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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런 사람 아냐" 모텔서 강제추행 70대男, 유죄 취지 파기환송

기사입력 : 2022년09월18일 09:00

최종수정 : 2022년09월18일 09:00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까지 숨김없이 진술"
"진술의 주요 부분 일관되고 구체적...신빙성 높아"
1심 징역 1년 6월 → 2심 무죄 → 대법 파기환송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채팅 어플을 통해 만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은 70대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통상의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반응을 상정해두고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의정부지법에 환송 결정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채팅 어플을 통해 만난 피해자에게 법적 조언을 해준다는 등의 구실로 모텔에 데려가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내가 예전에 국가대표 감독을 한 적이 있다. 중요하게 할 얘기가 있는데 여기는 너무 춥다. 감독인 나를 믿어라. 나 그런 사람 아니다"며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을 테니 모텔에 들어가자"라고 말한 뒤 피해자를 모텔로 데리고 들어갔다. A씨는 생활비 등에 보태라면서 일방적으로 피해자 가방에 50만원을 넣고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해 A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IQ 72의 저조한 지적 능력을 보유한 자로서 일상행활 외 채팅 어플과 같은 매개체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형성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의 지적수준, 심리 및 정서상태 등을 고려해 보면 피해자의 진술에서 허위의 내용을 의심할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피해자는 피해사실의 핵심적인 부분이나 추행 당시 피고인이 했던 말과 행동, 피해자가 당시 취했던 행동 등에 관해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유지했다"며 "진술의 일관성 및 태도 등을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피해자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피해 직후 피고인에게서 받은 돈 50만원을 돌려주고자 하는 의사를 피력했고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합의금에 관한 의사를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피고인에 대한 강한 처벌만 요구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금전적 이익을 취득할 목적으로 허위고소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는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하다"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술 자체의 합리성, 일관성, 객관적 상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검사 결과 피해자의 지능수준이 낮게 나온 것은 사실이나 고등학교를 정상적으로 졸업한 점, 이 사건 당시 식당종업원으로서 일을 하는 등 정상적인 직업활동을 해온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과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 등에 비춰보면 피해자의 언어능력이나 지각추론능력이 통상의 성인에 비해 특별히 저조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당일 피고인을 처음 만났음에도 피고인의 권유에 따라 모텔로 함께 들어간 점, 피해를 당했다고 하면서 즉시 도움을 요청하거나 모텔을 빠져나오려는 행동을 하지 않고 이후 피고인의 차량을 같이 타고 돌아간 점 등을 보면 통상의 성폭력 피해자에 비해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당심이 법정에서 직접 피해자의 진술을 다시 듣고 조사한 결과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의 진술을 그대로 취신하기 어렵고 그밖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며 원심 법원으로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대법원은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법칙에 합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상의 성폭력 피해자라면 마땅히 보여야 할 반응을 상정해 두고 이러한 통념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섣불리 경험칙에 어긋난다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한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최초 진술 당시부터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내용까지 모두 숨김없이 진술했다"며 "사건 전후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메시지의 내용, 피해자가 사건 이후 자살시도를 했던 점 등 객관적인 정황들도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며 진술의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성폭력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방법을 구체화함으로써 일반 사건에서의 진술의 신빙성 판단방법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는 한편 지극히 사적인 영역에서 발생한 범죄인만큼 피해자의 구체적 반응들은 통상적인 것일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설시했다"고 설명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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