장 전망도 밝기 때문이다.
이처럼 더 약해질 여지가 있는 유로를 팔아 더 강해질 조건을 갖춘 인도 루피를 매수하는 전술, 즉 유로-루피를 매도(유로 매도- 루피 매수)하는 것은 중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매력을 지닌다. 유로-루피의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베팅이 유효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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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DXY) 추이 [사진=koyfin] |
1. 유로가 마주한 역풍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올 들어 전날까지 2% 가까이 상승했다. 이런 달러에 대해 유로는 1.5% 가까이, 일본 엔은 4% 넘게 하락했다.
달러-엔 환율의 경우 작년말 140.98선에서 거래되다 최근 148엔선으로 올라서 반전 기울기가 급하다(엔의 가파른 약세 전환).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 후퇴로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한데다, 일본 내에서는 노토반도 지진 피해와 정치적 불안(기시다 내각의 퇴진 가능성) 등을 이유로 BOJ의 조기 금리인상(1월 마이너스 금리 탈출) 기대가 후퇴했기 때문이다.
다만 오는 3월 춘투 결과를 토대로 4월 정책회의에서 BOJ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폐기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높은 확률로 남아있다. 따라서 엔이 여기서 더 급하게 약해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가 경천동지할 서프라이즈를 연출하지 않는 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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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제조업 및 종합 PMI 추이 [사진=koyfin] |
이에 비해 유로존 경제는 그늘이 계속 짙어지고 있다. 이렇다할 바닥 탈출의 신호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최근 독일의 공장주문과 산업생산 지표는 예상을 크게 밑도는 부진을 보였다. 가계 소비(소매판매)도 많이 약해졌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양상은 유로존 전반에서 확인되고 있다. 유로존의 소비자 물가(CPI)상승률은 12월 헤드라인 수치가 (예상 범위 내에서)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근원 CPI 상승률은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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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공장 주문 전월비 증감율 추이 [사진=koyfin] |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가 너무 앞서 가고 있다"며 "6월까지는 금리를 계속 동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기대를 수정하려는 라가르드 총재의 매파적 언사였지만 유로의 반응은 덤덤했다 - 살짝 강해지다 말았다.
골드만삭스는 "ECB 인사들의 레토릭보다 유로존의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물가지표(CPI) 등 경기지표가 유로의 향후 움직임과 관련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했다.
유로존의 부진한 경기 흐름과 지속되는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으로 ECB가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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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의 헤드라인 및 근원 CPI 상승률 (y/y %) |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