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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진입을 기회로"…중고차 시장 벌써부터 '각축전'

기사입력 : 2022년04월05일 08:47

최종수정 : 2022년04월05일 08:47

하반기 무한경쟁 앞두고 전략 마련 분주한 업계
케이카, 엔카닷컴, 리본카, 롯데렌탈의 승부수는?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시장 개방으로 무한경쟁을 앞두고 있는 중고차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현대자동차·기아 등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업체들은 저마다 생존전략을 마련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각자 장점을 내세워 본격화되는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고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 "당장이라도 팔 준비됐다"…롯데렌탈, 인프라 이미 구축

5일 중고차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올 하반기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의 강점은 중고차 경매장 롯데오토옥션을 통한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롯데오토옥션 [사진=롯데렌탈] 2022.04.05 jun897@newspim.com

롯데오토옥션은 지난 2014년 3월 국내 최초 온·오프라인 동시 경매장으로 문을 열었다. 출범 7년 만인 지난해 롯데오토옥션의 출품대수는 5만1000여대로, 2014년 2만5000여대에 비해 2배 이상 성장을 이뤘다.

전국 100개의 직영지점을 갖고 있고, 경매장도 보유하고 있다. 1회 최대 1500대 수준의 경매 인프라와 최대 4대 동시 경매가 가능한 4-레인(Lane) 시스템 구축으로 단일 규모 국내 최대 경매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77.3%의 낙찰률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오토옥션이 최고 수준의 낙찰률을 유지하는 이유는 고객 신뢰도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롯데오토옥션은 롯데렌탈의 장기 렌터카에 대한 점검과 소모품 교체 등 정기적 정비를 실시한다. 이후 경매 출품 시 투명한 차량 정비 및 사고 이력을 제공하면서 판매자와 구매자 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있다.

전문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31장의 내·외부, 하부, 루프, 타이어 등의 사진 제공을 통해 경매 회원사에게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반출, 출품차량 확인 등이 가능한 무인 키오스크 운영, 성능점검 이력 QR코드 제공 등 매물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일반 소비자들도 롯데오토옥션 경매를 통해 '내 차 팔기'가 가능하다.

이런 인프라와 신뢰도를 바탕으로 롯데렌탈은 당장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어도 문제없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롯데렌탈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기업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임직원들이 전사적인 차원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까지 전체 중고차 시장 점유율 10%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대기업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이 확보된 것이다. 이미 그간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서는 당장이라도 판매할 준비가 돼있다"며 "하반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식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뢰도 제고"…엔카닷컴, 전국 지원센터에서 확실한 보증

엔카닷컴은 연간 약 120만대의 중고차가 등록되고 온라인과 모바일 방문자 수가 매일 75만명을 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라 중고차 시장 개방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엔카 광고지원센터 [사진=엔카닷컴] 2022.04.05 jun897@newspim.com

다만 '엔카 광고지원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엔카닷컴이 보증하는 매물을 바탕으로 한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엔카 광고지원센터는 소비자들이 딜러의 중고차를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오프라인 거점이다. 지난 2015년 처음 문을 열었으며, 이달 기준 전국에 42개 지점을 두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중 오프라인 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엔카닷컴이 유일하다.

광고지원센터에는 엔카닷컴에 등록되는 매물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포토 스튜디오가 마련돼있다. AI 차량정보등록 솔루션 '모바일진단'을 도입해 차량 옵션 등 정확한 매물 정보를 등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무사고 차량을 확인하는 '엔카진단'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딜러나 상사를 대상으로 효과적인 광고 및 판매 솔루션을 제안하는 '맞춤형 딜러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엔카닷컴이 직접 확인하고 보증하는 차량들이라 고객들의 신뢰도를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영업 및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딜러들 의견이 많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광고지원센터는 매물의 신뢰성 측면에서 상징성이 있는 공간"이라며 "딜러들이 올리는 매물을 엔카닷컴에서 한 번 더 직접 확인하면서 허위 매물을 없애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중고차 시장이 보다 투명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카닷컴은 온라인 플랫폼으로써 직접 거래하는 형식은 아니라 직영으로 하는 대기업과 직접 경쟁은 아니다"면서도 "비대면 구매 서비스인 홈서비스나 비교견적 서비스인 내차팔기 등을 강화해서 수익을 다각화하고 신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30대 공략"…리본카, 도심 쇼룸으로 접근성 확보

리본카는 오토플러스가 지난 2018년 선보인 비대면 중고차 브랜드다. 업계의 막내급인 만큼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고객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리본카 판교라운지 [사진=리본카] 2022.04.05 jun897@newspim.com

리본카는 세계적인 품질인증기관 티유브이슈드(TÜV SÜD)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정한 국내 최대 규모의 직영 상품화 공장인 ATC(AUTOPLUS Trust Center)에서 엄격한 선별과 철저한 상품화 과정을 거친 고품질의 직영 중고차만을 선보인다. 260개에 달하는 정밀검사(AQI)와 냄새 테스트를 통과한 차량만을 취급하며, 구매 후 단순변심이라도 위약금 없이 운행거리 700km 이내를 기준으로 7일 내 환불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랜드마크 디테라스에 프리미엄 중고차 쇼룸 '리본카 판교라운지'의 문을 열고 고객 접근성을 강화했다. 리본카가 판교를 선택한 이유는 사회 초년생이나 직장인 등 20~30대가 밀집한 지역 특색 때문이다.

구매력 있는 얼리어답터들에게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O4O(Online for Offline) 기반의 새롭고 편리한 중고차 거래 경험을 제공할 것이란 게 리본카 측 설명이다. 얼리어답터는 새 제품이 출시되면 남들보다 먼저 구매해 사용해보는 소비계층을 뜻한다.

판교라운지에서는 중고차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전담 세일즈 매니저가 구매 상담부터 출고, 등록 이전까지 전 과정을 상담하고, 기존에 타던 차량의 처분부터 중고차 거래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지원한다. 리본카는 향후 중고차를 우선 렌트한 후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렌트 투 오운(Rent to own)'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리본카 관계자는 "기존의 중고차 거래가 도심 외곽에 밀집해 있는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주로 이뤄졌다면, 판교라운지는 일상 속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인증중고차 마켓플레이스를 지향한다"며 "지역 고객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강한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고객의 자동차 생활 전반을 함께하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1위의 자신감"…케이카, 대기업과 협업 기회 모색

중고차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케이카는 대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독자적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위기를 기회 삼아 오히려 케이카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2021.08.30 lovus23@newspim.com

이에 따라 케이카는 기존 사업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한편, 온라인 지배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케이카는 100% 인증된 직영 중고차를 취급한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46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지점을 추가해 전국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등 온라인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케이카는 2015년 국내 중고차 업계 최초로 이커머스를 탄생시켰다. 2020년 기준 케이카의 중고차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81%다. 케이카 판매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기준 45%에 달하는 등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완성차 업체와 협업도 꾀할 계획이다. 케이카는 이미 일부 완성차 업체들과 낮은 단계의 협업을 진행 중이다. 케이카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의 인증 중고차와 매물 비교가 가능하다. 르노코리아자동차, 한국지엠 쉐보레 등과는 중고차 매입 등 제휴를 맺고 있다.

케이카 관계자는 "중고차 전체로 치면 케이카의 시장 점유율은 5% 정도 밖에 안 된다. 중고차 시장이 기업화 되면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서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중고차 사업은 기존과 다른 유형이라, 위협보단 제휴를 맺고 협업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un89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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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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