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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문가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복원 논의 위험...재개 시 유엔 결의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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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코로나 상황 개선되면 금강산 개별관광 추진" 파장
北 고위직 지낸 리정호 "개성공단 자금, 김정은 비자금 창구로 입금"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한미 정상회담 후 문재인 정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에 대북 전문가들은 "유엔과 미국 제재에 저촉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8일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따르면 윌리엄 뉴콤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은 "그런 것들(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 과거처럼 운영하면 유엔과 미국 제재에 저촉된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 선임 경제자문관을 지낸 뉴콤 전 위원은 "다만, 이들 사업을 대북 제재에 부합한 형태로 조심스럽게 재조정할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북한이 그렇게 축소된 사업을 수용할 것이라는 데 나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접견실에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서 이인영 장관과 현정은 회장은 한미 정상회담 성과 공유 및 남북경협, 금강산 관광 사업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021.06.01 yooksa@newspim.com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이재철 개성공단기업협회장과 협회 인사들을 면담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개선되면 금강산 개별관광을 추진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한 4일에도 이중명 대한골프협회장 겸 아난티 그룹 회장과 만나 2025년 세계골프선수권대회 금강산 유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금강산 비경 아래 세계 골프선수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 설렌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장관이 언급한 남북 협력 사업은 하나같이 현행 대북 제재에 저촉된다는 게 제재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2011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4년 반 동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서 활동한 후루카와 가쓰히사 전 위원은 "유엔과 미국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 그런 사업을 재개하기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 12항에 따라 북한과의 합작사업 또는 협력체를 운영할 수 없고, 2321호 32항에 따라 대북 무역에 대한 공적·사적 금융지원이 금지돼 있는데, 여행은 서비스 무역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북한 정부와 조선노동당 모두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인 만큼, 한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와 미국 정부로부터 이들 제재 면제에 대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김정은 정권의 유지와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된다는 근본적인 걸림돌을 상기시켰다.

노동당 39호실 고위 직책을 두루 거치며 두 사업의 자금 흐름을 북한 내부에서 지켜본 리정호 씨는 "개성공단 자금은 노동당 통전부를 통해서 김정은의 비자금 창구인 39호실에 입금되기 때문에 그 자금은 김정은의 결심에 따라서 핵·미사일 개발 등 군비에 지출되고, 또 그의 통치자금으로 전용된다"고 말했다. 

2014년 북한을 탈출해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리 씨는 북한 39호실 대흥총국의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무역관리국 국장, 금강경제개발총회사 이사장 등을 거쳐 2014년 망명 직전엔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을 지냈으며 2002년 '노력영웅' 칭호를 받았다.

리 씨는 "개성공단을 재개하자고 하는 것은 다시 북한 근로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노예 노동시키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금 남한 정부는 북한 근로자들이 현지에서 값싼 노동력을 바치는 것을 마치 남북 경협이 이뤄지는 것으로 말하는데 실제로는 그들의 노동력을 착취해서 남한 기업가들의 배를 불리고 북한 독재자의 배를 불리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후루카와 전 위원도 "김정은이 지난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을 인민들이 보다 문명한 생활을 누리게 하고 나날이 변모되는 국가의 모습을 세상에 널리 떨치기 위한 중요한 사업'으로 제기했고, 금강산지구를 현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따라서 관광 프로젝트는 명백히 북한 정권이 득을 보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 면담을 위해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0.08.21 mironj19@newspim.com

미국 제재법 전문가들은 미 정부도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수익을 북 핵 프로그램의 중요한 재원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면서 미-북 두 나라 모두와 갈등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2016년 시행된 미국의 '대북제재와 정책강화법' 초안 작성에 참여한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김정은에게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그의 제안 대부분을 금지하고 있는 유엔과 미국 제재에 대해 알아보려 하지 않았고, 그런 제안을 하기 전에 유엔의 승인을 받지도 않았으며, 미국 법에 대해 읽어보지도 않은 채 미 은행들이 대북 송금을 허가할 것으로 상정하면서 미국의 지지도 얻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탠튼 변호사는 "비핵화와 인권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도록 김정은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을 유엔이나 미국이 지지할 수는 없다"며 "미국법은 그런 부문에서의 진전을 제재 완화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후루카와 전 위원도 "남북한 공동 프로젝트가 지난 몇 년 동안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는 바로 한국이 미-북 양국이 합의한 협상 노선을 벗어났기 때문"이라며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 관리들이 한미 공동성명에 담긴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에 지지를 표명한다'는 문구를 "한국이 독자적으로 북한을 지원할 여지가 생겼다"고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특정 사업을 명시하거나 그런 활동에 대한 한미 간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자국법이나 유엔 제재에 위배되는 남북 협력 사업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뉴콤 전 위원은 "재원이 북한으로 새는 것을 눈감아 줌으로써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없다"며 "제재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대북 프로젝트를 강행할 경우, 중국과 러시아의 그런 행동을 미약하게나마 막고 있는 제어 장치가 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후루카와 전 위원도 "한미 정상회담이 남북 협력 사업의 여지를 제공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정보가 없다"며 "그런 프로젝트를 재개할 충분조건이 갖춰질지는 북한의 반응과 미-북 대화의 재개와 진전에 따라 측정돼야 하는데, 아직 남북 공동 프로젝트를 재개하기에 충분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믿을만한 합리적 정보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이 2018년 판문점 선언을 존중하기로 한 점에서 남북이 대화와 협력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한국 통일부의 판단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2018년 4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를 되돌아보면 두 정상 간 실제 대화 내용에 대한 큰 의문이 남는다"며 "지금의 평화공세를 이끈 당시 남북 간 대화 기록이 미국 측과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시 북한이 한국에 어떤 말을 전했고, 한국이 북한에 어떤 약속을 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기대처럼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비핵화의 모멘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 대표적인 두 남북 협력 사업도 진척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루카와 전 위원은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는 미국과 북한의 정치·안보 관계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폐기에 대한 향후 협상의 진전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면서 "현재로선 그런 양자 대화가 진전되거나 재개될 것을 암시하는 공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양자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과 조화를 이루며 행동 방침을 조정하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evermi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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