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둔화에 글로벌 불확실성까지...경영환경 위축
삼성 경비절감·LG '워룸' TF 등으로 대비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경기가 상당히 위축되고 불황이 지속돼 (4분기 실적악화를)어느 정도 예상했고,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올해 경기 상황도 그렇게 좋진 않지만 하반기엔 조금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경기 상황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올해 녹록치 않은 기업 경영 환경은 삼성전자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 역시 유효하다.
올해 한국경제는 잠재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 감소 전망에 고금리 등으로 내수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되길 기대하며 상반기엔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보다 더 졸라맬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내외 무역환경 더 위축될 것"
21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연구원은 2023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수출이 약 3.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수요 위축과 반도체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무역수지는 266억 달러 적자를 낼 것으로 점쳐졌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수출이 4% 줄어들고 138억 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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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경기 의왕시 의왕ICD 제2터미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pangbin@newspim.com [뉴스핌DB] |
구자열 무역협회 회장은 지난달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내년 무역환경은 올해보다 더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진이 계속되고 통화긴축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대내외 무역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내년 수출과 수입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같이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될 경우 우리 무역이 기대 이상으로 크게 회복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미국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내년에는 공급망 내재화와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될 것"이라며 "반도체 주력 대기업들은 공급망 리스크가 투자 의사결정부터 생산, 재고까지 전 영역에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해 전담조직을 꾸려 전면 재설계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상경영' 내실 다지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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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2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hwang@newspim.com [뉴스핌DB] |
경영 환경에 악재들이 맞물린 상황에 대다수 기업들은 '비상경영'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용절감 등을 통해 버티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실질적인 비상 경영 체계에 돌입해 내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사적으로 해외 출장, 소모품 비용 등 불필요한 경비를 줄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일 저녁 시무식에서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40여 명을 서초사옥으로 불러 모아 비상 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LG전자는 경기 악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각 사업부문 및 본사 조직 구성원 일부가 참여하는 '워룸' 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신년사를 통해 "경기불황이 장기화할 경우에도 근본적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해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워룸(War-Room)을 통해 각종 비효율을 제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 업황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인데, 이것이 하반기부터는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란 기대가 있다"면서 "올 한해 기업들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여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