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기자방담] 의대생 국시 논란, 기자들 생각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의정합의 이뤘지만 '국시거부' 의대생 논란 남아
국민 반감·형평성 우려 불구 의료공백 불가피한 문제
재시험 '트랙' 마련해야...의정, 보다 적극적인 해결 노력 필요

[서울=뉴스핌] 정승원 김은빈 김유림 기자 = 정부의 공공의료 확대 정책을 둘러싼 정부·여당과 의료계의 갈등이 '의대생 국가고시 구제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서 정부·여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의료정책 '재논의'에 합의하며 2차례 의료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파업의 일환으로 국가고시를 거부한 본과 4학년생들을 어떻게 구제할 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입니다. 

의협 측은 의정합의의 전제조건이 의대생 국시 재응시라면서 정부가 이들을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정부는 부정적인 국민 여론과 다른 국시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과연 이 같은 의대생 국시 논란에 대해 관련기관과 이슈를 다루는 기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기자들의 프리한 카톡 토크로 관련 이슈를 다시한번 들여다 봤습니다.

(방담 참여 = 정승원, 김유림, 김은빈 기자, 정리 = 김은빈 기자)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지난 달 31일 오후 보건의료인 국가시험 관리를 전담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으로 국시 응시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0.08.31 leehs@newspim.com

▲정승원 기자(의료계 출입) : 의대생 국시 응시 문제가 이슈인데요.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김유림 기자(사회부 출입) : 의사들이 아직 의사도 아닌 학생들을 파업에 끌어들인 것부터, 즉 시작부터가 문제라고 봐요

▲김은빈 기자(복지부 출입) :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전 문제라고 봅니다. 의협이 갑자기 합의하면서 본과 4학년들이 중간에 붕 뜨게 됐는데, 의협이나 정부나 해결보단 방치하는 느낌입니다.

▲승원 : 의대생들은 사실 전공의들과 함께 집단행동을 이끈 주역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이 기존 의사들보다 자신들에게 더 와닿는 문제기도 하니 앞서서 투쟁했죠. 특히 전공의들 휴진은 정부에 상당한 압박을 줬지만, 갑작스런 의정 합의로 의대생들에겐 제대로 된 출구전략이 없기도 했습니다. 전공의들 의견을 모으고 단체행동 중지 결정을 조금 늦게 한 것처럼 의대생들도 동맹휴업과 국시 거부를 이어갔는데, 진료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전공의들과 달리 의대생들의 시험 응시 기회는 이미 지나간 거죠.

▲ 유림 : 의대생들이 '구제는 필요없다'라고 거부하다 갑자기 응시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 승원 : 의대생들이 응시를 안 하겠다고 하면서 내심 응시 기회를 바라고 있었는데 정부가 "응시 의향도 없는데 기회를 줄 수 없다"고 하니 내부 논의 끝에 입장 바꾼 것 같아요. 벼랑끝에 몰려 나온 결정이긴 한데 결과적으로 상당히 우습게 됐죠. 국민들은 당연히 동의하지 않을테구요.

▲ 은빈 : 저도 그 말씀에 동의합니다. 다만 의대생들이 입장을 바꾼 것 자체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요. 의정합의가 된 상황에서 의대생만 계속 거부하는 것도 의미 없고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회장과 집행부 탄핵안이 나왔던 걸 보면 의대생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 승원 : 의정 합의 이후에 의대생 구제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의협이 보도자료를 통해 '의대생 구제하라, 안 그러면 강경 투쟁한다' 이렇게 밝힌 적이 있거든요. 의대생 구제는 의정합의의 전제라면서요. 그런데 강경 투쟁한다면 여론만 나빠질 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의대생 구제도 더 어려워질 것 같아요. 결국 이 문제는 의협이 나서서 정부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봐요. 의대생이 당사자인만큼 대외적으로 사과는 할 수는 있겠지만 의정 협의체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 같습니다.

▲ 은빈 : 사과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최근 정부나 여당이 의대생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얘길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의료파업에 대한 화를 의대생한테 풀어버리는 것 같단 생각도 들어요.  

▲ 승원 : 의협도 같은 의견이더라고요. 의정 합의 당시 당정이 의료계에 자존심을 굽힌 걸 갖고 의대생들에게 화풀이하고 있다고...

▲ 은빈 : 국민 여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부가 사과가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가 국민 여론 때문이잖아요. 의대생 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 반대 청원에 57만명이 동의했더군요. 반감이 커진 이유가 뭘까요. 

▲ 유림 : 저는 의대생들이 의사 자격증에 대한 특권 의식이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춰진 점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봐요. 회계사, 경찰 등 국가에서 치르는 시험에서 아직 해당 직종의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시험일정을 거부했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요.

▲ 승원 : 기본적으로 특권층에 대한 반발이 큰 게 아닌가 싶어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배포한 자료가 문제가 됐었죠. 또 코로나19로 가장 영웅적이던 이들이 집단행동으로 들고 일어나면서 의대 정원 확대 반대한다는 게 밥그릇 뺏기기 싫어하는 모습으로 비춰졌을 수도 있고요. 철저한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감이 분명 있긴 합니다. 다만 실상은 의대생들이 그런 게 아닌데 의대생들에 불똥 튄 면도 있습니다.

▲ 은빈 :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할 문제인 건 분명 맞네요.

▲ 승원 : 강대강이 아닌 접점 마련이 필요해요. 어떻게든 정부와 의료계, 국가시험원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무작정 '사과 없이는 안 된다' '국민 동의 없이는 안 된다'고 할 문제는 말씀대로 아닌 거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시험을 보지 못한 응시생들에게 재시험 기회를 줘야 한다고 봐요.

▲ 유림 : 저는 정부가 국시 시험 접수를 받지 않는 상황까진 안 갈 것으로 봐요. 일단 지금은 전략적으로 한 번 겁을 주려는 의도가 아닐까요.

▲ 은빈 : 저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의료공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 유림 : 조금 다른 측면이지만 저는 교육부가 뒷짐만 지고 있는 것도 직무유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은 결국 교육부 정책의 영향을 받는데, 지금 교육부가 큰 힘이 없는 건지, 정치적 상황에 끼어들기 싫은 건지 방관하고 있어요. 정부나 여당이 밀어붙이고 있으니 부담은 되겠지만.

▲ 은빈 : 사과 얘기가 나왔는데,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지금 복지부에선 사과와 형평성을 이유로 구제는 곤란하다고 입장이예요. 만약 의정이 논의를 통해 의대생을 구제하게 되는 상황이 왔을 때 저는 이게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의대생들이 사과를 한다고 해도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거니깐요.

▲ 승원 : 그렇죠. 형평성 문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대생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명분이 분명해야 할 것으로 봐요. 의협에서는 '의대생 국시는 6년 간 의학 공부 하는 사람이 의료행위 할 수 있느냐 없느냐 보는 시험이다. 이미 응시대상이 정해져 있는 시험. 일반적 국가고시랑 동일선상으로 볼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더군요.

▲ 은빈 : 정말 복잡하게 얽힌 문제 같아요. 결국 의정이 좀 더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면서 해결책을 찾는 노력밖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봐요. 

keb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세계 3위 캐머런 영(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 톱랭커들이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9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영과 러셀 헨리(미국),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콜린 모리카와, 샘 번스(이상 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7위, 맥스 호마,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합해 5오버파 77타로 부진해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46위에 그쳤다. 김시우는 버디 5개, 보기 5개로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47위를 기록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사진
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