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펀드

속보

더보기

[쉽게 쓰는 금융용어]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 "어려운 공공언어, 국민 알권리 침해"

기사입력 : 2021년07월19일 08:30

최종수정 : 2021년07월29일 11:24

"지자체 홍보문구·공공기관 사업명 외국어 일색...개선 시급"
"대다수 공감에도 개선 더뎌…공공언어 소통문화 잘 가꿔야"

[편집자] 지난 4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외형상 소비자 권익이 크게 강화됐지만 금융 약관과 설명서에는 여전히 낯선 한자어와 외래어가 대부분입니다. 금융감독원 등 당국에서도 우리말 표준약관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이에 뉴스핌은 '외계어' 수준의 금융용어 실태를 점검하고 쉬운 우리말로 순화할 수 있는 표현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실제 외래어와 신조어를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찾아 제시하고 있는 국어문화원연합회의 김미형 회장을 만나 공공언어를 왜 쉽게 써야 하는지 들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국민이 쉽게 알고 활용할 중요 정보가 모두 공공언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말을 마구 남용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의 일갈이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쉬운 표현으로 국민들에게 정보를 잘 알리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너무 소홀히 여기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고 했다.

물질적인 손해를 보고 권리를 빼앗겼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여러 형태로 자기주장을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말이 이리도 어려운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못 알아듣게 어렵게 쓰느냐고 따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모른다는 것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편협한 분위기 때문일까. 그런데 정보를 놓친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만큼이나 큰 손해를 가져올뿐 아니라 알권리를 빼앗기는 권리 박탈이 되는 것을 따지고 주장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미형 국어문화원연합회장 [사진=국어문화원연합회]

국어문화원연합회는 국어기본법 제24조에 따라 설립된 전국 21개의 국어문화원이 모여 구성한 사단법인이다. 2005년 국어기본법 시행 이후 국어상담소가 생겨났고, 이어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가 출범했다. 국어상담소와 전국국어상담소연합회가 2008년 각각 국어문화원과 전국국어문화원연합회로 바뀐다.

김 회장은 2019년 전국국어문화원연합회 제7대 회장으로 취임했고, 2020년 사단법인 국어문화원연합회가 만들어지면서 초대회장을 맡게 됐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우리 사회의 국어문화를 바르게 세워가는 일을 하고 있으며, 특히 공공언어에 대한 상담, 교육, 개선 활동 등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공공언어 개선사업은 우리 사회의 공공영역에서 사용되는 국어가 쉽고 바르고 품격 있게 표현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일이다. 공공언어가 지켜야 할 국어 관련 사항들을 제시하며 잘못 쓰인 것을 알리고 공공언어 사용자들이 이 일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쉬운 표현으로 정보를 알리자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김 회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국어문화원연합회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공공언어 개선사업은 국립국어원의 우리말 다듬기로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국어문화원이 합세, 새로 들어오는 어려운 외국어를 빨리 쉬운 우리말로 대체해 제시하면서 쉬운 표현을 써 줄 것을 권하며 홍보하고 있다.

김 회장은 "각 지역의 거점 국어문화원들도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 언론사와 함께 해당 지역의 공공언어를 개선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공문서와 누리집 등의 보도자료 진단과 교육, 우리말 가꿈이 활동, 국어책임관 연수, 공공언어 학술 연구, 조례 제정 자문 참여 등 다양한 일이 있다"고 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공공언어개선사업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국민의 알권리 존중을 위한 책임의식이 작동해야 하는데, 이러한 책임의식을 국어 관련 단체에서만 신경을 쓰지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공공영역에서는 소홀히 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말의 특성인데, 어려운 것을 지적하며 쉽게 쓰자고 제안하니, 어찌 보면 규제를 하는 것이 돼 은연 중에 반항도 일어나는 등 이 일의 실천이 결코 쉽지 않다"며 "공공언어 쉽게 쓰기를 실천해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투철해야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데 자꾸 벽에 부딪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대체어로 제시한 많은 예 중 공공언어로 사용되는 예가 너무 적어 보람을 느끼지 못 하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그래도 어려운 외국어가 쓸데없이 남용되는 위기를 막으며 저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로고=국어문화원연합회]

그에 따르면, 공무원과 언론 종사자와 같이 공공언어를 작성하는 쪽과 국민, 두 집단 사이에는 매우 큰 괴리감이 있다. 쉬운 말로 뉴스 보도를 하자는 이야기를 하면, 주변에선 모두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적극 공감을 한다. 말이 너무 어려워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고, 요즘 바보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공공언어 개선 관련 이야기를 들으니 어려운 말이 섞여 있어 그랬던 거라고 억울해 하는 이도 많이 봤다.

"많은 분들이 한결같이 공공언어 개선 사업을 찬성하며 응원한다. 우리가 제시한 새말 대체어에 대한 국민 공감률 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 90% 이상이 공감하고 있다. 즉, 국민들은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는 점, 이것이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지방의 홍보 문구, 공공기관의 사업명들도 외국어 일색이었던 때가 있었는데 되도록 우리말로 잘 표현하려는 노력을 보이며 우리말 사용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또한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의식 부재, 사회적 무관심 속에서도 그는 그렇게 차근차근 한 발 한 발을 내딛고 있었다. 나아가 김 회장은 공공언어 개선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우리 사회는 소통문화를 잘 가꿔야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언어 개선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

그는 "내가 무식한 게 아니라 배우지도 않은 단어를 무책임하게 사용하는 자들을 나무라는 일이 정당하게 인식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런 문화가 돼야 우리 사회는 발전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가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하는 길은 국어로 소통하는 길밖에 없다. 국민이 사회의 중요한 정보들을 놓치지 않고 이해해야 시대의 변화를 알게 되고 그런 바탕 속에서 우리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이룰 수 있다. 이런 의식이 이뤄져야 사회가 발전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김 회장은 국어문화원연합회 외에 한국공공언어학회장도 맡고 있다. 본업인 대학 교수직까지 더하면 최소 1인 3역이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는 국어의 소중함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동기 부여가 잘 되고, 한국공공언어학회를 통해서는 공공언어 개선 관련 연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오히려 감사를 표하는 그다.

"어색하고 이상하게 만들어진 말 같아도 쓰다 보면 곧 익숙해진다. 잘 만든 말도 많다. 공공언어 사용자들이 솔선해 쉬운 표현을 찾아 써도 좋다. 이런 식의 협조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으면 공공언어 개선은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새로 생긴 개념이 외국에서 비롯된 것이면 그 외국어가 먼저 사용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말로 대체어를 만든다고 해도 이미 그 외국어가 더 익숙한 듯 느껴지게 되고, 그 단어를 그냥 쓰는 편이 쉽다. 외국에서 생긴 개념을 한국어 표현으로 바꿀 때 좋은 대체어가 언제나 잘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국어 표현을 잘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과제라서 매우 공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국어학자와 해당 분야 사람들이 협의해 우리말 대체어를 제시하면 마음에 안 들어도 사회적 약속으로 만들자는 배려심을 발휘하면서 협조해주면 참 좋겠다." 김 회장의 마지막 당부다.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