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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시대 대한민국, 산업혁명기 조선왕조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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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가 현실로 다가온 시대, 그렇다고 공장을 다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인데 뭔가 방법이 없을까? IT 기술기업 A 대표는 인공지능(AI) 기술에 그 해답 일부가 있다고 믿는다.

기후 변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는 축산업에서 많이 배출되는데 A 대표에게는 축산물 유해 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AI 정밀사양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와 기초 기술이 있다. 연구해온 기술 논문이 해외 저널에서 평가를 받으면서 A 대표는 이 기술이 어쩌면 산업 전반에 사소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는다.

A 대표의 청사진은 정책 담당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R&D 지원을 받는다. 그런데 겨우겨우 AI에 필요한 해외 기후 데이터 확보 경로를 얻고 협업 창구를 마련할 때쯤 지원이 끊어진다. 마침 코로나 문제가 터진데다가, IT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극단적으로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가축 전염병이 유행할 때는 '방역' 키워드로, 일본 수출 규제 시에는 '소부장'이,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자 '비대면'으로, 최근에는 무조건 '메타버스' 관련 기술로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식이다. 스마트 축산 분야 기후 위기 완화 기술은 성격이 근본적인 만큼 꾸준한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핫한' 트렌드에 때맞추기 힘들다. 지원 담당자는 A 대표보다 더 안타까워하지만 지원은 중단되고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어려워진다.

A 대표는 정부 지원을 포기하고 부족한 부분은 기술력과 열정을 추가 투입함으로써 자력으로 해결해보려 하지만, 이번에는 52시간 노동시간 제도가 발목을 잡는다. A 대표와 직원이 근무시간 이후 연구에 몰두하려 해도 바뀐 제도는 기계적인 기준으로 '추가 노동'을 금지한다.

52시간 노동시간 제도는 노동자 인권과 건강을 보호하는 좋은 취지 제도다. A 대표는 그렇게 이해하고 어렵지만 별도 수익성 사업으로 여유 자금을 확보해 사람을 더 뽑아서 업무와 연구를 병행하고자 한다.

그런데 뽑으려 해도 사람이 없다. 취업 못 한 청년이 넘쳐난다고 아우성치지만 AI 연구 개발을 담당할 만한 전문인력은 노동시장에 없다. 일부 IT 기업이 '핫한' 트렌드를 내세워 투자받은 자원을 올인해 해당 인력을 싹쓸이해갔기 때문이다.

특정 기술 분야의 한정된 고급인력을 독점함으로써 그만한 자본력이 없는 경쟁기업을 고사시키고 이후 경쟁기업이 사라진 시장을 독점하기 위해서다. 그것은 특정 기업의 사익을 위해 전체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는 악행이지만, 불법 행위가 아니라서 정부나 정책이 막아 주지 않는다.

신기술 개발 고지를 눈앞에 둔 채 다시금 발목을 잡힌 A 대표는 고민 끝에 해외인력 쪽으로 눈을 돌린다. 해외인력의 경우 합리적인 대가를 받고 일할 수 있다면 국내 인력보다는 상대적으로 공기업이나 대기업 같은 간판에 무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의 취업 비자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출입국 담당자에게 해당 업무 특수성으로 오랫동안 자격 요건에 맞는 국내 인력이 채용되지 못했던 증빙 자료까지 보낸다. 담당자는 어려운 상황에 공감을 표하지만, 여전히 비자 발급은 어렵다고 한다. 개인의 선의와 무관하게, 정책과 제도 기준은 AI보다 더 기계적이기 때문이다.

A 대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기술의 포부를 접고 번쩍번쩍 화려해 보이는 메타버스 기술 시연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할까? 기후 위기와 AI 시대를 눈앞에 두었음에도 국내 기업이 단기적인 돈벌이에만 눈이 멀었다는 악평을 들어가면서? A 대표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최대한 가능한 해외인력을 확보하면서 때로는 고용을 위해 편법도 써가며 어떻게든 대안을 고민 중이다.

이쯤에서 필자는 A 대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직접 겪은 일임에도 'A 대표'라는 주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러한 일들이 비단 일개 회사에 국한된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기초 기술에 종사한다는 게 이렇다. 한쪽에는 카지노처럼 화려해 보이는 트렌드 기술의 유혹이 있고, 다른 쪽에는 침대에 다리 길이를 끼워 맞추는 정책 기준이 있다. 늘 그 양쪽 사이에서 곡예를 하느라 정작 기술의 본질, 산업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는 사이에 해외의 선진 기술은 트렌드 너머 기초분야에서 성큼성큼 수준을 높여 나가고 있다.

내가, A 대표가, A 대표라는 이름의 수많은 기업인이 지금 더 힘을 내야만, 이 격차가 산업혁명기 조선이 서구열강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까마득한 거리만큼이나 고정된 자리로 벌어지지 않게 될 것이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 

씽크포비엘 대표(현), KOIIA 디지털혁신기술위원장(현), ASQN(Asian Software Quality Network)한국대표위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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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故 윤석화 문화훈장 추서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19일 오후 5시 30분에 고(故) 윤석화(향년 69세) 빈소를 방문해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며 조문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고(故) 윤석화의 빈소가 19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고인은 2022년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이어 왔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2025.12.19 photo@newspim.com 아울러 정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로서 오랜 기간 한국 공연예술계 발전에 기여한 배우 윤석화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문화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고 윤석화는 1975년에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이후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으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연극 '신의 아그네스' '마스터클래스', 뮤지컬 '명성황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폭 넓은 연기 영역을 보여주었고, 다수의 연극상·백상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배우로 평가받아 왔다. 배우 활동과 더불어 연출가, 설치극장 '정미소' 대표로서도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을 역임하여 연극계 발전에 다방면으로 기여했다. jyyang@newspim.com 2025-12-19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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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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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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