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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차이나] <11> '중국유학 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손한기 남경항공항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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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 전공인 나는 군대 전역 후 사법고시를 준비하기 위하여 고시촌이라고 불리는 서울 신림동에서 시험 준비를 했었다. 학원 강의 또는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동네수퍼에 설치된 자판기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진열해 놓은 신문을 보면서 약간의 여유를 누릴 수 있었다.

당시 내가 본 신문 기사에는 종종 중국과 관련한 기사들이 게재되었는데, 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과 더불어 우리 기업들이 대거 중국에 진출했지만, 중국 꽌시(关系) 좋다고 소문난 사기꾼의 말만 믿고 현지 법을 준수하지 않아 큰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는 여전히 중국법 전문가가 부족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똑똑한 친구들이 합격 여부가 불투명한 고시 공부에 집중할 때, 나는 중국에 가서 중국법을 전공해 보면 어떨까'. 그래서 과감히 고시 공부를 포기하고 '니하오(你好)', '세세(谢谢)', '짜이지엔(再见)' 세 단어만 외운 채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2005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중국 생활을 즐겁게 계속하고 있다.

생애 첫 해외 방문지인 베이징 쇼우두 공항에 도착한 나에게 가장 먼저 닥친 관문은 어학연수를 할 베이징 제2 외국어대학(北京第二外国语学院)을 혼자서 찾아가는 것이었다. 중국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하는 나는 겁에 질려 거의 2시간 이상을 공항을 배회하며 '안 되겠다.

중국에서 국제미아가 되어 고생할 바야 차라리 한국 대사관에 전화해서 도움을 요청해 한국으로 바로 돌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마침 한국인 관광객을 인솔하는 가이드가 보이기에 달려가 도움을 달라고 부탁해 겨우 택시를 타고 베이징 제2 외국어대학에 도착했다.

언어의 경우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중 사실 듣기와 말하기가 가장 중요하다. 왜냐하면 언어의 가장 본질적 기능이 타인과의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인간이 모국어를 습득하는 방식과도 유사하다. 하지만 당시 한국의 영어 등 외국어 교육은 유독 읽기(리딩)와 쓰기(라이딩)만을 중시했다. 그래서 토익 토플 등 각종 영어시험 성적은 우수하지만 사실 외국인 앞에서는 벙어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중국어 공부에 있어서 듣기와 말하기에 특히 치중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방식이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간단한 세면을 하고 운동장에 나가면 적지 않은 중국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 나는 어색한 중국어로 "나 한국에서 왔는데 중국어를 못한다. 너랑 한마디라도 좋으니 중국어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먼저 말을 건넸다.

이런 나를 거의 모든 중국 학생들이 웃으면서 반겨주었고, "왜 중국 유학을 왔냐" 등등 이것저것 나에게 물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그들이 하는 말을 거의 알아듣지는 못했다. 중국 학생들은 내가 '팅부동(听不懂, 알아듣지 못했다)'이라고 하면 간단한 영어 또는 바디랭귀지를 섞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고, 이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어갔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한국의 저작권 보호 상황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또한 나는 다른 유학생과 달리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모두 중국 학생들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 식당에서 혼자서 식사하는 중국 학생이 있으면 먼저 다가가 같이 밥 먹을 수 있냐고 정중하게 물어보았고, 이렇게 밥을 함께 먹으면서도 20분 정도 계속해서 중국어로 대화했다. 물론 도움을 준 고마운 중국 친구들에게는 한국에서 가져온 조금만 선물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보통 중국 대학의 외국인 대상 중국어 강의는 오전에 진행된다. 나는 오전 수업 시간에 배운 예문을 그대로 외우려고 노력했고, 오후가 되면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수업 시간에 배운 중국어를 한마디라도 더 사용하려고 시도했다.

또한 주말 또는 국경절 등 연휴에는 혼자서 태산, 서안 등을 여행하면서 중국어를 물론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했다. 당시 중국에는 아직 고속철이 없었다. 장거리를 여행을 가는 경우 침대칸에 누워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중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나는 항상 배낭과 함께 여행용 트렁크에 맥주 한박스를 넣어서 기차에 올랐다.

그리고 총 6명이 같이 자는 기차 칸에서 지금 생각하면 무모할 정도로 용감하게 "나 한국인인데, 당신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가방에 맥주가 한 박스 있는데 같이 마시면서 무료한 밤을 즐기자"라고 소리쳤다. 이상한 외국인을 마주한 중국인들은 잠시의 주저함을 뒤로하고 한 명 두 명 바이주, 땅콩, 컵라면 등을 들고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면 우리는 밤새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그들은 현지 여행 정보, 맛집 정보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었으며 소매치기와 절도 등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며 어려운 일을 당하면 연락하라고 연락처를 알려 주기도 했다. 또한 몇 번은 기차 침대칸에서 처음 사귄 중국 친구의 집에 가서 며칠씩 먹고 지낸 적도 있다.

생각해 보면 당시의 중국 여행이 지금보다 더 낭만적이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고속철이 없어서 이동에 많은 시간은 소요됐지만, 기차 속도가 느렸기 때문에 주위의 풍경도 고스란히 볼 수 있었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하여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음식을 나눠 먹으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처음부터 이처럼 재미있게 중국 생활을 한 건 아니었다. 중국에 막 도착했을 당시에는 중국어를 거의 하지 못했고 또한 일부 중국 음식에 들어있는 고수 나물로 인해 중국 음식을 주문해 먹기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에 도착한 후 15일 연속 학교 정문 앞 맥도널드에서 하루 세끼를 햄버거를 때웠던 적이 있다. 햄버거를 썩 즐기지 않는 내가 15일을 연속 햄버거만 먹었더니 어느 날 속이 안 좋아서 밤새 구토를 했고, 서글픈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중국에 햄버거 먹으나 온 것도 아니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이제부터 두려워하지 말고 제대로 중국과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좀 더 과감하고 용감해지자' 이후 베이징제2외국어대학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중국 최고 명문 대학 중 하나인 중국인민대학 법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인민대 입학 나아가 인민대 박사 학위 취득까지 참으로 많은 중국 친구들의 도움이 있었다. 그들은 내 인생의 동반자이자 백낙(伯乐)들이다. 그들은 내가 인민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각종 입시자료를 공유하며 입학을 도왔고 입학 이후에는 좋은 논문을 적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나는 베이징시정부장학금과 중국정부장학금을 받아 석사 및 박사과정을 큰 금전적 부담 없이 마칠 수 있었다. 당시 나는 한국에서 군대를 다녀왔고 또한 중국어 어학연수 등을 받았으므로 동기들보다 나이가 너댓살 많았다. 근데 한국에서는 당연히 형 또는 오빠라고 불러야 하는 나이 어린 동기들이 계속해서 내 이름인 '한기'만을 부르는 것이 내심 조금은 불편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박사 과정 시절 지도교수, 동창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09 chk@newspim.com

그래서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국의 호칭법을 소개하면서 나를 형 또는 오빠라고 부르라고 하자, 한 친구가 "중국에서는 동기끼리 이름만 부른다고 하며, 네가 맥주 두 병을 원샷하면 앞으로 형이라 부르겠다"고 해서 객기로 맥주 두 병을 단번에 마셨다. 이후 내 석사 동기들은 지금까지 나를 한기형 또는 오빠(汉基哥)이라 부른다.

이는 내가 타국인 중국에 와서도 입향수속(入乡随俗, 해당 지역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라야 한다는 의미)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였다. 한국에서는 보통 연장자가 밥과 술을 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동기들 및 중국 친구들에게 자주 밥과 술을 사며 그들과 친해지려 노력했고, 그들 또한 한국에서 온 이방인 친구를 매우 반겨주었다.

학기 중에는 같이 수업 듣고, 주말에는 근처의 향산(香山)에 자주 올랐으며, 방학이면 동기들 집에 가서 며칠씩 공짜로 먹고 자면서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 그들과 함께하면서 나는 중국을 점점 알아갔고 좋아하게 되었다. 또한 동고동락하면서 쌓은 우정은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굳건하다.

나는 인민대학에서 어학연수·석사·박사과정 등 거의 10년을 유학생 신분으로 보냈다. 인민대학에는 저명한 학자도 많았는데, 나의 지도 교수인 한대원(韩大元) 교수님은 중국 국내외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존경받는 헌법학자 중 한 명이다. 그런 그에게서 거의 8년을 배웠고 많은 지도를 받았지만, '명사출고도(名师出高徒, 훌륭한 스승 밑에서 훌륭한 제자가 나온다)'는 말과 달리 좋은 제자가 되지 못해 교수님께 항상 죄송한 마음이 든다.

박사 학위 취득 후 한대원 교수님, 세계적인 지식재산권법 권위자 중남재경정법대학(中南财经政府大学)의 오한동(吴汉东) 총장님, 한국 동국대학교 박영길(朴荣吉) 교수님 등 여러 은사의 추천과 도움으로 나는 운 좋게 중국의 여러 명문 대학에서 근무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그동안 중국 무한(武汉)의 중남민족대학(中南民族大学) 법학원, 남경이공대학(南京理工大学) 지식재산권학원에 근무했고, 현재는 남경항공우주대학(南京航空航天大学) 인문사회과학대학에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이들 대학의 원장과 서기, 동료 교수, 학생들로부터도 많은 지지와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지난 시간 중국 대학 교수로서의 나의 삶은 매우 순탄하였다.

이러고 보면 나는 참 인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종종 일부 한국 지인들이 "손교수의 중국 꽌시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실 인접 국가로서 우리와 중국은 예전부터 많은 교류가 있었고, 많은 (전통)문화를 공유하고 있기에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더 쉽게 중국인과 친해질 수 있다. 결국 인간관계는 어디를 가더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구를 만나든 진실한 마음으로 다가서고,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사과하고,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면 예의 바르게 도움을 요청하면 될 것이다. 즉 상호 존중과 신뢰가 있으면 중국인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또한 중국에서는 중국인 친구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손한기 교수가 장쑤성 성도인 난징(南京, 남경)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2023.11.09 chk@newspim.com

주의해야 할 점은 중국인과의 관계에서는 반드시 눈앞의 이익보다 의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장의 금전적 이익 앞에서 늘 의를 돌아봐야한다(见利思义)는 얘기다. 그러면 나중에 이익도 따라올 것이다. 물론 당장은 손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중국 친구들이 주위에 생기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중국은 우리와 달리 고등학교 진학도 쉽지 않은 지역이 많고, 대학에 다닐 수 있는 학생의 비율도 상대적으로 작다. 그래서 중국 대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학생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나는 외국인 교수로서 철저한 강의 준비를 통하여 중국과 다른 외국의 법과 제도, 법 문화를 그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학생들에 대한 요구도 매우 엄격한 편이다.

수업 태도가 좋지 않거나 또는 과제를 열심히 해 오지 않는 학생에게는 종종 F 학점(불합격)을 주곤 하는데, 그래서 나를 싫어하는 중국 학생도 꽤 많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인민들이 피땀 흘려 번 돈과 세금(血汗钱)으로 월급을 받고 있기에 교수로서의 직책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 다행히 졸업생 중 일부가 종종 내게 연락해서 안부를 묻거나, 감사의 인사를 전할 때면,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

최근 한중관계가 썩 좋지 못하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핵심은 상호 존중과 신뢰 부족에 기인한다. '나와 사고와 행동이 다르면 그르다'라는 생각은 우리 인류가 가장 쉽게 범하는 오류 중 하나다. 중국과 많은 전통문화를 공유하지만, 우리와 중국은 엄연한 문화적 차이가 있으며, 특히 공적 제도인 정치·경제·사회시스템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한편 겉으로 보기에 양국이 추구하는 가치에 큰 차이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그 차이는 크지 않다. 단지 이를 실현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사실 두 나라 모두 '모든 시민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지고 자유롭고 평등하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발전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국 간에 지난번 사드 사태와 같은 정치적 외교적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적 채널을 상시 운영하여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을 적극 도모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국가 간 분쟁이 민간교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한편 민간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

나는 '내가 지금 생활하고 있는 이곳이 내 나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중국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나는 중국인의 사위이다.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중국에서 제일 아름답고 착하고 좋은 여자를 아내로 맞아 행복하게 살고 있다. 앞으로도 중국 사회와 한중관계 발전에 조금이라도 더 기여할 수 있는 학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좋은 이웃은 금으로도 바꾸지 않는다(好邻居金不换)'라는 말이 있다. 앞으로 한중 양국의 발전을 기대해 보면서 다시 한번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뜻을 되새길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끝으로 그동안 중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대학교수로 있는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손한기(孙汉基) 남경항공항천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부교수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연구교수
중국 남경이공대학 지식재산권 학원 부교수
중국 남경항공항천대학 인문사회과학대학 부교수 (석사지도교수)
중국에서 행정법 등 공법 강의, 한국과 중국에서 논문 20편 게재
한국비교공법학회 국제이사, 한중지식재산권법학회 국제이사 역임
2023년 중국 강소성 노동자 명예 메달 수상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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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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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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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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