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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삼프로에게 듣는다]②김동현 "기존 잣대는 거둬라"

기사입력 : 2022년01월27일 11:39

최종수정 : 2022년02월11일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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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협 김동현팀장, 국내 몇 안되는 아트페어 기획자
대중 미술수요 크게 증가해 호황 3~5년 이어질 것
올 9월 KIAF, 프리즈와 공동개최 "세계가 주목"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이른바 '불장'이라 불렸던 2021년에 이어 세계 미술시장은 올해도 호황이 예상된다. 글로벌 미술계를 리드하는 하우저앤워스, 가고시안, 페이스, 데이비드즈워너 등의 메가 갤러리들은 연초부터 야심찬 기획전을 쏟아내며 2022년 전시스케줄을 공표했다. 기존 프로그램과는 궤를 달리 하는 프로그램으로 지구촌 컬렉터들을 빨아들인다는 전략이다. 경매회사들도 전열을 다지고 있다. 소더비 경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 73억달러(한화 8조7000억원)를 달성하며, 크리스티 경매(71억달러, 8조5000억원)를 2위로 밀어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올해를 신규 컬렉터 및 MZ세대 컬렉터를 더욱 확실히 공략하는 해로 삼고, 입체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온라인 경매와 NFT디지털아트 부문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세계 미술시장에 호황의 새 시대가 왔듯 한국 미술시장 또한 예전의 시장이 아니다. 바야흐로 아트컬렉션에 '전쟁'이 시작됐다. IT와 벤처, 주식 및 부동산으로 자금력을 확보한 슈퍼리치들은 미술품을 투자대상으로 보고 매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소득의 MZ세대 또한 블루칩 작품 투자에 팔을 걷어부쳤다. 미술시장에 이처럼 신규 컬렉터가 대거 유입되며 올해도 뜨거운 호황이 예고된다. 그러나 한국 미술시장의 토대는 아직 허약하다. 연초부터 화랑과 경매사간 갈등이 불거졌고, 외국 유력 갤러리의 잇딴 서울지점 개설로 화랑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막 미술품 수집에 발을 들여놓은 컬렉터들은 변수 많은 아트마켓의 향후 판도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뉴스핌은 국내 미술계를 대표하는 3인의 전문가에게 한국 아트마켓의 현황과 전망을 들어보는 '미술삼프로에게 듣는다'를 기획했다. 그 두번째로 서울 삼청로의 이화익갤러리 디렉터로 10년간 활동하고, KIAF(한국국제아트페어)가 변화하던 2018년부터 KIAF와 화랑미술제를 기획, 진행해온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을 만나 호황의 미술시장을 진단하고, 향후 기상도를 예측해봤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국내에서 몇 안되는 아트페어 오가나이저(전시기획자)인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 화랑협회가 주최하는 KIAF와 화랑미술제가 그가 이끄는 전시기획팀에 의해 만들어져 해마다 미술애호가들에게 펼쳐진다. [사진=김민지 기자] 2022.1.25

미술시장에 15년간 몸담으며 최근같은 호황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다. 벌써 거품이란 우려도 있는데 호황이 얼마나 지속될까? 미술시장에 들어온 후 지금과 같은 호황을 본 적이 없다. 열기가 뜨겁다. 갤러리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가 2009년이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경제도, 미술시장도 폭락했다. '곧 회복되겠지'하고 기다렸지만 불황은 10년간 이어졌다. 그러다 2019년부터 호황으로 전환돼 지난해 폭발하듯 살아났다. 화랑미술제와 KIAF를 주관하며 '불장'을 확인했다. 갤러리들은 엄청나게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이 열기가 거품이 아니냐는 우려가 들리는데 세계경제의 돌발악재가 생기지않는 한 3~5년은 이어질 거라 본다. 그 이유는 전체 판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미술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고, 작품 구매층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이 새롭게 진입하면서 컬렉션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 예술이 삶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어 호황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미술품 투자는 은행금리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그림을 사는 MZ세대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그런 고객도 긍정적으로 본다. 그림은 예술품이자 재화이지 않은가. 물론 '거품이 너무 꼈다, 젊은 사람들이 뭘 모르고 저런다'며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통계를 보자. 예술경영지원센터는 2021년 국내 미술시장 규모를 9157억원이라고 발표했다. 반면에 작년 게임시장 규모는 약 20조원(한국컨텐츠진흥원 집계)이었다. 미술시장은 게임시장의 20분의1도 안 되는 규모다. 이를 미술시장의 한계로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엄청난 가능성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망은 달라지는데 나는 잠재력에 주목한다. 지난해 미술시장에 신규 고객이 약 2배 증가했다. 올해도 새로운 컬렉터가 계속 진입하면서 시장은 계속 뜨거울 것이다.

올해부터 KIAF는 세계 정상의 아트페어인 영국 프리즈(Frieze)와 공동으로 페어를 개최한다. 지각변동이라 할 수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올 9월 페어부터 KIAF와 프리즈는 5년간 서울에서 아트페어를 공동개최한다. 9월 행사를 위해 긴밀하게 협의 중이다. 프리즈의 진출로 KIAF는 크게 변화할 것이고, 미술시장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그간 KIAF는 한국을 대표하는 최초, 최고의 국제아트페어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성장해왔다. 그런데 작년부터 '개혁'이라 할 정도로 참가갤러리 라인업, 내부시설, VIP고객관리 등이 확 달라지고 있다.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이기도 하다. 차제에 갤러리들도 바뀌어야 한다. 프리즈의 한국 진출로 여러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해외갤러리와 자본, 컬렉터 유입이 가장 큰 의미다. 시장이라는 것은 거래량이 늘고, 트래픽이 늘어야 성장할 수 있다. 국제 마켓과의 유통이 원활히 일어나고, 시장으로서 확실히 인정받아야 한국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시험대에 올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국내 최대의 아트페어인 KIAF의 지난해 현장. 올해부터는 세계 정상의 영국 프리즈와 공동개최해 판이 크게 커지고,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KIAF] 2022.1.2

KIAF 2022는 판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당연히 판이 커질 것이다. 코엑스 1층에서만 진행하던 KIAF서울은 프리즈와 함께 1,3층 전관에서 열린다. 규모는 두배, 파급력은 몇배 이상이다. 매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한번도 본적 없는 메가 갤러리들이 정상급 작품을 들고 서울로 온다. 세계 미술계 주요인사와 할리우드 스타들도 내한할 것이다. 마침 K컬처에 대한 전세계 관심이 대단해 KIAF와 프리즈가 펼치는 페어와 연관 미술축제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거라 본다. 또한가지 KIAF에서 런칭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페어 'KIAF플러스'가 있다. 동시대 참신한 미술품과 NFT, 미디어아트를 다각도로 선보이는 별도의 페어다.

해외 유력 갤러리들이 일제히 KIAF와 프리즈에 참가한다. 작품성, 자본력, 영업력에서 우리 보다 월등한데 한국 갤러리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솔직히 그런 우려도 있지만 우리 갤러리도 두려워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자본력, 기획력이 약하다고 글로벌 마켓은 이를 봐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가 경쟁력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 문화예술적으로 특별한 탤런트를 가진 나라다.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와 게임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평가를 받기까지 많은 이들이 치밀한 전략을 세워 엄청난 에너지를 투입해왔다. K아트 역시 세계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단 크리에이티브를 어떻게 기획, 구성해 이를 전략적으로 알리며 가치를 부여하느냐가 관건이다. 단순히 작가 작품을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페로탱, 리만 머핀, 페이스에 이어 타테우스 로팍 등 굴지의 화랑들이 서울에 지점을 냈다. 화이트스톤 갤러리도 곧 상륙한다. 위기감을 느끼는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이고 시장중심적 관점에서 본다면 메가 갤러리들의 서울 진입은 당연한 현상이다. 시장이 좋은 곳에 자본과 기업이 모이는 것은 마켓의 원리다. 시장성이 입증될수록 앞다퉈 진입할 것이다. 우리끼리만 모아놓고 장사가 잘 되길 바란다면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니까. 시장이 커지면 국제화가 실현되기 마련이다. 변화 없는 발전은 없다.

KIAF 팀장으로 기획과 진행을 수년간 맡았다. 한국과 아시아 미술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예측하나? 갤러리에서 보낸 10년이 몸에 DNA처럼 각인돼 있다. 한국 미술시장에는 현재 좋은 신호들이 많다. 홍콩의 정세불안으로 우리에게 기회가 오고 있다. 프리즈가 서울을 아시아 거점으로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항공및 해상 화물운송이 수준급이고,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문화의 지평이 달라지고 있다. 여기에 5G 인터넷망을 보유한 몇 안되는 나라로, 새롭게 부상하는 NFT, 메타버스에 대한 시도도 다양히 전개되고 있다. 서울이 아시아 미술시장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이우환 작품이 걸린 KIAF 전시장의 관람인파. 올해부터는 글로벌 메가갤러리들이 대거 참가해 괄목할만한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KIAF] 2022.1.27 art29@newspim.com  

미술품 투자자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감상과 향유가 주목적인 경우, 즐기면서 투자수익도 기대하는 경우, 투자를 최우선시하는 경우다. 각기 어떻게 다른가? 위 세 타입 중 가장 바람직한 타입은 두번째의 '즐기면서 투자수익도 기대하는 경우'라고 본다. 첫번째의 감상과 향유를 위해 작품을 구입하는 경우와 마지막의 투자를 최우선하는 경우도 결국엔 중간쯤에서 만날 소지가 크다. 선비처럼 풍류를 즐기듯 작품 향유만 하다가 어느 순간 '이 그림을 되팔면 얼마나 받을까' 궁금해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반면에 투자목적으로만 작품을 산 경우도 어느 느긋한 날 갑자기 작품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그림이 말을 걸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타입들에 의해 마켓이 넓어지고 풍성해진다.

뉴욕타임스는 "월스트리트 고수들이 미술품을 마치 주식처럼 다루며 돈만 쫓는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한국에도 그같은 컬렉터들의 비중이 날로 늘고 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돈을 쫓는 컬렉터들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이는 세계적 현상이다. 한국에서는 컬렉터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꽤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들만의 잔치'라며 부정적으로 봤다. 지금은 공부하는 컬렉터가 속속 늘고 있다. 미술품은 시대의 문화수준을 규정하는 척도다. 한 시대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인 것이다. 지난해 이건희컬렉션이 국가에 기증되면서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중요한 미술품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를 계기로 부호들의 컬렉션에 대한 일반의 인식도 달라졌다. 따라서 기업과 개인이 미술품을 자유롭게 수집하도록 한 뒤 이를 공공에 기부할 수 있는 선진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세제 혜택과 같은 실질적인 베네핏을 제공하고, 사회적 의미도 부여해야 한다. 그렇게 컬렉션의 순환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문화선진국이 아닐까.

요즘 젊은 컬렉터들은 "소유하고 자랑하고, 투자하라"가 슬로건이다. 매우 당당하다. 젊은 층은 확실히 다르다. 과거 고객 중 상당수는 구매한 작품을 갤러리에 안전하게 보관해달라고 부탁하곤 했다. 그러나 요즘 젊은 고객들은 하루라도 빨리 받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어 마음이 급하다. 더 좋은 작품을 먼저 구입하기 위해 옥션에 참가하고, 해외 아트페어도 수시로 찾는다. 그렇다고 이들이 문화 향유와 인스타그램에 자랑만 하려고 작품을 사는 건 아니다. 힘들게 번 돈을 작품에 쏟아부었으니 당연히 투자도 고려한다. 일각에선 요즘 MZ컬렉터들의 작품수집을 '투기냐 투자냐'며 자꾸 평가하려 드는데 구입한 그림이 훗날 환금성이 없고, 자산가치가 없다면 누가 컬렉션을 하겠는가.

화랑미술제(3월,SETEC)와 Kiaf (9월, 코엑스, SETEC) 기획에 바쁜 김동현 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 [사진=김민지 기자] 2022.1.25

NFT 아트에 대해 거품이란 우려도 있지만 미래 광범위한 흐름이라 보기도 한다. NFT아트, 요즘 무척 뜨겁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NFT와 같은 블록체인 기술의 암호화폐 플랫폼 규모는 앞으로 크게 성장할 거라 본다. 얼마나 빠르고 폭넓게 확산될지, 어떤 가치를 갖게 될지가 관건이다. 단 NFT에 대해 정확히 모르면서 돈이 된다니까 접근하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협회에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컬렉터들을 위해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어떤 루트로 작품 수집을 시작하면 좋은가. 젊은 컬렉터들에게 이 호황 장에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우선 관심을 갖는 게 제일 중요하다. 관심은 없는데 남들이 하니까, 돈이 된다니까 그림을 사는 것은 미술이 지닌 예술적 매력을 못느낀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기왕 미술품 컬렉션을 하고 문화생활을 하고 싶다면 관심과 애정을 갖는 게 좋겠다. 아트페어나 갤러리를 다니며 개인적인 취향이 어느 쪽인지 파악해야 한다.

한국 미술시장에 요즘 위작이 제법 나돈다. 외국서 직거래하며 가짜를 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믿을 수 있는 갤러리와 거래하면 문제의 소지가 적다. 갤러리 공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기획전시를 열심히 하는 갤러리와 접촉하라. 공간이 크든 작든 정해진 공간을 예민하게 운영하고, 작가를 소중히 여기는 갤러리는 믿음이 간다. 또 고가의 작품이나 작고작가 작품을 거래할 때는 보증서와 감정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언제 어느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인지 도록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한국에서도 외국작품 열풍 대단하다. 어떻게 보는가. 한국 컬렉터들이 해외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익숙하지 않은 화풍에 의한 이끌림과 웬지 폼(?)이 더 나는 기분 탓일 수 있다. 해외 작품을 선호하는 성향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컬렉터들의 외국미술품 사랑에 힘입어 해외 갤러리들이 '장사하기 좋은 시장'으로 한국을 인식 중이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 작가에 대한 관심과 사랑만큼은 꼭 필요하다. 한국 작가들이 저평가된 경향이 있는데 이는 역으로 재조명을 받고, 가치를 인정받을 가능성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해 KIAF리포트 중 '2022년 KIAF에서 다시 보고 싶은 작품은?'이란 설문이 있었는데 '국내 젊은 작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올랐다. 몇 년 전까지도 유명 외국작가를 향한 맹목적 선호가 팽배했는데 큰 변화라 하겠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미술시장에 새로 진입한 MZ세대 컬렉터들은 취향이 분명하고, 의사 결정도 빠른 게 특징이다. 사진=KIAF] 2022.1.27. art29@newspim.com

국내외에서 롤모델이 될만한 컬렉터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과 특징은? 소개하고 싶은 케이스가 있다면. 특별히 한 명의 작가에게 꽂혀 오랫동안 수집하고, 작가와도 친밀해지는 컬렉터들이 있다. 일편단심이다. 그 작가에 대해선 가히 전문가급이고, 열정적으로 수집한다. 투자의 개념으로 본다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마음이 움직이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런데 그 작가가 무섭게 성장하는 걸 보면 무릎을 치게 된다. 컬렉터가 가장 멋있을 때는 진심으로 작가를 아끼고, 지원할 때다.

당신도 개인적으로 컬렉션을 하고 있는가. 어떤 작품을 수집했는지 살짝 귀뜸해달라. 만약 1억원이 생긴다면 어떤 작품을 사겠는가? 하늘에서 1억원이 뚝 떨어진다면 꿈 속에서만 생각했던 작품 한두 점을 살 것 같다. 15년간 미술계에서 일하며 젊은 작가의 소품 몇 점을 갖고 있고, 작년 KIAF에서 작고작가의 소품 1점을 모셔오기도 했다. 미술을 전공한 데다, 미술계에서 일하다 보니 눈만 턱없이 높아져 안타까울 때가 많다. 주변에서 '어떤 작품을 사야 하느냐'고 물으면서 내 취향과 정반대의 작품을 보여줄 땐 상냥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물론 성향이 비슷한 친구들은 알아서 좋은 작품을 잘들 찾아온다. 엄청난 컬렉터들 앞에서 내 경우를 컬렉션이라고 내세울 수준은 아니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은 평생 할 일이니 서두르지 않고 오래 오래 잘 키워갈 것이다.

김동현 팀장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이화익갤러리를 시작으로 미술시장에서 실무를 쌓기 시작했다. 2018 아트부산 특별전 디렉터를 맡았고, 갤러리에서 쌓은 노하우와 국내외 아트페어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사)한국화랑협회 전시사업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 미술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세워지는 변화의 시기에 KIAF와 화랑미술제를 통해 한국이 안정적인 글로벌 아트마켓으로 진입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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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빛섬 '청년 버스킹'... "분위기 만점 음악 즐겼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와이스 맨 세이, 온리 훌스 러브 인, 밧 아이 캔 헬프, 폴링 인 러브 위드 유." 바람 부는 한강에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표곡 '캔 헬프 폴링 인 러브(Can't help falling in love)'가 울려 퍼졌다. 제3회 싱어송라이터선발대회 '히든스테이지'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마누는 맨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마치 엘비스 프레슬리가 환생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무화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mironj19@newspim.com 2025.10.18  18일 오후 1시, 반포 한강공원 세빛섬에서는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한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가을비가 그치고 다소 바람이 불어 쌀쌀함이 느껴지는 날씨였지만 청년 뮤지션들의 음악을 향한 열정과 가을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오춘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삼삼오오 야외공연장에 모여든 시민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거나 따뜻한 커피를 손에 들고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는 청년 뮤지션들의 공연을 즐겼다. 버스킹 축제의 문을 연 김마누는 "바람이 불었지만 이런 날의 매력이 있다. 오늘은 조금은 추워서 셋 리스트를 따스한 곡으로 바꿨는데 다들 따뜻하게 들어주신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혼성듀오 섬과 도시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김마누의 무대가 끝나자 '히든스테이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밴드 '오춘'이 무대를 이어받았다. '깊을 오(奧), 봄 춘(春)'. 이름처럼 따뜻하고 깊은 감성을 전하는 팀이다. 대학 동기들과 군악대 인연으로 구성된 이 밴드는 "이 팀으로 경연이 아닌 야외 공연은 처음"이라며 "추운 날씨에 손이 어는 느낌도 들기도 했지만 그걸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무대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무대는 나린과 수피(루키상), 유구름으로 이어졌다. '히든스테이지' 톱 10에 올랐던 5인조 아카펠라 팀인 나린은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주제가인 '골든'을 아카펠라로 편곡해 불러서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용인에서 친구들과 함께 축제를 찾은 10대 여성관객인 B씨는 "아는 분들이랑 한강에 놀러왔다가 우연히 축제를 보고 신기해서 구경하게 됐다"며 "오춘이 나올 때부터 봤는데 다들 너무 잘했다. 특히 나린의 '골든'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무대를 찾은 가족 관객이 포토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의정부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A씨도 "드럼 선생님이 경연에서 상을 받으셨다고 해서 공연을 보러 왔다"며 "날씨가 춥긴 하지만 노래를 듣다보니 마음이 따뜻해졌다"면서 미소 지었다. '히든스테이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유정이 선배가수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부르자 관객들은 가을이 무르익은 한강과 너무 잘어울리는 무대라면서 환호했다. 성해빈, 박은희의 혼성 듀오인 '섬과 도시', '히든스테이지'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무화, 톱 10에 올랐던 널디나, 김지신 등의 무대도 저마다 개성이 넘쳤다. 이날 무대에는 '김루꾸 재즈밴드'도 참여해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재즈 선율로 축제의 밤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각종 재즈 페스티벌과 공연 무대에서 50여 차례 이상 활약한 실력파 밴드답게, 세빛섬의 공기를 따뜻하게 물들였다. 발라드와 R&B, 재즈, 포크는 물론 록과 아카펠라까지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는 청년 뮤지션들은 바람부는 한강에서 K-팝의 미래를 펼쳐보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널디나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이날 공연장 한쪽에는 관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부스도 마련됐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라는 이름의 향수 체험 코너에서는 선유·도산·연희·성수·삼청·후암·도화·낙원 등 서울의 대표 지역을 모티브로 한 향을 시향할 수 있었다. 시민들은 자신이 고른 향에 원하는 향료를 섞어 '나만의 향수'를 완성하며 추억을 남겼다. 또 '한강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과 연인도 자주 눈에 띄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히든스테이지 시즌3 TOP10' 널디나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세빛섬 야외무대에서 감엔터테인먼트 주최로 열린 '2025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에서 라이브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2025.10.18 mironj19@newspim.com 서울에서 가족과 산책 중 우연히 들렀다는 30대 남성 C씨는 "길을 걷다 들렀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자리를 잡았다"며 "향수 체험도 정말 좋았다. 무대와 체험 둘 다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조금 추워했지만 그 추위마저 분위기 같았다"고 웃어 보였다. 4시간에 걸쳐 진행된 '2025 한강 청년 버스킹'을 주최한 감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야외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이 청년 뮤지션들 덕분에 수준 높은 음악을 만끽할 수 있었다"면서 "가을 한강을 배경으로 버스킹 공연과 이벤트가 잘 어우러진 축제였다"고 말했다.  oks34@newspim.com   2025-10-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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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현, 감독 데뷔작 CGV 단독 개봉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수와 배우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여 온 이정현이 영화감독으로 데뷔한다. CGV는 17일 이정현의 첫 연출작이자 주연작인 단편 영화 '꽃놀이 간다'(Toe-Tapping Tunes)가 오는 10월 22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이정현이 주연 및 감독을 맡은 영화 '꽃놀이 간다'. [사진= 필름다빈] 2025.10.17 oks34@newspim.com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섹션에 공식 초청됐던 화제작 '꽃놀이 간다'는 이정현이 감독·각본·주연을 모두 맡아 배우로서 쌓아 온 감정의 깊이를 스크린 뒤의 시선으로 옮겨냈다.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약자들을 소재로 한 영화다. 말기 암 환자인 엄마와 살고 있는 수미(이정현)는 밀린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진해서 병원에서 쫓겨나 어머니를 돌보기 시작한다. 1억 5000만 원짜리 집에 산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어떠한 정책적 지원도 받지 못하는 두 모녀. 점점 위독해지는 엄마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꽃놀이 관광 포스터를 본 수미는 엄마가 다시 일어나 꽃놀이를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꽃놀이 관광을 약속한다. 영화 '꽃놀이 간다'는 감독 이정현의 자전적인 경험도 녹여냈다. 이정현은 "어머니께서 3년 전 암으로 돌아가셨다"면서 "마지막 항암 치료를 받으실 때 그렇게 꽃놀이를 가고 싶어하셨는데, 저는 이해를 못해 싸운 적도 있다' 두고두고 후회가 남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정현의 안타까움이 반영 되어서인지 딸의 애처로운 희망을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담아낸다. '꽃놀이 간다'는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제18회 여성인권영화제, 제26회 제주여성영화제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어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이정현 감독은 추석 특집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꽃놀이 간다'의 개봉 소식을 전했다. 이어 KBS '편스토랑',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 등 다양한 예능 및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감독으로서의 새로운 도전과 작품에 담긴 진심을 직접 전한다. oks34@newspim.com 2025-10-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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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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