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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 1년] 달라진 바이오株 위상…"언택트, 너만 믿는다"

기사입력 : 2021년01월18일 10:00

최종수정 : 2021년01월18일 10:00

코로나19 최대 피해 '여행주', 박스권 지나 급등세 구간
신용잔고 등 고점신호 '경고음'...증권·시총상위株 고공행진

[편집자] 부모자식간 만남조차 머릿수를 세어야 하는 세상이 됐다. 7만여명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 대다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경제생태계 급변으로 정부 돈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방역동참은 코로나 위기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이르면 2월부터 시작하는 백신접종은 새로운 희망을 갖게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코로나19가 지난 1년간 한국사회에 가져온 변화상을 짚어보고 향후 도래할 '포스트코로나'시대를 전망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코로나 발생 후 1년간 주식시장은 충격과 공포, 환희를 모두 경험했다. 전대미문(前代未聞)의 팬데믹이 증시의 핵심 이슈가 되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섹터 역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 네이버·카카오…"너만 믿는다, 언택트는 코로나 전에도 트랜드"

'언택트(비대면)', '플랫폼'은 성장주(株)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물론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증시를 주도하는 섹터 중 하나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폭락 여파는 언택트·플랫폼 업체들도 피할 수 없었지만 하락 강도가 시장 평균보다 약했고, 반등의 기울기는 가팔랐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지난 15일 주가는 6만4800원. 작년 3월 2만원 초반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올랐다. NHN한국사이버결제는 국내 전자지급결제대행(PG) 및 온라인 부가가치통신망(VAN) 부문 1위 사업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도 비교적 성장성이 큰 분야였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의 속도가 높아졌다. '언택트 수혜주' 전망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주가가 먼저 올라섰고, 실적도 이를 뒷받침하면서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설명했다. 

NHN한국사이버결제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작년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은 44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47억원보다 34.4% 증가했고, 누적 영업이익은 289억원으로 25.8% 급증했다. 정인묵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10% 상회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1년여간 지속되며 기존 오프라인 거래가 빠르게 온라인으로 대체된 덕분에 온라인 결제 시장이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플랫폼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파죽지세'의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3월 13만원대까지 떨어졌던 네이버는 8월 34만원대까지, 3월 12만원대까지 하락했던 카카오는 최근까지 상승세를 지속해 46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난 15일 종가는 43만7500원이다. 코로나19 초기에 증시 참여자들에게 언택트·플랫폼 업체는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됐다. 3월처럼 유동성 위기가 다시 온다 하더라도 해당 섹터의 실적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증시 바닥 시점에 대량으로 들어왔던 동학개미들의 자금도 이런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입됐다. 코로나 19 초창기인 3~5월에 개인은 카카오와 네이버를 각각 5200억원, 49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 "잡주 취급 받았었는데"…달라진 바이오株 위상

코로나19로 가장 뜨거웠던 테마는 단연 제약·바이오였다. 진단키트, 백신, 치료제, 인공호흡기 등 코로나19로 확산된 제약·바이오·의료기기 관련 종목군이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 전체 작년 한 해 주가 상승률 최상위 종목 10개 중에서 8개가 이 같은 종목군에 해당됐다. 8개 종목의 작년 한해 주가 상승률은 △신풍제약우(1913.42%) △신풍제약(1564.36%) △진매트릭스(1164.15%) △엑세스바이오(943.69%) △멕아이씨에스(874.26%) △진원생명과학(871.40%) △휴마시스(582.73%) △엘앤케이바이오(567.53%) 등이다.

바이오기업 A사 관계자는 "달라진 위상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연구개발 중심의 기업이어서 사실상 매출이 별로 없는게 현실이고, 자금이 필요할때 증자를 통해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것을 안좋게 보는 시각들이 많았는데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고 했다. 이어 "유상증자 시 깐깐한 잣대로 검토를 했던 금융당국도 이번에는 단 한번의 전화 문의도 없이 통과시켜줬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바이오 대형주인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중소형주 못지 않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작년 3월 13만원대 저점에서 12월 39만원까지 올라섰다. 주가 추이는 비슷하지만 셀트리온 3형제 중에 비교적 가벼운 셀트리온제약의 주가 탄력성은 훨씬 더 컸다. 작년 3월 3만원 밑으로 떨어졌던 주가는 작년 말 26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저점 대비 2배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 뜻밖의 반전 '자전거株'...여행株, 박스권 유지하다 '급등'

증시에서 자전거주(株)는 수년간 찬밥 신세였다. 가장 큰 원인은 '미세먼지'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1차 지원금이 나왔을때 실제로 사람들은 자전거를 많이 샀다. 언택트(비대면) 운동 유행과 대중교통 대체 수단으로 자전거 수요가 늘어난 탓인데, 대형사들이 없는 섹터이기 때문에 제도권 증권가 리서치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종목군이다.

때문에 상황을 빨리 캐치했던 개인투자자들 중심으로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주가는 짦은 시간에 무서운 속도로 올랐다. 3월 3천원 밑으로 떨어졌던 삼천리자전거 주가는 6월에는 1만4000원을 넘어섰다. 물론 실적 역시 급증했다. 삼천리자전거의 작년 상반기 매출은 7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570억원) 35%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6억원으로 전년 적자(-26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알톤스포츠 등 다른 자전거 관련주들의 주가·실적 추이도 유사했다. 자전거주에 수년동안 물려있었다는 한 개인투자자는 "어떤 상황에서 실적과 주가 반등이 나올 수 있을지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질 않아 손절(평가손실 상태에서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파는것)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상황을 만나 상당한 수익을 보고 차익실현했다"고 전했다.

삼천리자전거 최근 1년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코로나19 여파가 진행됐던 지난 1년간 여행주의 주가 흐름을 보고 놀라는 투자자들도 많다. "매출이 90% 이상씩 하락하고, 소규모 업체들은 폐업에 나서고 있는데 주가가 버티는게 신기하다"는 식의 시각들이다. 여행주들은 오랜 기간동안 박스권에 머물다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행업종 1위 업체인 하나투어의 주가는 지난 14일 7% 급등하는 등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코로나19 이후의 상황이 기대감으로 작용했다는 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주가는 3월 저점을 찍고, 증시 회복세와 함께 받등했다가 4월 이후 11월까지 박스권을 형성했다. 4만원대 안팎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던 하나투어 주가는 작년 11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이달 들어 6만원을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다른 여행주들의 주가 추이도 대체로 비슷하다.

◆ 기록적인 거래대금...고점 신호에도 증권·시총상위株 고공행진

증시 고점을 알리는 신호들은 사실 많다. 전통적인 기준에서다. 대표적인 것은 사상최고 수준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신용거래 잔고다. 주식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 많이 시장에 진입했다는 점도 그렇다. 막무가내로 계좌를 트고 시장의 대표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사려면 삼성증권 가야하나요?', '주식투자는 환불이 안되나요?' 등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초보적인 질문의 빈도도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혜를 보고 있는 업종은 '증권주'다. 마진이 너무 작아 수년간 무시당했던 '브로커리지(중개) 수수료'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신용거래에서 나오는 고율의 이자수익도 이익 기여도가 높은 편이다. 브로커리지 1위 회사는 키움증권이다. 실제로 실적도 경이로운 수준으로 폭증했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4% 증가한 3555억원. 증권업계를 통틀어 최대 실적이다. 주가는 작년 3월 5만원대에서 최근까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15일 종가는 14만7000원이다.

또 시장의 대표적인 대형주들은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이다. 기록적인 거래대금과 고점을 뚫는 코스피 지수는 증권주와 시총 상위 주들의 주가와  같은 방향을 타고 있다.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작년에 45%, 올해 들어서도 8%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거래대금은 연초 이후 10거래일 연속 20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1월 누적 거래대금은 이미 300조원에 달한다. 지난 8일과 11일 거래대금은 각각 40조, 44조원이다. 두 거래일 모두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20조원씩. 단 이틀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120조원 이상이 거래된 것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1월 코스피 시총대비 거래대금은 평균 1.44%를 기록중이다. 이는 200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퀀트 애널리스는 "작년에도 거래는 활발했지만, 시총대비 거래대금이 1%를 상회한 것은 지난 8월이 유일했고, 그 이전 1%라는 숫자를 찾기 위해서는 2009년 5월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자료=유안타증권]

ssup8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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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10일 2차 소비쿠폰 기준 나온다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행정안전부가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기준을 이르면 내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상위 10% 구분 기준은 부동산 및 금융소득 등을 살펴 이달 중 기준 수립 준비에 나선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에서 열린 민생회복 소비쿠폰 간담회에서 "9월 10일 정도에 2차 (소비쿠폰)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실장에 따르면 2차 지급 기준 준비는 이달 중 시작된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을 만나 기준을 짜야 한다"며 "2021년 사례를 보면 1인가구는 특례를 가산했고, 맞벌이가구는 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한국신용데이터(KCD)가 4일 민생회복 소비쿠폰 카드 매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자영업자 매출 증감률은 전주 대비 평균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매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5.08.04 ryuchan0925@newspim.com 한 실장은 "고액 자산가인데 건보료만 적게 내는 경우도 있다"며 "(행안부의) 부동산 데이터나 국세청 금융소득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가입자 중 고액 자산가를 선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소비쿠폰 지급 현황에 따르면 전체 신청자는 4818만명으로, 전체 지급대상자의 95.2%가 신청을 마쳤다. 지급액은 8조7232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용 현황은 신용·체크카드 지급액 5조8608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3조404억원(51.9%)이 소비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지역별 신용·체크카드 소비율을 보면 서울보다 지역이 높은 편이었다. 제주가 5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천 54.7%, 울산 54.6%, 광주 54.5%, 충북 54.1%, 대전 54.0%, 부산 53.7% 등이었다. 한 실장은 "비수도권에 3만원·5만원 더 준 부분도 있지만, 지역 영세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져 의미 있는 숫자"라며 "10%포인트(p) 차이는 아니지만 2~3%p라도 높은 것은 그만큼 비수도권이 어려웠다는 방증이자 (소비쿠폰이) 사용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2차 소비쿠폰 지급을 위한 예산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실장은 "사업 전체 13조9000억원 가운데 1조8000억원만 지방(예산)이고 나머지 12조1000억원가량이 국비다"라며 "(국비에서) 8조1000억원을 먼저 내렸고, 기획재정부 협조를 구해 이달 중순 정도에 4조1000억원을 조속하게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자료=행정안전부] 2025.08.08 sheep@newspim.com 한 실장은 "(소비쿠폰 2차 지급에 앞서) 지방채 발행이 필요 충분 조건은 아니고 충분조건 정도 될 것"이라며 "(지방재정법 통과는) 9월 본회의까지 하도록 목표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민생쿠폰 관련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담겼다.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에 대한 효과를 철저하게 분석한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민생쿠폰 추경에 연구용역비 2억원이 담겼다"며 "과거 2020~2021년 효과가 있냐 없냐 등 많은 비판이 있었다. 연구 용역을 제대로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정책연구원이나 KDI 등과 연구한다는 것이 행안부 현재 계획이다. 행안부는 하나로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이날 밝혔다. 그간 도서산간지역 소비쿠폰 사용처가 제한적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한 실장은 "면 단위에서 동네에 마트 등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어 하나로마트 121곳에서 현재 사용 가능하다"면서도 "현장을 가 보니 마트가 있어도 너무 영세해 고기나 채소 등 신선식품을 사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현재 시장·군수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로 하나로마트 사용처를 추가 지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관계부처와 많이 만들고 있다"며 "행안부는 수도권 기업, 공기업, 관공서 등과 비수도권 간 자매결연을 맺는 소비진작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sheep@newspim.com 2025-08-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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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이어 전세대출 문턱 높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은행권 또한 전세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가계대출 감축 취지에 발맞춘 조치이지만 서민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가 점점 짧아질 수 있다는 비판도 덩달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변동 추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대출 안 내준단 은행에… 집주인·세입자 모두 '망연자실' 8일 금융권은 이번 주부터 전국 단위로 조건부 전세대출 취급 제한을 확대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일부터 10월까지 임대인 소유권 이전이나 보유 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한 전세대출을 막기로 했다. 집주인이 기존에 갖고 있던 근저당을 말소하는 대신 나오는 전세대출도 마찬가지다. 본래 수도권을 대상으로만 금지했으나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5일부터 9월 실행 예정인 전세대출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보다 하루 빠른 이달 4일부터 대출 모집인을 통한 전세대출 추가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7일 수도권·규제지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같은 달 28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하고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 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세입자가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날 해당 주택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도 불가하다. 이와 함께 하반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7조2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1386억원으로 전월(6조7536억원)보다 38.7% 줄었다.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명목이지만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세 입주를 앞둔 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중에 돈이 없는데 은행 대출 문까지 막히면서 입주를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대출이 많이 껴있는 집이나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임대인의 집에 들어가려면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전세 매물도 감소세다. 전세계약 만료를 앞둔 집주인도 대출이 안 나와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세입자를 받는 대신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일이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467건으로 전년 동기(2만6512건) 대비 11.5% 감소했다.  거래량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9546건으로 전월(1만2120건) 대비 21% 줄었다. 수요는 많은데 매물은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6333만원으로 한 달 사이 333만원 올랐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6.0% 뛰었다. ◆ "돈도 매물도 없다" 갈 곳 없는 세입자, 월세로 눈 돌려 6.27 대출규제에 정책대출 감축 내용도 포함되며 전셋값 상승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지원되던 청년·신혼부부·신생아 버팀목 전세대출의 한도도 줄었다. 상품에 따라 상한선이 최소 4000만원에서 많게는 6000만원까지 내려오면서, 이를 통해 보증금을 마련하려던 예비 세입자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2년 전보다 전세가가 하락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집주인 입장에선 이번 규제가 전세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더욱 가중시키는 또 다른 변수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터 전문위원 "정책대출이 줄어들면 장기 저리 대출 수단이 사라지면서 주거 사다리 형성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 신혼부부 등 초기 자산 형성이 되지 않은 계층과 주택 구입이 더 멀어지며 임대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는 전셋값이 오르고 자금줄은 막힌 이중고 속에서 집을 구하긴 해야 하니 반전세나 월세 등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발생한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2.2%(5555건 중 2345건)으로 전년 동기(41.5%)보다 0.7%p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기획위원회가 전세대출과 정책모기지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알려지며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추가 대책이 적절히 마련돼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집값 급등의 원인이 되는 수급 불균형 문제 해결이나 세금 관련 규제 등을 통해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덕례 주택연구실장은 "이전 정부 경험에 비춰볼 때 이번 대출 규제 효과는 3∼6개월에 불과할 우려가 있다"며 "빠르고 강력한 공급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눌려 있던 매매 수요가 저금리와 경기 활성화 분위기를 타고 다시 살아나면서 4분기 중 집값이 다시 급등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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