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복지

속보

더보기

배달라이더 느는데...서울‧경기 5개 뿐인 간이쉼터

기사입력 : 2022년09월05일 09:18

최종수정 : 2022년09월05일 15:58

배달원 42만명 시대…주차장‧PC방서 '불편한 휴식'
"한여름 헬멧 60도까지 넘어 현기증" 휴식처 필요해
서울 지자체‧플랫폼 3사 배달라이더 전용 쉼터 전무
폭염‧폭우에 무방비…필요성 크지만 정책 집행 '지지부진'
전문가 "플랫폼 노동자 핵심 인력, 특성 감안한 조치해야"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방보경 인턴기자= "길바닥에서 쉬지, 뭐!"

평소에 어디서 쉬었냐는 말에 배달노동자 2~3명에게서 돌아온 말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 일대의 배달라이더들을 만났다. 그들은 대부분 주차장, 큰 건물의 지하, PC방 등에서 제각각 '불편한 휴식'을 보내고 있었다.

지난 2일 강남역 근처에서 배달노동자들이 배달을 나서는 모습. (사진=방보경 기자)

코로나19를 거치며 '배달 수요'가 급증했고 배달시장도 급성장을 거듭했다. 자연스레 배달라이더 수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취업자의 산업 및 지역별 특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배달원 수는 42만8000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9.7% 증가했다.

배달라이더가 많아지면서 배달플랫폼 노동조합의 규모도 커졌다. 2020년 노조 측에서 단체교섭을 시작했을 때 조합원 수는 200명이 채 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대표노조에 1600명 정도가 속해 있을 정도다.

◆ 5곳에 불과한 지자체 간이쉼터, 쉼터 없는 배달 3사

급증하는 배달라이더 수에 비해 그들이 쉴 수 있는 곳은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이동노동자를 위한 간이쉼터는 서대문, 도봉 2곳이며 거점쉼터는 서초, 합정, 북창, 녹번, 상암 등 5곳이 있다. 이중 배달라이더만을 겨냥한 쉼터는 없다.

쉼터가 만들어질 당시부터 서초쉼터와 합정쉼터는 대리운전기사를, 북창쉼터는 퀵서비스 기사를 겨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배달라이더들 역시 해당 쉼터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 북창쉼터 관계자는 "80퍼센트가 퀵 기사님들이고, 배달대행의 경우 거의 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달플랫폼사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배달 3사에서는 라이더를 위한 쉼터 자체를 제공하지 않는다. 물류 창고 등으로 쓰이는 허브(Hub) 10곳에서 식사와 휴식을 할 수 있도록 조성한 요기요를 제외하고는 라이더들이 편하게 쉴 만한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다.

라이더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 배달원은 '월급제면 쉼터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배달의민족이 정직원 월급제로 운영하는 거면, 배민도 구역별로 쉼터를 마련해서 정직원도 커넥터도 휴식이나 용변을 해결할 장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 지난달 31일 휴서울이동노동자합정쉼터.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배달라이더가 거의 방문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쉼터는 한적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거점쉼터는 면적이 넓고 편의시설이 잘 돼있지만, 배달라이더를 겨냥하지는 않았다. (사진= 방보경 기자)

(우) 지난 1일 오후 배달플랫폼 노조에서 만든 부천 쉼터에서 라이더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방보경 기자)

지자체와 플랫폼사들이 쉼터 설립에 지지부진하자, 노조가 직접 팔을 걷어 쉼터를 만든 곳도 있다. 배달플랫폼 노조는 지난해 1월 마포에 배달의민족 측에서 지원한 노조운영비용으로 처음 조성했다. 이후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경기 부천과 서울 중랑구에도 차례차례 쉼터를 만들었고, 노조에서 만든 쉼터는 총 3곳으로 늘었다.

특히 경기 부천 쉼터의 이용률은 높다. 쉼터가 부천의 중심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부천시에서 만든 이동노동자 쉼터가 있으나 접근성이 낮은 탓에 잘 이용하지 않는다. 지난 1일 쉼터를 방문했을 때 라이더들 대여섯명이 모여있었다. 그들은 평균적으로 30분 정도 머물렀고 콜이 없는 시간대에는 2시간 이상 머물렀다. 지자체에서 만든 쉼터 이용자들이 편의시설만 이용하고 가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부천 쉼터는 조합원들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졌다. 부천역 쪽에 라이더들이 머무를 수 있는 센터가 있었지만 지난해 3월 그마저도 없어졌다. 이에 라이더들은 모여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일상생활을 얘기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판단에 만들게 된 것이 지금의 쉼터다.

하지만 노조 쉼터는 지원이 없다보니 환경은 열악한 상황이다. 지자체나 배달플랫폼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노조에서 자발적으로 내는 후원금으로 운영하는지라 자금난에 시달린다. 전상현 배달플랫폼노조 경기부지부장은 "지하라서 여름에 장마가 오면 습하고 물이 넘치기도 한다"며 "바꿔야할 것 같은데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 폭염‧폭우에 무방비…필요성 크지만 정책 집행 '지지부진'

배달플랫폼 노동조합에서 만든 부천 쉼터. 지난해 말에 조성돼 조합원과 비조합원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사진= 방보경 기자)

정해진 쉼터가 없는 환경은 배달노동자들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 배달라이더의 근로시간은 하루 평균 8.58시간, 전업 노동자는 10.47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와 아파트를 오가며 바쁘게 배달하다 보면, 서너번 정도 휴식은 필수라고 라이더들은 입을 모았다.

홍현덕 배달플랫폼노조 사무처장은 "한여름에는 헬멧 60도까지 넘어서 현기증도 나고, 자칫하면 사고가 날 만한 상황이라 중간 중간 쉬어줘야 한다"며 "한겨울에 폭설이 오거나 태풍이 올 때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장소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정책 집행이 지지부진해 쉼터 확보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진행해야 할 자치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탓이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25개 자치구마다 1곳씩 배달라이더 전용 간이쉼터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치구 측에서는 장소 섭외 어려움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서울시에 신청한 자치구는 전무하다. 현재 도봉구와 서대문구만 간이쉼터를 마련한 상황이다.

이성종 서울노동권익센터 쉼터위원장은 "쉼터 자체가 음식배달하는 사람들이 오기 힘들어 간이쉼터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자치구에서 신청해야 사업이 시작될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시 노동정책과 노동권익팀 안준현 주무관은 "연초에 2군데 지자체에서 문의가 들어오긴 했다"며 "문의 자체는 계속 들어오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배달플랫폼 3사 모두 현재 라이더 전용 쉼터 설립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한 곳에서는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일부에서는 "하반기 협상 때 노조가 쉼터 설립 비용을 요구하면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노동문제연구소 김성희 교수는 "플랫폼 노동자가 업체에게는 점점 핵심적인 인력이 되어가고 있다"며 "이동노동자들이 정규직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인력을 운영할 기반을 만드는 움직임은 회사에서도 진행돼야 한다. 이동노동자의 특성을 감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jyoo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