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성악가 보첼리 무대에 우뚝 세워질 박은선의 조각 '무한기둥'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토스카나서 열리는 보첼리 콘서트에 11m 조각 세워
조각가 박은선, 세계조각의 성지에 작품 영구설치
피에트라산타 시 조각상 수상, 명예시민증도 받아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박은선(57)이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64)의 대규모 콘서트에 조각 작품으로 협업한다. 박은선은 오는 7월28일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라하티코에서 열리는 보첼리의 공연 무대에 높이 11m의 대리석 조각을 설치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콘서트 무대에 세워질 박은선의 높이 11m, 무게 22톤의 대형 대리석 조각 '무한 기둥'. 보첼리는 공연타이틀을 '무한(인피니또)'으로 명명했다. 2022.06.29 art29@newspim.com

하늘을 향해 나선형으로 높이 비상하는 박은선 조각의 제목은 '무한 기둥(Colonna Infinit)'이다. 연회색과 검은색의 대리석 판들이 스트라이프 무늬처럼 켜켜이 쌓이며 공중을 향해 끝없이 솟아오르는 이 조각은 2시간 넘게 이어질 보첼리 공연 내내 무대를 장식하게 된다.

마침 보첼리는 공연 타이틀을 '무한(Infinito)'으로 명명했다. 박은선의 추상 조각이 품고 있는 정신성과 주제에 매료된 그는 클래식 공연과 미술이 하모니를 이루도록 타이틀을 조각에서 따왔다. 이로써 클래식 음악과 현대미술이 멋지게 어우러지는 예술이벤트가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여름 밤을 수놓을 예정이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성악가이다. 루치아노 파바로티(1935~2007)가 '최고의 미성'이라며 찬사를 보낼 정도로 음악성을 타고난 그는 시각장애를 딛고 클래식 음악계 톱에 오른 불굴의 테너다. 보첼리는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은 물론, 미국 남미 아시아 등 전세계를 누비며 30여 년간 클래식 공연과 오페라, 크로스오버 콘서트를 가져왔다.

그는 최근까지 14장의 음반을 펴내 약 9천만장을 판매했고, 각종 상을 휩쓸었다. 특히 2018년 아들 마테오 보텔리와 함께 부른 '나에게 빠지세요'라는 노래로 미국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박은선의 추상조각 '무한기둥'의 세부 디테일. 두가지 색상의 대리석을 켜켜이 쌓아올리며 나선형 타워처럼 만든 작품이다. 중간에 숨통처럼 일부러 균열을 준 것이 특징이다. [사진=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이탈리아 중서부 토스카나주 라하티코 출신으로 피사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잠시 법률사무원으로 일했던 보첼리는 성악이 운명임을 깨닫고 음악에의 길을 택했다. 신생아 때부터 녹내장을 앓아온 그는 12살 때 축구를 하던 중 눈에 공을 맞아 뇌출혈로 시력을 잃었다. 이후 절망의 시간을 겪어내며 성악을 연마한 그는 "신은 잃어버린 눈 대신 내게 목소리를 주셨다"라는 유명한 신앙고백을 남기기도 했다. 보첼리는 자신이 태어난 라하티코 시의 '침묵의 광장'이란 야외무대에서 매년 공연을 갖고 있다. 올해는 아들 마테오 보텔리도 아버지와 함께 노래를 부를 계획이다.

보텔리는 토스카나 지역에서 29년째 작업 중인 한국의 조각가 박은선과 수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왔다. 박은선의 추상조각을 손으로 만져가며 '마음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그는 "깊은 명상에 빠지게 하는 최고의 작품"이라는 감상평을 내놓기도 했다.

2021년 여름 박은선이 토스카나의 유명한 휴양도시 비아레조 시 초청으로 해변에서 야외조각전을 가질 때 보첼리는 자신이 소유한 비치클럽에도 조각을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이로써 박은선은 비아레조에서의 야외 전시회를 더욱 풍성하고도, 성황리에 개최할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보첼리가 자신의 공연에 조각을 세워줄 것을 요청해 음악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이 성사된 것이다.

[서울 뉴스핌] 지난 2016년 이탈리아 피렌체 시 초청으로 대규모 야외조각전을 가질 당시 현지 기자, 비평가들과 인터뷰 중인 조각가 박은선. [사진= 이영란 기자] 2022.06.29 art29@newspim.com

전남 목포 출신으로 경희대학교 미술대학과 이탈리아 카라라국립예술아카데미를 졸업한 박 작가는 1993년부터 세계 조각예술의 본고장인 피에트라산타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동양의 깊고 오묘한 정신성에 서양의 조각어법을 결합한 간결하면서도 구축적인 추상작업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유럽의 여러 도시들과 미술관 초대로 개인전을 가졌고, 미국과 한국에서도 초대전을 갖는 등 전세계를 누비며 왕성하게 활동해왔다. 현재 이탈리아와 유럽 각 도시에 박은선의 공공조형물이 20여점 설치돼 있다.

특히 지난 2016년에는 이탈리아 피렌체 시 초청으로 도시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미켈란젤로 광장을 비롯해 베키오궁전과 피티광장, 공항 등에 모두 14점의 조각을 석달간 전시하는 대규모 야외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박은선을 초청해 조각전시를 열도록 한 다리오 나르델라 피렌체 시장은 "동서양의 예술미학이 결집된 박은선의 뛰어난 작업을 피렌치 시 곳곳에 설치하게 돼 기쁘다"며 찬사를 보낸바 있다.

뿐만 아니라 박은선은 로마의 유서깊은 고대유적지 포로 로마나에서도 대규모 야외조각전을 가졌다. 서양 고전건축의 근원지인 로마시대 사적지에서 침묵과 외침, 빛과 그림자, 동양과 서양, 어둠과 밝음, 절제와 포효가 어우러진 박은선의 조각이 세워지며 당시 평단 등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이탈리아 중서부 피에트라산타시 고속도로 진입 로터리에 시 요청으로 영구설치된 박은선의 조각 '무한 기둥'. 피에트라산타 시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조각상인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수상한 기념으로 세워졌다. [사진제공=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그는 이탈리아 유학 후 고국에서 대학교수 제의를 받기도 했으나 "편안하고 안정된 길 보다, 전업작가로서 조각의 본고장에서 승부를 보고싶다"며 배수진을 치고 작업에 올인, 유럽을 대표하는 조각가로 발돋움했다. 현재 박은선은 이탈리아의 톱 갤러리인 콘티니갤러리 전속작가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조각가로서는 가장 많은 작업량과 가장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는 작가로 손꼽힌다.

박은선은 2018년에는 피에트라산타 시가 조각예술 부문에서 가장 훌륭한 업적을 거둔 작가에게 수여하는 권위있는 '프라텔리 로셀리'상을 받았다. 역대 최연소 수상이었다. 지난해에는 그간의 예술적 성취를 인정받아 외국인으로는 역대 세 번째,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피에트라산타의 명예시민이 됐다.

게다가 올해에는 도시의 첫 관문인 고속도로 진입 로터리에 시의 요청으로 대규모 작품 '무한기둥'을 영구설치하기도 했다. 제막식에는 피에트라산타의 시장을 비롯해 많은 예술가와 비평가, 언론인, 미술팬이 모여들어 성황을 이뤘다. 피에트라산타의 공공장소에 작품을 설치한 조각가는 페르난도 보테로(콜롬비아), 이고르 미토라이(폴란드) 등 손에 꼽을 정도여서 한국 현대조각계의 쾌거라 할 수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에트라산타로 들어서는 고속도로 진입로에 시 요청으로 영구설치된 박은선의 조각. 제막식에서 피에트라산타 시장과 포즈를 취한 작가 박은선. [사진=박은선] 2022.06.29 art29@newspim.com

박은선은 "1993년부터 세계의 조각가들이 선망하는 '조각의 본고장'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하며 수많은 희로애락을 거쳤습니다. 초창기 하숙비가 떨어져 곧 쫓겨날 상황인데도 스튜디오 한 켠에서 작업을 하곤 했죠. 딱히 갈 곳도 없었으니까요. 어느 일요일 오전, 마침 스튜디오 투어에 나선 컬렉터 부부가 내 작품을 눈여겨봤다가 저녁까지도 작업 중인 나를 다시 발견하곤 즉석에서 작품을 구매했습니다. 절벽 끝에 서있었는데 극적으로 고비를 넘긴 거죠. 그 후에도 피 말리는 순간들이 많았지만 좌고우면하지 않고 진격했더니 오늘 이렇게, 이 도시에서 작업하는 모든 조각가들이 가장 염원하는 '피에트라산타 시에 작품 영구설치'라는 목표를 이루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거대한 대리석 산들이 늘어선 카라라가 배후에 있는 피에트라산타는 르네상스 작가 미켈란젤로를 필두로 마리노 마리니같은 이탈리아 거장은 물론, 헨리 무어(영국), 페르난도 보테로(콜롬비아), 데미안 허스트(영국), 제프 쿤스(미국), 마크 퀸(영국) 등 각국의 예술가들이 거쳐간 도시다. 돌 조각이라면 세계 최고의 대리석 집산지이자 뛰어난 공방들이 있는 피에트라산타가 세계 최일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2021년 베네치아 콘티니갤러리 초대로 열린 개인전에서 박은선이 처음 선보인 청동조각. 오랜 시간 돌조각에 집중하던 작가는 최근 브론즈 작업도 시도하며 변화를 모색 중이다. [사진=콘티니갤러리] 2022.06.29 art29@newspim.com

이 세계적인 조각도시로 들어서는 고속도로 진입로에, 높이 11m의 대형 조각을 박은선이 설치하게 된 것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은선 작업의 독창성과 예술성, 그리고 그가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거둔 성과가 종합적으로 검증 평가된 것이자, 한국의 예술가로서 세계 조각의 성지에 작품을 보란듯 세우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지대하다. 한국 예술계, 한국 정부로부터 그 어떤 혜택과 배려도 받지 못한채 예술전쟁터나 다름없는 세계 조각의 최일선에서 홀로 숨막히는 혈전을 벌인 끝에 이룬 성취라는 점에서 숙연해지기도 한다. 

박은선은 2018년 5~6월 서울 성수동 서울숲의 더페이지갤러리에서 대규모 고국전시를 개최했으며, 지난해 가을과 올초 이탈리아 콘티니갤러리 초대로 베네치아의 콘티니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2015년 세계한인의 날에는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상했다. 한편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79)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인피니또 뮤지엄'에도 그의 작품이 설치될 예정이다.

내년이면 피에트라산타에 발을 디딘지 30년인 그는 이번 작품 영구설치와 보텔리와의 협업 등이 큰 선물인 셈이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 이상으로, 앞으로 나갈 길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박은선는 말한다. "작품을 얼마나 더 깊이, 더 치열하게 파고드느냐가 관건이겠죠. 더 새롭고, 더 묵직한 작품을 내놓는게 제 숙제입니다"라고.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안세영, 왕즈이 잡고 말레이오픈 3연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날카로운 공격력까지 장착해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안세영(삼성생명)이 2026년 첫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다. 안세영은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56분 만에 게임 스코어 2-0(21-15, 24-22)으로 물리치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0만1500달러(1억3000만원)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 [사진=BWF] 2026.01.11 psoq1337@newspim.com 지난 해 8차례 만나 모두 왕즈이를 제압했던 안세영은 이날 승리호 상대 전적 17승 4패가 됐다. 왕즈이는 지난해 12월 21일 왕중왕전 결승에서 패한 뒤 "안세영은 항상 모든 나라 선수들에게 롤모델"라며 믹스트존에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고 눈물을 쏟았다. BWF 관계자조차 "왕즈이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본다"고 할 만큼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이번 대회는 안세영에게 긍정적인 변수가 많았다. 8강에서 맞붙을 예정이던 세계 3위 한웨이(중국)가 감기 몸살로 기권했고 준결승에서 최대 난적인 세계 4위 천위페이(중국)의 기권으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 왕즈이는 이날 경기 전 "안세영은 허점이 거의 없는, 매우 철저하고 완성도 높은 선수"라며 승리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안세영은 1게임 초반 몸이 덜 풀린 듯 범실을 쏟아내며 1-5까지 밀렸다. 뒤늦게 리듬을 찾은 안세영은 하프 스매싱을 앞세워 득점을 쌓아 10-11로 인터벌에 들어갔다. 휴식 후 특유의 송곳샷이 살아나며 역전했고 셔틀콕을 상대 엔드 라인과 사이드 라인 위에 떨어뜨리며 21-15로 게임을 잡았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11일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BWF SNS 동영상 캡처] 2026.01.11 psoq1337@newspim.com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11일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BWF SNS 동영상 캡처] 2026.01.11 psoq1337@newspim.com 2게임에선 짜릿한 뒤집기쇼를 펼쳤다. 9-17까지 밀려 패색이 짙었으나 수비와 길게 가져가는 랠리로 추격에 나섰다. 왕즈이가 20-19로 먼저 게임 포인트에 들어갔지만 안세영이 듀스를 만들고 23-22로 앞선 뒤 대각 스매시로 챔피언십 포인트를 뽑았다. 2026년을 여는 첫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안세영은 환호하는 말에이시아팬들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포효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1-11 14:46
사진
'중밀도 도심블록형주택' 띄웠지만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정부가 신속한 주택 공급을 목표로 도심 저층 주거지를 활용한 중밀도 주택단지인 이른바 '도심 블록형 주택'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과 정책 효과를 둘러싼 우려가 적지 않다. 정부가 구상 중인 도심 블록형 주택은 공공재개발 방식을 일부 차용한 사업 모델로, 토지를 수용한 뒤 공공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구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경우 토지 및 주택 소유주에 대한 보상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는 조합이 자체적으로 책임지는 이주 대책을 정부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행정·재정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중밀도 주택 특성상 용적률이 제한돼 주택 공급의 순증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도심 내 고비용 구조를 감안할 경우 공급 확대 수단으로서의 효율성이 낮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용과 임대주택 건설을 전제로 할 경우 대규모 재정 투입이 불가피해 재정 부담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특화주택'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밀도 도심 블록형 주택 사업은, 현재 거론되는 '수용 후 전세형 임대주택 공급'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정책 성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진단이 업계 전반에서 제기되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책 목표에 비해 실질적인 공급 효과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AI 작성 이미지 도심 블록형 주택은 35층 가량 고밀도로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저층 다가구 밀집지역을 '블록' 단위로 묶어 중밀도의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중밀도의 의미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10층 미만의 새로운 공동주택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법령의 다세대주택(빌라) 규정대로 5층 이하로 지어 단독·다세대 주택과 대단지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일종의 타운하우스 단지와 유사한 새로운 중간 주거 유형으로 짓는다는 구상도 나온다. 이 모델은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국건위)가 검토 중인 새로운 주택 모델로 알려졌다. 국건위는 도심 블록형 주택이 당장 추가 공급대책 물량이라기보다 단지형 아파트와 다세대·다가구 주택 사이에 새로운 건축 모델을 제시하는 중장기 구상이라고 밝혔다. 저층 주거지를 속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란 이야기다. 하지만 정부는 빠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추진본부 출범식에서 "전세 물량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공급 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며 "도심 블록형 주택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주택 공급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는 9일 발표한 경제성장전략에서 특화주택 도입을 위해 올 1분기 중 근거법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블록형 주택은 윤석열 정부 때 나온 '뉴:빌리지' 사업을 개편한 사업으로 꼽힌다. 뉴빌리지는 전면적인 재개발·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단독, 빌라촌 등 저층 주거지역에서 민간이 주택을 정비할 경우 금융·제도적 인센티브와 공공의 기반·편의시설 설치를 패키지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만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도심 블록형 주택은 뉴빌리지와 달리 공공개발이란 특성을 갖는다. 뉴빌리지가 높은 분담금이나 재개발을 원치 않는 주민들의 자력 주거환경개선을 지원하는 사업이라면 도심 블록형 주택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사업시행자로 도심내 저층주거지를 대상지로 지정해 토지를 수용한 뒤 재정을 투입해 최대 10층 이내 임대 주택을 짓는 소규모 공공재개발사업이다. 임대주택이 완공되면 임대사업은 사회적 기업이 대행한다.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가 도입한 사회주택과 똑같은 방식이다. 도심지역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며 사회적 기업을 양성하는 제도인 셈이다.  도심 블록형 주택은 정부의 강제성이 없으면 사회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후 저층주거지역에 사는 거주자들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이유는 먼저 높은 분담금 때문이며 입주까지 15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수용방식으로 진행되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이같은 문제는 해결할 수 있지만 보상금액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 여당인 민주당은 야당 시절부터 LH의 매입임대주택사업에서 지나치게 많은 보상금액을 준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매입임대주택사업의 보상비용 문제를 지적하며 이의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도심지는 수도권 신도시 후보지와 달리 토지비용이 월등히 높으며 실제 거주하는 인구도 훨씬 많다. 이 때 보상금액을 '합리적'으로 낮추면 소유주들은 수용을 반대할 수밖에 없고 정부의 강제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 추진이 힘들어진다. 수용당한 주민들에게 새로 지어질 도심 블록형 주택의 입주권을 보장하는 방식이 되면 분양가가 문제가 될 것이며 임대주택이 절반 이상이고 중밀도 단지라는 점에서 향후 재산가치 상승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이는 공급자인 정부와는 상관없지만 해당 소유주들에겐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더욱이 민간 재정비사업에선 세입자 이주문제는 사업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하지만 도심 블록형 주택사업은 공공사업인 만큼 정부가 직접 해결해줘야한다. 정부는 최근 1기 신도시 재정비 추진과정에서 해당 지자체에 강력한 이주대책을 주문했고 이의 부실을 이유로 분당신도시 등은 지정물량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추가 임대주택을 확보해야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아울러 중밀도로 지어지는 도심 블록형 주택은 실제 순증하는 주택수가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높은 분담금을 감수하더라도 재개발사업으로 고품질 주택을 갖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주거 개선 소원은 완전히 좌절되게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밀도로 개발해서 소유주에게 분양주택을 주고 나머지는 임대로 제공해야할텐데 막대한 재정을 들여 토지 수용 후 중밀도로 집을 지어서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 자체가 주택공급 확대와 관련이 없다"며 "시장이 순응할 합리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2026-01-11 06: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