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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차이나] <11> '중국유학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손한기 남경항공항천대 교수

기사입력 : 2023년11월09일 09:20

최종수정 : 2023년11월09일 09:20

법학 전공인 나는 군대 전역 후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위하여 고시촌이라고 불리는 서울 신림동에서 시험 준비를 했었다. 학원 강의 또는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동네수퍼에 설치된 자판기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진열해 놓은 신문을 보면서 약간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당시 내가 본 신문 기사에는 종종 중국과 관련한 기사들이 게재되었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과 더불어 우리 기업들이 대거 중국에 진출했지만, 중국 꽌시(关系) 좋다고 소문난 사기꾼의 말만 믿고 현지 법을 준수하지 않아 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는 여전히 중국법 전문가가 부족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똑똑한 친구들이 합격 여부가 불투명한 고시 공부에 집중할 때, 나는 중국에 가서 중국법을 전공해 보면 어떨까'. 그래서 과감히 고시 공부를 포기하고 '니하오(你好)', '세세(谢谢)', '짜이지엔(再见)' 세 단어만 외운 채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2005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중국 생활을 즐겁게 계속하고 있다.

생애 첫 해외 방문지인 베이징 쇼우두 공항에 도착한 나에게 가장 먼저 닥친 관문은 어학연수를 할 베이징 제2 외국어대학(北京第二外国语学院)을 혼자서 찾아가는 것이었다. 중국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하는 나는 겁에 질려 거의 2시간 이상을 공항을 배회하며 '안 되겠다.

중국에서 국제미아가 되어 고생할 바야 차라리 한국 대사관에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해 한국으로 바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한국인 관광객을 인솔하는 가이드가 보이기에 달려가 도움을 달라고 부탁해 겨우 택시를 타고 베이징 제2 외국어대학에 도착했다.

언어의 경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 사실 듣기와 말하기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언어의 가장 본질적 기능이 타인과의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인간이 모국어를 습득하는 방식과도 유사하다. 하지만 당시 한국의 영어 등 외국어 교육은 유독 읽기(리딩)와 쓰기(라이딩)만을 중시했다. 그래서 토익 토플 등 각종 영어시험 성적은 우수하지만 사실 외국인 앞에서는 벙어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중국어 공부에 있어서 듣기와 말하기에 특히 치중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방식이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간단한 세면을 하고 운동장에 나가면 적지 않은 중국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 나는 어색한 중국어로 "나 한국에서 왔는데 중국어를 못한다. 너랑 한마디라도 좋으니 중국어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건넸다.

이런 나를 거의 모든 중국 학생들이 웃으면서 반겨주었고, "왜 중국 유학을 왔냐" 등등 이것저것 나에게 물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그들이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는 못했다. 중국 학생들은 내가 '팅부동(听不懂, 알아듣지 못했다)'이라고 하면 간단한 영어 또는 바디랭귀지를 섞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고, 이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어갔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한국의 저작권 보호 상황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또한 나는 다른 유학생과 달리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모두 중국 학생들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 식당에서 혼자서 식사하는 중국 학생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 같이 밥 먹을 수 있냐고 정중하게 물어보았고, 이렇게 밥을 함께 먹으면서도 20분 정도 계속해서 중국어로 대화했다. 물론 도움을 준 고마운 중국 친구들에게는 한국에서 가져온 조금만 선물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보통 중국 대학의 외국인 대상 중국어 강의는 오전에 진행된다. 나는 오전 수업 시간에 배운 예문을 그대로 외우려고 노력했고, 오후가 되면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수업 시간에 배운 중국어를 한마디라도 더 사용하려고 시도했다.

또한 주말 또는 국경절 등 연휴에는 혼자서 태산, 서안 등을 여행하면서 중국어를 물론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당시 중국에는 아직 고속철이 없었다. 장거리를 여행을 가는 경우 침대칸에 누워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나는 항상 배낭과 함께 여행용 트렁크에 맥주 한박스를 넣어서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총 6명이 같이 자는 기차 칸에서 지금 생각하면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게 "나 한국인인데, 당신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가방에 맥주가 한 박스 있는데 같이 마시면서 무료한 밤을 즐기자"라고 소리쳤다. 이상한 외국인을 마주한 중국인들은 잠시의 주저함을 뒤로하고 한 명 두 명 바이주, 땅콩, 컵라면 등을 들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면 우리는 밤새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그들은 현지 여행 정보, 맛집 정보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었으며 소매치기와 절도 등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며 어려운 일을 당하면 연락하라고 연락처를 알려 주기도 했다. 또한 몇 번은 기차 침대칸에서 처음 사귄 중국 친구의 집에 가서 며칠씩 먹고 지낸 적도 있다.

생각해 보면 당시의 중국 여행이 지금보다 더 낭만적이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고속철이 없어서 이동에 많은 시간은 소요됐지만, 기차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주위의 풍경도 고스란히 볼 수 있었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하여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음식을 나눠 먹으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처음부터 이처럼 재미있게 중국 생활을 한 건 아니었다. 중국에 막 도착했을 당시에는 중국어를 거의 하지 못했고 또한 일부 중국 음식에 들어있는 고수 나물로 인해 중국 음식을 주문해 먹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에 도착한 후 15일 연속 학교 정문 앞 맥도널드에서 하루 세끼를 햄버거를 때웠던 적이 있다. 햄버거를 썩 즐기지 않는 내가 15일을 연속 햄버거만 먹었더니 어느 날 속이 안 좋아서 밤새 구토를 했고, 서글픈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중국에 햄버거 먹으나 온 것도 아니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이제부터 두려워하지 말고 제대로 중국과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좀 더 과감하고 용감해지자' 이후 베이징제2외국어대학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중국 최고 명문 대학 중 하나인 중국인민대학 법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인민대 입학 나아가 인민대 박사 학위 취득까지 참으로 많은 중국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다. 그들은 내 인생의 동반자이자 백낙(伯乐)들이다. 그들은 내가 인민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각종 입시자료를 공유하며 입학을 도왔고 입학 이후에는 좋은 논문을 적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나는 베이징시정부장학금과 중국정부장학금을 받아 석사 및 박사과정을 큰 금전적 부담 없이 마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한국에서 군대를 다녀왔고 또한 중국어 어학연수 등을 받았으므로 동기들보다 나이가 너댓살 많았다. 근데 한국에서는 당연히 형 또는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 나이 어린 동기들이 계속해서 내 이름인 '한기'만을 부르는 것이 내심 조금은 불편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박사 과정 시절 지도교수, 동창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그래서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국의 호칭법을 소개하면서 나를 형 또는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자, 한 친구가 "중국에서는 동기끼리 이름만 부른다고 하며, 네가 맥주 두 병을 원샷하면 앞으로 형이라 부르겠다"고 해서 객기로 맥주 두 병을 단번에 마셨다. 이후 내 석사 동기들은 지금까지 나를 한기형 또는 오빠(汉基哥)이라 부른다.

이는 내가 타국인 중국에 와서도 입향수속(入乡随俗, 해당 지역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라야 한다는 의미)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였다. 한국에서는 보통 연장자가 밥과 술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동기들 및 중국 친구들에게 자주 밥과 술을 사며 그들과 친해지려 노력했고, 그들 또한 한국에서 온 이방인 친구를 매우 반겨주었다.

학기 중에는 같이 수업 듣고, 주말에는 근처의 향산(香山)에 자주 올랐으며, 방학이면 동기들 집에 가서 며칠씩 공짜로 먹고 자면서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 그들과 함께하면서 나는 중국을 점점 알아갔고 좋아하게 되었다. 또한 동고동락하면서 쌓은 우정은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다.

나는 인민대학에서 어학연수·석사·박사과정 등 거의 10년을 유학생 신분으로 보냈다. 인민대학에는 저명한 학자도 많았는데, 나의 지도 교수인 한대원(韩大元) 교수님은 중국 국내외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존경받는 헌법학자 중 한 명이다. 그런 그에게서 거의 8년을 배웠고 많은 지도를 받았지만, '명사출고도(名师出高徒,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는 말과 달리 좋은 제자가 되지 못해 교수님께 항상 죄송한 마음이 든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한대원 교수님, 세계적인 지식재산권법 권위자 중남재경정법대학(中南财经政府大学)의 오한동(吴汉东) 총장님, 한국 동국대학교 박영길(朴荣吉) 교수님 등 여러 은사의 추천과 도움으로 나는 운 좋게 중국의 여러 명문 대학에서 근무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동안 중국 무한(武汉)의 중남민족대학(中南民族大学) 법학원, 남경이공대학(南京理工大学) 지식재산권학원에 근무했고, 현재는 남경항공우주대학(南京航空航天大学) 인문사회과학대학에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원장과 서기, 동료 교수, 학생들로부터도 많은 지지와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지난 시간 중국 대학 교수로서의 나의 삶은 매우 순탄하였다.

이러고 보면 나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종종 일부 한국 지인들이 "손교수의 중국 꽌시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실 인접 국가로서 우리와 중국은 예전부터 많은 교류가 있었고, 많은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있기에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더 쉽게 중국인과 친해질 수 있다. 결국 인간관계는 어디를 가더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구를 만나든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서고,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사과하고,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면 예의 바르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 것이다. 즉 상호 존중과 신뢰가 있으면 중국인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중국인 친구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장쑤성 성도인 난징(南京, 남경)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2023.11.09 chk@newspim.com

주의해야 할 점은 중국인과의 관계에서는 반드시 눈앞의 이익보다 의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의 금전적 이익 앞에서 늘 의를 돌아봐야한다(见利思义)는 얘기다. 그러면 나중에 이익도 따라올 것이다. 물론 당장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중국 친구들이 주위에 생기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중국은 우리와 달리 고등학교 진학도 쉽지 않은 지역이 많고, 대학에 다닐 수 있는 학생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작다. 그래서 중국 대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학생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나는 외국인 교수로서 철저한 강의 준비를 통하여 중국과 다른 외국의 법과 제도, 법 문화를 그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학생들에 대한 요구도 매우 엄격한 편이다.

수업 태도가 좋지 않거나 또는 과제를 열심히 해 오지 않는 학생에게는 종종 F 학점(불합격)을 주곤 하는데, 그래서 나를 싫어하는 중국 학생도 꽤 많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인민들이 피땀 흘려 번 돈과 세금(血汗钱)으로 월급을 받고 있기에 교수로서의 직책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졸업생 중 일부가 종종 내게 연락해서 안부를 묻거나,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면,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최근 한중관계가 썩 좋지 못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핵심은 상호 존중과 신뢰 부족에 기인한다. '나와 사고와 행동이 다르면 그르다'라는 생각은 우리 인류가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 중 하나다. 중국과 많은 전통문화를 공유하지만, 우리와 중국은 엄연한 문화적 차이가 있으며, 특히 공적 제도인 정치·경제·사회시스템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한편 겉으로 보기에 양국이 추구하는 가치에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그 차이는 크지 않다. 단지 이를 실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사실 두 나라 모두 '모든 시민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지고 자유롭고 평등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국 간에 지난번 사드 사태와 같은 정치적 외교적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적 채널을 상시 운영하여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국가 간 분쟁이 민간교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민간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나는 '내가 지금 생활하고 있는 이곳이 내 나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중국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나는 중국인의 사위이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중국에서 제일 아름답고 착하고 좋은 여자를 아내로 맞아 행복하게 살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 사회와 한중관계 발전에 조금이라도 더 기여할 수 있는 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좋은 이웃은 금으로도 바꾸지 않는다(好邻居金不换)'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 한중 양국의 발전을 기대해 보면서 다시 한번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뜻을 되새길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그동안 중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대학교수로 있는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손한기(孙汉基) 남경항공항천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부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연구교수
중국 남경이공대학 지식재산권 학원 부교수
중국 남경항공항천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부교수 (석사지도교수)
중국에서 행정법 등 공법 강의, 한국과 중국에서 논문 20편 게재
한국비교공법학회 국제이사, 한중지식재산권법학회 국제이사 역임
2023년 중국 강소성 노동자 명예 메달 수상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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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쟁점…쌀·쇠고기·구글지도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오는 8일 1일까지 관세 유예기한이 연장되면서 일단 3주간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앞으로의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수차례 협상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은 결국 '비관세장벽' 때문이다. 특히 한국 측이 민감분야로 설정하고 있는 ▲쌀 시장 개방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 ▲구글 정밀지도 반출 허용 등 3가지 쟁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제조업 협력' 카드 제시했지만…美, 농축산물 개방까지 요구 미국 정부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에 대한 품목관세(25%)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1시 20분(한국시간)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및 발효일자 등이 포함된 서한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2일 발표한 국가별 관세와 같은 수준이다. 협상 시한이 3주간 연장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국 정부는 앞서 미국 측에 '제조업 협력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미국 측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이 농축산물 등 민감분야를 사수하면서 '제조업 협력' 카드만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결국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동안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들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 자동차·철강 품목관세 인하 vs 농·축산물 개방 '저울질' 한미 간 몇 차례 협상에도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는 결국 미국 정부가 농축산물 시장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의 정밀지도를 구글에 허용해 달라는 요구 역시 한국 정부로서는 민감한 쟁점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의 목표는 이 같은 민감분야를 사수하면서 자동차·철강 품목관세를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일 협상 결과에 대해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관세 철폐 또는 완화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USTR 대표가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관세협상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7.06 dream@newspim.com 문제는 농업계와 소관부처(농림축산식품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과거 정부도 쌀 시장 개방과 쇠고기 수입을 검토했다가 강한 저항에 부딪혀 보류한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품목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조건이라면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산업부는 8일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미국 측의 주된 관심사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국내 제도 개선, 규제 합리화 등과 함께, 양국 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산업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 측의 요구대로 자동차, 철강 등 품목관세를 원하는 수준으로 인하(철폐)될 경우,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비관세장벽 개선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품목관세 철폐와 비관세장벽 개선 두 가지 요소를 놓고 얼마나 균형적이고 합리적이 수준으로 타결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상호호혜적이고 균형적인 협상'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부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상호 호혜적인 협상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2025-07-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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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살' 슈퍼주니어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가 8일 정규 12집 'Super Junior25'(슈퍼주니어 이오)로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슈퍼주니어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다. 총 9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 곡은 'Express Mode'(익스프레스 모드)다. 'Express Mode'는 댄서블한 사운드와 중독적인 후렴구가 특징인 업템포 클럽 팝 곡으로, 가사에는 현재에 멈추지 않고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패기 넘치는 태도를 담았다. 어느덧 20년이 된 슈퍼주니어가 컴백을 기념하여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1. 드디어 정규 12집,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이 발매되는 소감은?- 이특: 슈퍼주니어가 20년을 함께했다. 저 역시 너무나 놀라운 시간이었는데,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욱 놀라운 시간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시원: 믿기지 않을 만큼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값진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함께해 준 멤버들, 스태프들, 그리고 무엇보다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팬분들 덕분에 이 앨범이 더욱 의미 있게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 2. 앨범명도 특별하다. 'Super Junior05'에서 'Super Junior25'가 됐는데, 슈퍼주니어에게 있어 가장 많이 바뀐 것과 그래도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희철: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저의 외모.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다이어트도 하고 식단도 했는데…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이특, 은혁의 동안력과 몸무게. 둘을 보며 좋은 자극을 많이 받는다.- 예성: 정신 연령? ㅎㅎ 우리는 아직 20대 같다.- 려욱: 멤버들의 입담과 '티키타카'는 변함없는 것 같다. 대본 없이 우리끼리 카메라 하나 두고도 콘텐츠 백만 개는 나올 것 같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3. '히트곡 부자'로 유명한 만큼 타이틀 곡을 정하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Express Mode'가 선정된 이유가 있다면?- 예성: 다른 좋은 곡들도 많았지만 이 노래가 가장 '타이틀 곡' 같다고 느껴졌다.- 신동: 저희는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하지 않나, 이번에도 고민 진짜 많이 했다. 그런데 'Express Mode'를 듣자마자 다들 "이거다!" 싶었다. 슈퍼주니어다운 에너지와 재치, 그리고 요즘 감성까지 딱 잘 버무려진 곡이라, 들으면 그냥 바로 타이틀! 하는 느낌이다.- 은혁: 20주년이라는 숫자와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한발 한발 더 나아가겠다는 의미도 있고, 음악과 퍼포먼스도 우리를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려욱: 데모 들을 때만 해도 'Haircut'에 한 표를 던졌던 나였지만, 녹음을 하고 보니 'Express Mode'가 우리의 에너지를 잘 담고 있었고 퍼포먼스까지 멋지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돼서 인정하게 됐다. 4. 최근 일상에서 나를 제일 'Express Mode'로 설레게 혹은 달리게 만드는 것은?- 희철: 반려견 기복이 산책.(웃음) 기복이 활동량이 상당해서 하루에 몇 번씩 산책을 하는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기복이가 저를 미친 듯이 달리게 만든다.- 예성: E.L.F.들과 어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저를 'Express Mode'로 달리게 만든다. 우리 더 가까워지자!- 려욱: 노래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E.L.F.들에게 멋진 노래를 들려주고 싶고, 하루빨리 콘서트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규현: 퇴근 후 접속하는 '33 원정대'.(웃음) 오랜만에 빠지게 된 게임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5. 타이틀 곡 'Express Mode' 퍼포먼스, 준비하면서 어렵지는 않았는지?- 예성: 디스크 때문에 조금 고생했지만 안무가 좋아서 더 열심히 했다.- 신동: 솔직히… 좀 힘들었다. 하하! 퍼포먼스가 진짜 'Express Mode'로 달려야 해서, 예전처럼 체력으로만 밀어붙이긴 어렵더라. 대신 디테일한 표현, 팀워크를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 근데 또 무대 올라가면 신기하게 힘이 난다. E.L.F. 앞이라 그런가 보다.- 은혁: 멤버들 모두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잘 준비했다. 그래서 그런지 전혀 어렵지 않았다.(웃음) 6. 앨범 콘셉트인 'SUPER AWARDS'처럼 서로에게 주고 싶은 상 이름을 직접 정해본다면?- 신동: 은혁이한테 '몸이 한 개로 부족했상'을 주고 싶다. 안무 짜랴, 디렉팅 보랴, 촬영 챙기랴… 진짜 슈퍼 히어로다. 그리고 희철이 형한테는 '말은 많았지만 행동도 많았상', 은근히 뒤에서 멤버들 챙기고 조용히 마음 써준 거 다 알고 있다. 나머지 멤버들에겐? '아직도 이렇게 잘생겼상' 드린다. 왜냐면… 정말 아직도 잘생겼으니까.(웃음)- 려욱: '너네가 짱이야 상' 7. 지난 20주년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시원: 나이가 드는지 데뷔 무대가 갑자기 기억이 난다.- 려욱: 데뷔했던 순간이 제일 마음에 와 닿는다.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를 떠다니듯 춤추고 노래했던 기억이 난다. 꺼진 마이크에 크게 목놓아 부른 'Twins'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규현: 'SUPER SHOW' 투어를 다닐 때인 것 같다. 어느새 너무 오랜 시간 공연을 해와서 기억도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역시 남는 건 벅차게 느꼈던 공연 순간의 감동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8. 슈퍼주니어하면 콘서트도 빼놓을 수 없는데, 'SUPER SHOW 10' 투어가 곧 시작된다. 200회 공연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새롭게 세워보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이특: 숫자에 대한 기록이라면 300회, 400회, 계속해서 새로운 숫자를 써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렀을 때 'SUPER SHOW'가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새롭게 재탄생하기를 바라본다.- 예성: 기록에 대해선 큰 생각은 없지만 하다 보니 200회 공연이 되다니 신기하다. 벌써 우리가 이렇게 오래 공연을 하고 있다니!- 려욱: 300회까지 가면 좋을 것 같다.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쌓일수록 그 횟수가 어떻든 행복할 것 같다.- 규현: 가보지 못했던 곳들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에 E.L.F.가 살게 되는 기록도 꿈꿔본다! 9. 슈퍼주니어에게 붙는 수식어가 많은데,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앞으로 어떤 수식어를 더 만들어가고 싶은지?- 은혁: 너무 거창한 수식어들은 솔직히 좀 민망하고 쑥스러운 것 같다. 그냥… '수식어가 필요 없는 그룹' 슈퍼주니어라는 표현이 가장 좋지 않을까?- 려욱: '한류 광개토대왕'이 제일 좋다. 어렸을 때 광개토대왕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 마음에 콕 박힌다. 10.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희철: 이제 우리가 무슨 바라는 목표가 있겠나… 무탈히 즐겁게 활동 잘 마치길 바란다. 사랑한다 멤버들아!! 건강하자!!- 예성: 활동 끝까지 무사히 잘 해내고 싶다.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원: 이번 앨범은 단순한 앨범이 아니라, 저희가 걸어온 20년의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여정이 누군가에겐 시작점의 작은 용기나 희망이 되고,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꾸준히, 진심으로 해 나가면 가능하구나'라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 11. 20년 동안 슈퍼주니어를 지켜준 E.L.F.에게 한 마디- 이특: 한결같이 우리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E.L.F.! 이제는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고,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 동해: E.L.F.가 없었다면 모든 것이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꽃이 예뻐도 하늘에 햇빛이 없고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듯이, 우리는 E.L.F.라는 존재가 없으면 내일 당장 시들어 버릴 거다. E.L.F.에게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진심으로 사랑해!- 려욱: 우리와 함께해 준 영원한 친구 E.L.F.들 정말 고마워. 함께 울고 웃던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내 인생에 큰 선물이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20주년 너무 감사하고 우리 앞으로 함께하자. 사랑해. 슈퍼주니어는 8월부터 데뷔 20주년 기념 투어 'SUPER SHOW 10'(슈퍼쇼 10)에 돌입한다. 투어의 막을 올리는 서울 공연은 8월 22~24일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개최된다. 또한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9월 홍콩, 자카르타, 10월 마닐라,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리마, 산티아고, 11월 타이베이, 방콕, 12월 나고야, 2026년 1월 싱가포르, 마카오, 쿠알라룸푸르, 가오슝, 3월 사이타마까지 슈퍼주니어는 전 세계 16개 지역에서 투어를 이어가며 '레전드 공연킹'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20주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전망이다. oks34@newspim.com 2025-07-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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