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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제프 베이조스는 지구를 떠나거라?

기사입력 : 2021년07월21일 13:52

최종수정 : 2021년07월21일 13:52

[서울=뉴스핌] 김동선 사회문화부장 = "지구를 떠나거라." 지금은 한학자의 삶을 살고 있는 원조 개그맨 김병조의 유행어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이 유행어가 갑작스럽게 떠오른 것은 우주여행이 현실화되면서 정말로 지구를 떠날 수도 있겠다는 상상 때문이다.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등 전세계 억만장자들의 우주여행 경쟁이 뜨겁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영국의 부호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었다. 그는 미국 시간으로 지난 11일 자신의 우주관광 기업 버진 갤럭틱의 우주비행선 '유니티'를 타고 고도 약 88.5㎞ 상공까지 오른 뒤 4분가량 머물다 돌아왔다. 베이조스는 브랜슨이 오른 고도는 진짜 우주가 아니라면서 20일(현지시간) '뉴 셰퍼드'를 타고 더 높은 고도(약 106km)에 안착했다 지구로 귀환했다. 베이조스는 그의 우주회사 블루 오리진의 모토처럼 '한 걸음씩 맹렬하게(Gradatim ferociter)' 우주 개발의 꿈에 다가갔다.

김동선 사회문화부장

슈퍼 리치들이 우주에 대한 꿈을 실현시키고 서로 경쟁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반감이 거세다. 실제 세계 최대의 청원 사이트라는 체인지닷오르그에는 베이조스의 지구 귀환을 반대하는 청원에 수십만명이 동의한 상황. 지난달 10일 올라온 이 청원에는 오늘(21일)까지 달포 가량의 시간동안 17만5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처럼 대중들이 부자들을 향해 날을 세우는 이유는 불평등 때문이다. 실제 이 청원을 올린 릭 가이거라는 31세 청년은 부의 불평등 문제에 세상이 더 관심을 갖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미국인 63%가 한달 벌어 한달 쓰며 살고 있다는 설문조사를 인용하면서 "억만장자들이 부 축적과 함께 우주 경주 게임을 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가이거의 주장은 주장에 그치지 않는다. 부와 소득의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최근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가 미국 국세청 자료를 입수해 내놓은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전체의 부 20%가 최상위 0.1%의 부자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공황이 발발한 1929년이후 최고치라고 한다. 눈을 국내로 돌려도 비슷한 흐름이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30대 재벌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년 높아져 2년전에 벌써 90%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은 부의 편중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노동연맹-산별노조총연맹(AFL-CIO)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임원 급여 보고서'에 따르면 S&P500지수 상장사 CEO들의 지난해 평균 월급은 생산직·비관리직 노동자 평균 월급의 299배에 달해 전년(264배)보다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치상으로는 코로나19이후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지난해 1분기 소득 5분위 배율은 6.30으로 전년 동기의 6.89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최상위 20%의 평균소득을 최하위 20%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통계청은 2016년 이후 5년만에 가장 나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숫자에 체감하긴 어려워 보인다. 뛰는 집값에 자산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어서다.

물론 부의 축적을 무조건 부정적 시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대변화를 읽는 혜안, 끊임없는 혁신에 따른 결과물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베이조스만 하더라도 닷컴버블 위기를 겪은 이후 "정체는 곧 죽음"이라며 끊임없이 혁신했다. 디지털 정글로 표현되는 인터넷 생태계에서 아마존이 '제국'을 이루고 베이조스가 세계 최고의 갑부에 오른 것은 혁신의 산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소득과 부의 양극화를 그냥 지켜만 보는 것도 온당치 않은 일이다. 소득과 자산의 격차에서 오는 불평등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예기치 않은 사회적 문제를 양산하기 때문이다. 부호들이 우주선을 타고 '카르만 라인(고도 100km)'을 넘나드는 경쟁을 하는 것과 지평선에서 달리기 경주를 하는 것은 애초에 출발선이 다른 얘기다. '한 걸음씩 맹렬하게' 우주를 향하면서도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지구인'에 '한 걸음씩 너그럽게' 다가가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무사귀환한 베이조스가 한 말처럼 "지구는 아름답지만 연약한 존재"가 아니던가.

matthe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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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尹 조사일 변경 요청 거부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내란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소환 조사일 변경 요청을 거부하고, 이번 주 내 출석 일자를 다시 통보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이에 불응할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예고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30일 오후 5시 30분쯤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후 4시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부터 금주의 특정 일자를 지정한 출석 기일 변경 요청서를 접수했다"며 "특검 내부 논의 결과, 기일 변경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이를 변호인에게도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내란 특별검사팀에 2차 소환 조사일을 '7월 5일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사진은 29일 새벽 1시쯤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1차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는 윤 전 대통령 모습. [사진=이형석 기자] 이어 "내일(7월 1일) 출석에 불응할 경우, 즉시 금주 중에 있는 특정 일자와 시간을 지정해 재차 소환을 통보할 예정이다"라며 "만약 그때도 출석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당초 7월 3일 이후 출석을 요청했으나, 최근 의견서를 내고 7월 5일 이후로 출석 일자를 더 늦춰달라고 재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은 한 차례 기일 변경 요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오는 7월 1일 소환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특검은 7월 4일 또는 5일로 재소환 일정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보는 "금주의 중 정할 특정일자는 4일 또는 5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마지막 단계의 조치'와 관련해 해당 내용이 체포영장 청구 이상의 단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박 특검보는 '마지막 단계로 체포영장 청구가 있는데, 출석 불응 시 검토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출석을 불응하는 경우에 체포영장이 될 수도 있고, 그 다음 단계가 될 수도 있고 이런 여러가지 고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고 주장하는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의견서를 보내면 특검 측이 검토하고, 이런 (모든) 과정이 협의라고 생각한다"며 "저 쪽(윤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만이 협의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내란 특검은 지난 28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차 피의자 조사를 마친 뒤 오는 30일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의 이유, 재판 준비 등을 이유로 7월 3일 이후로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의 사정 등을 고려해 하루 늦춘 7월 1일로 날짜를 재통보하며 2차 소환조사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날짜를 미뤄달라고 이날 다시 요구했다. 특검은 현재 윤 전 대통령 측의 수사 방해 행위를 수사하기 위한 경찰 인력 3명을 경찰청에 요청하는 한편, 오는 1일 2차 소환 조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yek105@newspim.com 2025-06-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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