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재난지원금 배제된 농민들 '한탄'...국회 설득에 마지막 희망

기사입력 : 2021년03월04일 06:00

최종수정 : 2021년03월04일 06:45

딸기 수출농가, 코로나19로 매출 고꾸라져
"소규모 가족농가는 경제활동 불가능할 정도"
4차 재난지원금에서도 배제...국회 설득에 '사활'
전농 "4일 오전 이낙연 대표와 면담 예정"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 1997년 농사를 시작한 박희성(가명) 씨는 2016년부터 경남 진주에서 약 2750평짜리 하우스 11동을 운영하면서 홍콩·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 딸기를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길이 막히면서 수출량이 30~40%가 빠졌다. 해외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주가 들어오지만 배달할 항공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뭄에 콩 나듯 해외로 향하는 비행기는 있었지만 물류비는 기존보다 3~4배 오른 상태였다. 코로나19 여파는 매출 급락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 매출 떨어지는데 인건비·비료값 상승 '삼중고' 

실제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 박씨의 연평균 매출은 1억6000만원 정도였다. 딸기를 생산하기 위해 비닐·비료·인건비 등에 소요되는 지출 약 1억원을 제하면 손에 쥐는 돈은 6000만원 수준.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연매출은 90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매출 감소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이 감소하면서 1년간 인건비가 480만~600만원까지 오르고, 비료 등 공산품 가격도 상승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결국 박씨는 수출을 포기하고 국내 시장에 눈을 돌리기로 했다. 문제는 해외에서 소비돼야 할 딸기 수량이 국내에 풀릴 경우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씨 또한 이런 우려를 모르지 않지만 별다른 활로는 떠올릴 수 없었다.

박씨는 "코로나19로 농민들은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농민들도 정부에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번번이 빠진 것이 서운하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가 퍼져도 딸기는 자란다'는 얘기를 한다"며 "농산물을 사용하는 식당이 장사가 안 되는데,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아무런 피해를 안 입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씨처럼 해외에 농산물을 수출하는 '수출농가'는 일정 규모 이상 농장을 소유하고 안전한 판매망을 갖춰 노하우가 쌓인 베테랑 농민들이다. 코로나19 여파를 버틸 여력이 있을 것이라 보였던 수출농가조차 휘청거리고 있는데, 일반 소규모 농가는 사실상 전멸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 농산물 가격 올랐으니 코로나19 버틸 수 있다?

4일 전국농민총연맹(전농)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가락시장)에서 거래된 128품목 청과류 중 절반 이상인 59품목 가격이 지난해 1월 대비 상승했다. 52품목 가격은 10% 이상 올랐고 나머지 7품목은 5~10% 상승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본격적인 김장철에 접어든 가운데 배추와 무는 추가 물량 공급으로 가격 안정권에 접어든 반면, 양념채소 가격은 급등해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관계자가 대파를 옮기고 있다. 농업관측본부는 이달 김장 양념채소(마늘·양파·대파·건고추) 가격은 생산량이나 재고량 감소 등의 이유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11.10 yooksa@newspim.com

농민들은 가격이 상승했지만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에 이익을 보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1kg 당 1000원짜리 쌀을 100kg 팔았다면 매출은 10만원이지만, 1kg 당 2000원짜리 쌀 40kg을 판매하면 수익은 8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1월 가락시장에 반입된 청과물은 총 15만3758톤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1만8038톤 감소했다. 2019년 1월과 비교해서는 4만161톤이 줄었다.

전농 측은 정부가 표면적인 농산물 가격 상승만을 보고 농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버틸 수 있다고 판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농민들을 배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무진 전농 정책위원장은 "겨울 배추가 한파로 피해를 입었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배추가 없다 보니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이때 과연 농민들이 돈을 벌었냐"고 반문했다. 특히 "전체 농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1.5헥타르 미만 농가는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소득만 가져갔다"며 "꽃집은 지원금을 받는데, 화훼농가에 지원금을 주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강조했다.

◆ 국회 설득에 사활 건 농민들...이낙연 대표와 '면담'

전농은 지금껏 농민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매번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2021년도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소상공인과 노점상 등 약 400만명에게 경영정상화 명목으로 6조8450억원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전국농민총연맹(전농)이 지난달 2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지역구 사무실 점거농성을 했다. 2021.03.03 hakjun@newspim.com [사진=전농]

농민들은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농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지원에서 배제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농식품부가 농민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요구안을 관철시켜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며 "농민에게 농식품부는 필요치 않은 존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농민들 상황이 좋다고 말해버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농민들은 국회를 설득하는 데 사활을 건 상태다. 지난달 25일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하며 지역구 사무실을 점거하고 농성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4일 오전 11시 20분 국회에서 이 대표와 면담을 갖고 재난지원금 지급을 요구할 계획이다.

 

hak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