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미국 최대 은행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의 주도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캘리포니아 지역은행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은행들의 2차 구제금융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다이먼 JP모간 CEO의 주도로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의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JP모간,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미 대형은행 11 곳은 지난 16일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달러를 예금하는 형식으로 구제금융을 지원해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을 껐다.
이는 퍼스트리퍼블릭을 비롯한 지역은행들의 유동성을 강화하고 금융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당시에도 대형은행들을 설득을 위해 다이먼 회장이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과거 JP모건 설립자인 존 피어폰트 모건이 1907년대의 공황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JP모건과 다이먼 회장이 금융권 위기 상황에서 수차례 월가 대부로서의 역할을 해왔음을 강조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WSJ에 따르면 2차 구제 논의는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다이먼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대형 은행 수장들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자본을 어떻게 확충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 가운데에는 이들 은행이 직접 퍼스트리퍼블릭에 투자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또 WSJ는 소식통을 인용, 지난주 투입한 300억달러 예금이 위기를 가라앉히는데 크게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 대형 은행은 300억달러 전부 또는 일부를 예금이 아닌 자본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밖에 은행을 매각하거나 외부 자본을 수혈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현재 상황이 유동적인 데다 급변하고 있어 향후 방안이 달라질 수 있다고 WSJ는 언급했다.
현재 유럽 크레딧스위스(CS) 위기는 스위스 경쟁사인 UBS가 인수하면서 일단락 되고 있는 듯 하지만 퍼스트리퍼블릭 위기가 재점화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미 붕괴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에 이어 미 지역은행 가운데 세번째로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예금보험 비중이 낮은 은행이다. 이때문에 예금인출 사태(뱅크런)에 시달리고 있다.
SVB 붕괴 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서 인출된 예금 규모는 700억달러에 이른다.
WSJ는 "대형은행들은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달러를 예치하기로 한 이후 예금인출 추이는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대차대조표상 채워야 할 큰 구멍이 남아있다"고 짚었다.
한편 주가 폭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뉴욕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전장 대비 47.11% 낮은 주당 12.18달러에서 움직였다. 주가는 닷새 간 60.97% 넘게 하락했으며 한 달 동안 90.55%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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