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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음력 시월은 時祭의 계절..."동성친족집단 결속·정체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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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중심사회로 전환되도 문중전체 참여 시제의례 강화 경향"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지역의 음력 시월은 시제(時祭)의 달이다. 이때쯤이면 각 문중에서는 가을걷이를 끝내고 날을 받아 시제지내기로 분주한 날을 보낸다.

문중의 최고 어른은 음력 시월 중에 날을 받아 자손들에게 시사 일정을 알린다. 이때쯤이면 객지에 나가 있는 자손들도 바쁜 일상을 하루쯤 뒤로 미루고 고향을 찾아 시사에 참석한다.

시제는 본래 묘제(墓祭)를 뜻하는 것으로 시사(時巳)라 부르기도 하며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지내는 전통제례로 문중원의 결속과 향촌사회 내의 타 문중과의 위세를 재확인하는 동족 집단의례 성격을 지닌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시제 또는 시사는 기제사의 봉사 범위인 4대조까지를 제외한,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지내는 전통제례이다. 2021.12.04 nulcheon@newspim.com

한국의 전통사회는 '효(孝)'와 '충(忠)'을 기본 가치로 국가나 사람살이의 질서를 가다듬고 또 이를 뿌리 깊게 정착시켜왔다.

이 중 조상제례는 효와 충을 실천하는 실천 질서이자 자신의 존재와 자신을 둘러싼 씨족집단들 간의 관계를 재확인하는 존재확인 공간이다.

최근 호적법의 개정으로 과거 전통사회의 '부(父) 중심' 의 엄격한 질서와 구분들이 모계를 동반하는 양성존중의 질서로 재편되어 새로운 보편적 질서로 나아가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경북권의 음력 시월이면 시사는 엄격한 통과의례로 치러지고 있다.

전통사회를 떠받쳐 온 조상제례는 시간과 공간을 기점으로 다양한 명칭으로 치러져 왔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기제사이다. 기제사는 대개 집안의 종손을 중심으로 4대까지의 조상에게 지내는 제례의식이다.

또 설날이나 추석에 지내는 차례 또한 기제사의 봉사(奉祀)범위 내에서 치러진다.

이와는 달리 시사는 기제사의 봉사 범위인 4대조까지를 제외한,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지내는 제례이다.

시사 철이 다가오면 문중 내의 각 파(派)는 한 달 내내 시사 준비로 분주해진다.

특히 그 해의 유사(有事, 집사)를 맡은 집에서는 온 가족이 시사제례를 모실 음식 장만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낸다.

전통사회에서 시사는 각 가정의 의례가 아닌 집안이라는 씨족집단의 의례인 까닭에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때문에 각 문중에서는 시사를 수행할 비용 마련을 위해 '시제답(時祭沓)'이나 '위토(位土)'를 장만하여 이에 대비해왔다.

곧 시제답이나 위토는 오로지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지낼 시사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위한 토지 성격을 지닌다. 이 같은 시제답이나 위토는 대부분 각 문중의 종손이 소유해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980년대 이후 농촌사회 인구의 대량 도시 이탈로 휴경농지가 증가하면서 시제답이나 위토가 묵자 최근에는 집안들끼리 비용을 갹출해 시사제를 모시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시제는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 지내는 제례의식이라는 단순성을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재확인하고 자신이 속해 있는 집안 내에서 자신의 신분을 주장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시제는 자신의 문중과 타 집안의 문중 간의 위세를 가늠해 보는,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개인주의가 팽배해지는 반면에 오히려 문중 전체가 참여하는 시사의례가 강화되어 나타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지방의 시제(時祭) 지내기 모습. 2021.12.04 nulcheon@newspim.com

기제사와 명절제사인 차례가 집안 내의 사회적 결속을 강조하는 의례라면 시제는 동족집단의 신분 결속과 위세를 확보하는 제례이자 문중원 밖의 향촌사회 내의 타 씨족집단에 대한 위세를 과시하는, 이른바 문중 차원의 대외 홍보용 집단의례인 셈이다.

시사의 절차는 명절제사인 차례와는 달리 삼헌(三獻)을 하며 분향, 강신, 참신, 초헌, 아헌, 종헌, 삽시, 합문, 계문, 헌다, 철시, 사신, 철찬, 음복의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울진지방에서는 이들의 절차가 모두 끝나면 반드시 산신제(山神祭)를 지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시제를 지낸 후 음복이 끝나면 제물을 참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이를 울진지방에서는 '방패한다'고 말한다. 2021.12.04 nulcheon@newspim.com

산신제가 끝나면 시사의 모든 절차가 끝나는데 재사(齋舍)가 있을 경우에는 재사에서 음복을 하며 재사가 없을 경우 묘소 앞에서 음복을 한다.

음복이 끝나면 제물을 참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이를 울진지방에서는 '방패한다'고 하고 이 때 나눈 음식을 '봉시'라 부른다.

먹을거리가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 시제를 지낸 뒤 고르게 나눈 '봉시'는 당시 아이들에게 유일하고 특별한 먹거리이기도 했다. 때문에 시제철이 되면 문중의 어른들 뒤를 좇아 집안의 아이들이 열을 지어 뒤따르는 모습은 당시의 정황을 가늠케 하는 모습들이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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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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