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백영재 한국필립모리스 신임 대표가 공식 석상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백 대표는 구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등 IT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온 전략 전문가로 알려진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출시 후 올해 4년째를 맞았지만 시장 점유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궐련형 전자담배에 치중한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전체 담배시장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백 대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韓필립모리스 점유율 28%→ 22.75%...영업익 2년 전 比 반토막
한국필립모리스는 백영재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7일 웹 컨퍼런스를 열고 향후 사업 전략을 설명했다.
백 대표는 이날 웹 컨퍼런스에서 "회사의 비전인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정도 경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필립모리스가 국내 판매 전략에서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이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는 한국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로 흥행에 성공했지만 경쟁사들의 기술력과 판촉에 밀려 부진에 빠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 한국필립모리스는 국내에서 점유율이 떨어지며 실적도 매년 내리막길을 걷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코스 출시 이후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이 한 때 28%까지 치솟았던 한국필립모리스는 매년 점유율이 하락하는 중이다.
올 들어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올 1분기 국내 담배 판매량에 따르면 궐련 담배는 올해 146억개비로 전년 동기보다 3.8% 늘었고 궐련형 전자담배는 16억개로 같은 기간 무려 11%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궐련형 전자담배에 치중한 사업 전략은 곧 한국필립모리스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 유통업체 포스(POS)기반 담배 판매량 집계를 살펴보면 한국필립모리스의 올해 5월 기준 시장 점유율은 22.75%로 정점을 찍었던 2018년 말에 비해 무려 5.25%p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점유율(24.78%) 보다도 2.3%p 하락한 수치다.
반면 경쟁사인 KT&G의 경우 기존 주력 제품인 궐련 담배 판매를 유지한데다 궐련형 전자담배 '릴' 판매 호조로 아이코스에 뺏견던 점유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KT&G의 점유율은 아이코스 출시 이후인 2017년 12월 기준 49.5%로 떨어졌지만 올해 5월 기준 56.08%로 반등에 성공했다.
실적도 하향세다. 한국필립모리스의 매출액은 작년 6831억원으로 2년 전 8382억원에 비해 18.5% 감소했고 전년 동기(8706억원) 보다 무려 21.5% 하락했다. 영업이익 역시 2년 전 991억원에서 442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정부와 날선 각...백영재, 식약처 저격 "부정확한 정보로 혼란 야기해"
이 같은 상황이지만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이나 적극적 판촉활동 등 이렇다 할 타개책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웹 컨퍼런스에서도 기존 기기의 단점을 보완한 신제품 출시나 점유율 확대 계획과 관련해선 글로벌 본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 원칙을 강조할 뿐이다.
백 대표는 점유율 확대 계획에 대해 "비연소 제품 카테고리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 과학과 검증, 안전성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신뢰 중심의 정도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제품 출시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에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시장 1위 기업이란 책임을 갖고 과학에 검증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칙"이라고 답했다.
다만 국내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한 정부의 합리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백 대표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하락에 대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로 성인 흡연자에게 혼란을 야기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미국, 영국 등 국가에선 이미 차별적 규제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과학에 기반하지 않은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이 여전해 전문가들의 건설적 논의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연구 조사결과를 염두한 발언이다. 당시 식약처는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 궐련 담배에 비해 더욱 많은 타르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한국필립모리스는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지난 3월 한국필립모리스의 신임 대표로 부임한 백영재 대표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대표, 구글 디렉터 등을 거친 IT업계 출신이다. 역대 한국필립모리스의 대표 중 처음으로 담배 업계에서 경력을 쌓지 않고 수장 자리에 올라 관심을 받아왔다.
hj0308@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