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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이민정책] '안산드레아스' 혐오 여전..."다문화 아닌 상호문화 필요"

기사입력 : 2023년09월20일 06:01

최종수정 : 2023년09월20일 08:25

외국인 거주 가장 많은 안산시…혐오 별칭 붙어
"상호문화 이해를 위한 교육 필요"..차별시선 넘어야
출입국관리공무원 인식·민원처리 시스템부터 개선

미래학자들은 대한민국은 출산 파업중이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라고 말한다. 이러한 인구 대위기에 이민수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중앙정부는 이민정책에 대한 밑그림이나 정책을 총괄하는 부서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야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과 산업인력 부족해소를 위한 단편적인 논의들이 시작되었지만, 국민적 공감대나 미래에 대한 청사진 없이 정치적 찬반 논쟁만 하고 있다. 이에 뉴스핌에서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저출산 초고령사회에서 인구문제와 지방소멸 현실을 짚어보고, 각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한국형 이민정책 "K-이민정책"에 대한 길을 제시해 본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신정인 기자 = 대표적인 외국인 밀집 거주지로 꼽히는 경기 안산시. 이 안산시의 또 다른 별칭은 '안산드레아스'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외국인 주민 59.8%인 127만5954명이 수도권에 거주한다. 이 중 33%가 경기도에 71만4497명이 거주하고, 안산시는 9만4941명을 차지하고 있다. 

범죄와 폭력을 주제로 한 게임 'GTA산안드레아스'에서 의미를 가져온 용어다. 경기도 안산시에 조선족, 외노자, 불법체류자가 많아 강력범죄율이 높다고 해 붙인 별명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혐오스런 별칭이 붙은 것을 보면 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배타적인 인식을 엿볼수 있다. 

한국행정연구원 사회통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을 우리나라 국민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지난 2013년 9.8%에서 2021년 12.9% 다소 올랐다가 지난해 2022년 10.0%로 다시 주춤했다. 

전문가들은 이민 수용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에서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상호문화'가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외국인이 들어나면서 안산에는 '외국인 주민본부'가 생겼다. 외국인 주민본부가 있는 곳은 안산시가 유일하다. 전담 조직이 팀이나 과로 있는 경우는 있지만, 이렇게 별도로 운영하는 곳은 안사시 뿐이다.   

이곳은 외국인 주민이나 다문화가족 등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어교육, 통역 지원, 상담 지원, 의료 및 법률 서비스, 문화 체육 활동 등 다양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경혜 안산시 외국인 주민본부장은 "나라별 혹은 체류자격별로 어려운 점이나 본인들의 정착 경험 등 삶의 얘기들을 공직자나 안산 시민들에게 오픈된 강좌에서 들려주거나 주재 외교관들을 초청해서 각국 나라의 이야기, 이슈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이해 교육을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이곳에서 인권 교육, 인권 영화제를 매년 시행하고 차별적 시선을 극복하는 한편 성공한 사례가 있으면 콘텐츠 찾아서 같이 교육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 참여율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에서 집중적으로 참여를 유도하거나 홍보 중에 있다"고 했다. 

이민자가 지역주민으로 정착해 나가는 것이 결코 순탄하지는 않다. 사회통합은 다문화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지만 다른 한편에선 이민자는 스스로 '다문화'라는 용어를 배척하려는 경향이 있다. 학교에서 '야! 다문화' 라고 불리며 왕따를 당하는 사례에서 보듯 부정인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안산 다문화길 [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김원숙 이민역사교실 대표는 안산시 외국인 주민본부에서 시행 중인 것과 같은 상호문화 이해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민자에 대해 차별하고 증오하는 것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상대에 대한 이해 부족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또 "이민자는 본인이 희망해서 온 사람이기도 하지만 국가적 필요에 따라 비자를 발급해서 데리고 온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며 "국가가 필요해서 불러들여 놓고 사회에서 차별하고 증오한다면 이민 강국으로 가기는 아득히 먼 것"이라고 했다.

◆출입국외국인청 '국가 이미지 첫 관문'...시스템 개선부터 

이런 맥락에서 법무부가 주도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도 더 다듬고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작 당시 단속이나 규제에 능한 법무부가 나서 이민자 통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맞느냐라는 일부 비난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출입국과 체류를 주관하는 부서에서 외국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이를 비자와 연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외국인을 직접 대하는 출입국외국인청(사무소) 직원들의 태도 또한 갈 길이 멀다. 이들은 직접 외국인을 접촉하기 때문에 국가의 이미지와 직결될 수 있다. 그래서 출입국관리공무원은 주권행사의 주체이기도 하지만, 공공외교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는 외교관의 업무를 수행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출입국외국인청(사무서)에서 이들을 본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이지리아에서 유학 온 파스칼 씨는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비자를 연장하러 가기 한 2주 전부터 떨려요. 다른 외국인 친구들도 마찬가지죠"라고 말한다. 외국인들에게 출입국관리공무원은 두려움의 존재다. 이것부터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서울남부출입국 민원실에는 외국인들의 비자신청으로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 외국인 등록을 위해 방문한 쩐티 미 디우씨(베트남·가명)는 낯선 환경에 말도 잘 통하지 않아 한 동안 멍하니 있었다. 20여분 우왕좌왕하다가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겨우 접수를 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서울남부출입국 외국인사무소 내 민원실 2023.09.12 whalsry94@newspim.com

민원실에 만난 한 행정사는 "출입국에서 친절을 기대하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다. 핀잔만 듣지않고 추가서류만 요구받지 않아도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단순 비자연장도 2개월이 걸리기 일쑤고, 영주자격은 8개월이, 국적 업무는 2년이 걸리기도 한다. 친절은 고사하고 업무처리라도 신속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자연장 심사 중에는 출입국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건강보험도 끊겨 불편한 점이 한 두가지 아니다. 업무 개선을 요구해도 인력 부족만 이야기 한다고 한다.

이 처럼 복잡하고 처리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관련 지침이 불분명하고, 담당직원마다 해석이 달라 생기는 것도 원인이라고 한다. 또 전자민원이나 민원대행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인데 본인이 직접 방문해야 처리기간이 단축되는 시스템도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간단한 민원혼잡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거창한 사회통합은 허공의 메아리가 될 수도 있다. "요즘같은 AI시대에 인력부족을 탓할 것이 아니라 전자민원이나 민원대행을 활성화하고 불필요한 행정규제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현장 목소리는 귀 담아 볼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입국장 모습. 2023.04.29 mironj19@newspim.com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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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피해자 몰려 혼잡한 티몬 사옥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저게 무슨 말이에요? 그래서 대기하라는 거예요, QR로 하라는 거예요?" 26일 위메프에 이어 티몬이 현장 환불 접수를 시작하자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으로 몰리면서 현장이 매우 혼잡한 상황이다.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통제하고 있지만, 티몬 환불 소식에 피해자가 몰리면서 혼잡한 상황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환불 절차가 혼선을 빚어 피해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2024.07.26 whalsry94@newspim.com 오전 9시경 현장은 QR과 현장 대기, 번호표를 받으려는 피해자로 뒤섞여 혼잡했다. 티몬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한 손에 수기로 작성한 종이를 가득 들고 "1808번부터는 수기 말고 QR로 접수하겠다"고 설명했지만, 현장 피해자들은 '몇 번부터라는 것이냐', '앞 번호는 처리되고 있는 거냐'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인원이 매우 많아 마이크도 없는 직원 목소리는 뒤까지 들리지도 않았다. 뒤에 선 사람들은 서로 앞 사람에게 "안 들린다, 뭐라고 말하고 있느냐", "그래서 QR이란 거냐, 대기하란 거냐"는 등 물어보기도 했다. 상황을 파악한 피해자들도 현장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다. 현장을 벗어나면 환불을 못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새벽부터 대기 중이라는 박 모(52) 씨는 기자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오전 8시에는 수기로 쓰랬다가 지금은 또 QR로 한댔다가 그러고 있다"며 "앞에서 설명하는 사람이 직원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수기 접수를 했지만 여기 있다가 돈을 받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현장에 피해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대기하고 있다. 2024.07.26 whalsry94@newspim.com 현재 새벽 3시 피해자 기준 1070번대 대기표, 아침 7시 기준 1551번대 대기표를 받은 상황이다. 1070번 피해자 A 씨는 "새벽부터 올라와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고, 1551번대 대학생 피해자 B 씨 또한 손에 수기표를 꼭 쥔 채 현장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현장 피해자들에 따르면 새벽부터 대기한 400번대 피해자들이 사옥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류광진 대표는 현장에 나와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이 현장에 도착해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순차적으로 해결해 드리려는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 구제와 함께 결제 재개 등 고객과 판매자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정산 지연 또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위메프에서는 류화현 대표가 현장을 직접 통제하며 소비자의 빠른 환불을 약속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위메프 본사 현장에서 환불받은 누적 인원은 약 2000명으로 집계됐다. 위메프가 환불을 일사불란하게 진행하면서 화가 난 티몬 고객들은 전날 사옥 내부 진입을 강행해 사옥을 점거한 후 농성을 벌였다. 이후 티몬이 현장 환불을 진행하는 사실이 전해지자 전국 각지에서 피해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mkyo@newspim.com 2024-07-2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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