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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차 불법유통 막겠다더니…폐차 기준도 없는 국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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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차 폐차 근거 묻자…국토부 "없다"
'폐차 의무법' 시행 1년…과태료 적발 0건
박상혁 의원 "업계 책임만 돌리는 탁상행정"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침수차 불법유통을 막겠다고 나선 국토교통부가 침수차 폐차 기준조차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미폐차 침수차에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정작 관련 기준조차 세우지 않았던 것이다. 

지난해 법 시행 후 미폐차 침수차로 적발된 사례도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실효성에 의문을 더한다. 최근 국토부가 업계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침수차 불법유통 방지책을 내놓은 가운데,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으로 책임 화살만 애꿎은 업계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천=뉴스핌] 황준선 기자 =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된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2022.08.11 hwang@newspim.com

◆ '침수차 폐차 기준' 묻자…국토부 "기준 없다" 

22일 관련업계와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박 의원의 침수차 관리 실태 관련 질의에 "침수차 폐차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제26조2항에 따라 침수차 소유자는 차량 전손 처리 통보일로부터 30일 이내 자동차해체재활용업자에게 폐차를 요청해야 한다. 전손 처리차란 피보험자동차가 완전히 파손, 멸실 또는 오손돼 수리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자동차관리법령에 따라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처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폐차 판단 기준이다. 어떤 침수차를 폐차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자체 진단 기준표조차 갖추지 않은 채 차량 정비업계에 침수 진단을 맡겨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성능점검 일선 현장에선 각 협회가 침수차 판별 기준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진단하고 있다. 

통상 업계는 차량 실내 및 전기배선 오염도, 트렁크 부식 여부 등 자체 기준에 따라 침수 여부를 판단하는데, 폐차 처리가 필요한 차량인지에 대해선 판단이 어렵다. 시트·핸들 등 침수 수위나 주요 장치 손상 여부 등 정해진 폐차 진단 기준이 없는 탓이다. 업계는 자동차 성능·상태 점검기록부에 침수 여부만 기재하고 있다. 

박 의원 측은 "국토부가 수도권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하고 나서야 각 협회로부터 침수차 점검 기준을 확인하고 나섰다"며 "어떤 차량이 폐차 차량인지 기준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침수차가 중고차 시장에 대거 유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국토부가 뒤늦게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2022.07.28 kimkim@newspim.com

◆ 침수차 폐차 의무제? 과태료 적발 '0건'…"보여주기식 행정"

과태료 처분을 받은 미폐차 침수차가 단 한 대도 없다는 통계도 의구심을 더한다. 국토부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침수차를 폐차하도록 한 법이 시행된 후 여태 과태료 처분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침수차가 종종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해 유통된다는 시장 우려와 다소 괴리감있는 통계라는 지적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5일 침수차 발생 현황을 점검한 뒤 중고차 불법유통 방지책을 내놨다. ▲차량침수 이력을 보다 쉽게 확인하도록 하고 ▲성능점검기록부에 차량 침수이력 미 기재시 성능점거자 처벌을 강화하며 ▲정비과정에서 침수차 여부를 축소·은폐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만 국토부가 자체 진단 기능조차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대책만 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도적·정책적 보완 없이 자동차 성능점검자와 정비사에 대한 처벌만 강화한다는 우려다.

박상혁 의원은 "불법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업계에 대한 단속과 처벌만 강화하겠다는 것은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업무가 과중되는 가운데에서도 꼼꼼하게 임무수행을 해야 할 업계 지원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차보험(자기차량손해담보) 미가입 차량이나 보험 처리없이 수리된 침수차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도 국토부가 풀어야 할 과제다. 이들 차량은 사고 이력조차 남지 않아 추적이 어려운 실정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차보험 가입률은 70% 수준으로, 침수차 10대 중 3대는 보험사에 접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리는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1회계연도 결산보고를 한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을 향해 관련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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