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속보

더보기

[가깝고도 먼 중국] 뉴스핌기자의 수교 30년 체험기 ② 동북 열차안의 북한 달러일꾼

기사입력 : 2022년08월18일 18:36

최종수정 : 2022년08월19일 07:12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중수교 30년 대중 투자 9백억 달러로 급증
달러 빈국에서 세계 최대 외환보유액 국가로

<①회 에서 이어짐>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철로 변엔 키 큰 미류나무가 줄지어 서있고 그 너머로는 광활한 옥수수 밭 평야가 펼쳐졌다. 간간히 마을과 구릉이 차창 밖을 스쳐지나간다. 한중수교일 꼭 한주 전인 1992년 8월 17일 늦은 밤 창춘으로 가는 동북행 열차.  중년 남녀가 침대칸 문밖의 좁은 복도 작은 의자에 앉아 거친 억양의 조선족 말로 사업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 내용으로 볼때 세재와 프라스틱 용기 같은 공산품 장사를 하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 안내원은 "조선족이 아니라 저들은 북조선(북한) 무역 요원들이다"며 "가슴에 착용한 김일성 뺏지를 보라"고 귀뜸했다. 말로만 들어온 북한의 달러 일꾼이었다.

"1960년대 전후만해도 동북쪽 조선족 사이에 '부자 나라' 북한에 친척이 있다는 것은 큰 자랑이었어요. 명절 전에 북한 친척 집을 방문하면 엄청난 선물 보따리를 챙겨왔거든요. 1970년대 중후반 부터 불과 10여 년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딴 판이 됐어요."

조선족 안내원은 지금은 북한이 광물질을 중국에 넘기고 대신 공산품위주의 생필품을 구입해 가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족 안내원의 이 설명은 약 14년 째인 중국 개혁개방 경제의 위력을 실감케하는 얘기이자 1970년대 부터 쇠퇴가 시작된 북한 경제의 실상을 뜻하는 것이었다.

경제 얘기 끝에 우리는 당초 예정을 바꿔 조선족 안내원의 회사인 국유 화학 회사를 둘러보기로 하고 중도인 랴오닝(辽宁)성의 선양(沈阳) 인근 푸순(抚顺)에서 내렸다. 북중 경협 실상도 엿볼 수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고 안내원은 말했다.

수교 30년 동안 기자는 중국에 있는 무수한 기업 공장을 탐방했다. 삼성과 현대 포스코 LG 도요타 지멘스 현지공장, 화웨이 OPPO 알리바바 징둥 치루이 상하이자동차 베이징벤츠 창춘아우디 멍뉴 동인당 구이저우마오타이 우량예 장위 창청포도주 중국철자...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중국 수도 베이징과 동북지역 지린성 장춘을 운행하는 기차.  2022.08.18 chk@newspim.com

 

이가운데 랴오닝성 푸순 화학 공장은 기자가 탐방한 1호 중국기업이었다. 이 회사는 직원만 2만 명이 넘는 대형 국유 기업이었고 조선족 안내원은 이 회사의 외사 파트 직원이었다. 그의 주 업무는 외자 유치와 관련해 대외 꽌시(关系)를 챙기는 일이었다. 그는 출퇴근이 자유롭고 수시로 서울을 왕래하는 특권을 누렸다.

푸순 화학 회사의 젤 큰 현안은 외자유치였고 조선족 안내원은 그때문에 많은 특전을 부여받았다. 회사 바이주(고량주) 진열대가 있는 회사 식당에 앉아 우리는 오찬을 했다. 안내원은 5만 달러도 좋으니 한국 투자자를 소개해달라고 했다. 조달 자금은 수출 생산을 위한 기술 개량에 쓰일 것이며 투자자에게는 배당 등 적지않은 급부가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아파트 한채 값이 될까 말까한 자금. 명색이 직원 2만 명을 거느린 대형 국유기업인데 규모에 상관없이 중국 진출 의향을 가진 기업만 있으면 연결해달라고 부탁한 데서 당시 중국의 외자 유치 수요가 얼마나 절박했을지 짐작이 간다.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중국 당국은 외화 태환권을 발행, 외국인들로 하여금 달러로 환전하게 한뒤 중국내에서 사용하게 했다. 개혁개방 10여년이 지났지만 중국 화폐 런민비(人民币, RMB, 위안화)는 글로벌 통화시장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뉴스핌 기자는 중국 입국 일주일 뒤인 8월 24일, 한중수교일 당일에 김포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시 텐진공항으로 돌아왔다. 외화태환권 사용 후 남은 잔돈을 다시 달러로 바꾸려고 했지만 외환은행격인 공항내 중국은행 창구는 모두 셔터로 닫혀있었다. 경제개발의 실탄인 달러 유출을 한푼이라도 막으려는 심산으로 보였다.

이후 저임금과 저임대료 세제혜택 등의 투자 매릿을 무기로 한 외국 자본 유치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쓰나미 처럼 중국에 몰려들었다. 중국은 특히 한중수교 약 10년만인 2001년 WTO 가입을 계기로 세계의 공장으로 떠올랐고 미국을 제외한 세계 최대의 달러 부자가 됐다.

달러 위주의 중국 외환보유액은 2014년에 4조달러를 돌파했고 2022년 상반기 기준 3조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1992년 한중수교의 해 거의 전무했던 한국 기업의 대중국 직접 투자는 30년후인 2022년 900여 억 달러에 달했다. 삼성 한개 기업만해도 수교 30년 동안 500억달러를 중국에 투자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엔비디아 3분기 실적 '기대 이상'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지난 3분기 실적이 월가 기대치를 상회했다. 데이터 센터의 강력한 매출 속에서 회사 측은 이번 분기에도 월가 전망치보다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간) 2026 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이 570억1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이 1.30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매출액 전망치 549억2000만 달러와 주당 순익 예상치 1.25달러를 각각 웃돈 수치다.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62%나 급증했다. 이번 분기 예상보다 강력한 매출액은 데이터 센터 부문의 성장이 주효했다. 3분기 데이터 센터 매출액은 512억1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6.4%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이밍 매출액은 42억6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매출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클라우드용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이미 매진됐다"며 "훈련과 추론 전반에서 컴퓨팅 수요가 계속 가속화되고 있으며 각 부문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AI의 '선순환 고리'에 진입했다"며 "AI 생태계는 매우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더 많은 신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자들과 더 많은 AI 스타트업, 더 많은 산업, 더 많은 국가로 확산하고 있다"며 "AI는 모든 곳으로 모든 것을 동시에 향하고 있다"고 했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액이 650억 달러에서 ±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월가는 엔비디아가 616억60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 측은 GAAP(미국 일반 회계 기준) 기준 총이익률을 약 74.8%, 비 GAAP 기준 총이익률을 약 75.0%로 예상했으며, 두 지표 모두 ±50bp(0.5%포인트) 범위 내에서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6 회계연도 엔비디아는 370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이나 현금 배당 형태로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회사 측은 3분기 말 기준 622억 달러의 잔여 자사주 매입 승인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 중이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4시 37분 엔비디아는 전장보다 3.64% 오른 193.30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11.20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11-20 06:42
사진
SKT, '1인당 30만원' 배상안 거부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SK텔레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가 제시한 '피해자 1인당 30만원 배상'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확정했다. 회사는 사고 이후 진행해 온 선제적 보상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이 조정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정안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최근 분조위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 배상 조정안에 대해 SK텔레콤은 내부 검토를 거쳐 불수락을 최종 결정했다. 내부에서는 조정안이 그동안 회사가 추진해 온 보상 프로그램, 보안 강화, 재발 방지 조치 등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분조위는 앞서 조정 신청인 3998명에게 각 3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고,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안전조치 강화와 내부 관리계획 이행 등을 권고했다. 통신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정안이 전체 피해 추정치인 약 2300만명에게 동일하게 확대 적용될 경우 배상 규모가 최대 7조원 수준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이 불수락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여상원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SK텔레콤 상대, 유심 해킹 피해자 250명을 대리해 1인당 100만원 위자료 지급 집단소송 접수를 앞두고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SK텔레콤의 거부로 조정은 성립하지 않게 됐으며, 신청인들은 개별 민사소송으로 절차를 이어가게 된다. 현재 피해자 약 9000명이 제기한 1인당 50만원 청구 소송도 진행 중이며, 첫 변론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날 오전 SK텔레콤의 조정안 수락 여부와 관련해 아직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정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자단과의 티타임에서 "답을 아직 받지 않았다. 회신이 오면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신청인에게 통지하도록 돼 있다"며 "현행 법상 기한 내 답변이 없을 경우 수락 간주제가 적용된다. 기한 내 답변이 오지 않으면 수락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는 법에 정해진 절차"라고 설명했다. dconnect@newspim.com   2025-11-20 18:5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