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실거래가 연초 대비 1억~2억원 반등
삼성전자 투자, 저가 매수세 등 영향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시 주거지역 재평가 기대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았던 경기도 동탄신도시가 삼성전자의 용인 일대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발표 이후 반전하고 있다.
한달새 아파트 실거래가가 1억~2억원 상승 거래됐으며 차갑게 얼어붙었던 분양시장도 온기가 감돌고 있다. 집값이 최고가 대비 30~40% 하락해 가격 메리트가 생긴 것도 매수심리가 상승한 이유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본격화하면 개발 기대감이 집값이 추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 실거래가, 연초 대비 1억~2억원 반등...거래량도 급증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삼성전자의 용인시 일대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이 공개된 이후 인근 지역인 동탄신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는 바닥을 찍고 한달새 1억~2억원 반등했다. 지난달 말 동탄역린스트라우스(주상복합)는 전용 92㎡가 직전거래가보다 1억4500만원 높은 11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매도호가는 12억5000만~14억원에 형성돼 있다.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5.0 전용 59㎡는 지난 1월 6억4000만원에서 이달에는 7억3000만원에 실거래됐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는 전용 84㎡가 지난 1월 10억원에 거래됐다가 이달에는 1억3000만원 뛴 11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매도호가는 12억~13억원 정도다.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 견본주택 이미지.<사진=금강주택> |
분양시장도 열기가 높아졌다. 지난 20일 청약 접수한 '금강펜테리움 6차 센트럴파크'가 올해 경기권에서 가장 많은 청약 통장이 몰렸다. 1순위 청약에서 640가구 모집에 593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9.3대 1을 기록했다. 주택형별 최고 경쟁률은 65대 1에 달했다.
동탄2신도시의 동측 끝에 위치해 입지적으로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완판에 성공한 것이다. 앞서 분양한 'e편한세상 동탄 파크아너스', '동탄 숨마데시앙', '어울림 파밀리에' 등이 1순위 청약에서 부진한 청약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온도차가 있다.
매수심리가 살아나자 동탄신도시가 포함된 화성시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작년 말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작년 12월 340건에 그쳤던 화성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에는 924건으로 늘어났다. 전달(997건)에 이어 두 달 연속 900건을 돌파했다. 월별 거래량이 900건을 넘은 건 지난 2021년 8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시 동탄 주거지역 재평가 기대
동탄신도시 일대 아파트값이 반등한 이유는 정부가 지난달 15일 용인 남사읍 일대 710만㎡ 부지를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이 지역에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우수한 소재·부품·장비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직·간접 생산유발 700조원, 고용유발 160만명이 기대된다는 게 삼성전자측 예상이다.
용인 남사읍과 동탄신도시 중심부 간 거리는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어 자동차로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동탄신도시와 동탄2신도시를 합쳐 약 16만가구가 조성된 상태로 학교, 교통,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상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본격화하면 배후 주거지역으로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있다.
최근 집값 하락폭이 둔화하면서 매수심리가 회복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급매물 시세는 재작년 최고가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빠진 매물이 적지 않다. 가격 메리트가 생기자 대기 수요자의 저가 매수가 늘어난 것이다.
금강주택 분양 관계자는 "3.3㎡당 평균 1450만원대 수준의 합리적인 분양가, 상품성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에 더해 삼성전자의 투자 계획도 완판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시 이 지역이 주거 단지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주택시장에 온기가 감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