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팩트체크] 연준 "수익률곡선관리(YCC) 도입 검토"...내용과 쟁점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FOMC 위원들, 일본과 호주 YCC 경험 공유
YCC, 새로운 정책 아닌 '자연적인 보완정책'

[서울=뉴스핌] 김사헌 기자 =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과감한 부양 정책을 실시하는 가운데, 세계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가 '수익률곡선관리(Yield Curve Control; YCC)' 정책을 검토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0일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당장은 빠르게 유효한 하한선(ELB)까지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정책 기조가 적절하다고 느끼지만, 앞으로 전망이 대유행병의 경로와 수준에 따라 불확실하다고 판단해서 이번 회의 때 포워드가이던스와 자산매입을 했고 나아가 수익률곡선관리의 역사적인 경험에 대해 간략한 보고를 받았는데 앞으로 회의 때 이러한 논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의 도입을 검토할 것임을 명시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참고로 연준은 경제가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는 시점으로 판단되는 2022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번에 연준이 6개월 만에 내놓은 경제 전망과 점도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6.5% 쪼그라진 뒤에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5.0%, 3.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준금리는 2022년 말까지 0.1%에서 동결될 전망이다. 실업률은 올해 9.3%까지 치솟은 뒤 2022년에 5.5%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 FOMC 위원들, 최근 일본과 호주 YCC 경험 공유

이번 연준의 입장에 대해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대부분 "매우 비둘기파적(extremely dovish)"이란 평가를 내렸지만, 경제 회복을 빨리 앞당기지 않으면 침체와 부채 위기 압력이 강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했다. 경제성장과 물가 압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책 중에서 주요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는 수익률곡선관리가 도입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으며, 채권시장은 이런 방향에서 베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은 무엇인가, 이 정책의 한계점이나 쟁점은 어떤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미 미국도 과거 대공황 시기에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을 도입한 적이 있지만, 워낙 과거의 사례이고 2016년부터 현재까지 이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일본은행(BOJ)을 살펴보는 것이 이해하기 빠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지난 2016년 9월 정책회의에서 2% 물가안정목표와 함께 장단기금리조작(수익률곡선관리를 부르는 일본은행의 용어)을 통한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을 도입했다. 명칭은 '장단기금리 조작에 따른 양적·질적 금융완화(長短金利操作付き量的・質的金融緩和)'이다. 이 정책은 두 가지 요소를 통해 성립하는데, 제1번째는 금융시장 조절에 의해 장기와 단기 금리조작을 실시하는 수익률곡선관리이며, 2번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를 넘도록 본원통화 공급 확대 방침을 계속한다는 '오버슈트형 약속'이다.

먼저 장단기금리조작(수익률곡선관리)은 단기금리의 경우 일본은행 당좌예금 중 정책금리 잔액에 대해 마이너스 0.1% 금리를 적용하고, 장기금리는 10년물 국채금리가 거의 현재 수준인 제로 부근(0%)에 머물도록 장기적으로 국채를 매입한다. 매입 규모와 속도는 현재와 같이 연간 80조엔으로 하고, 대상은 좀더 폭넓은 종목으로 하면서 평균잔존기간 규정을 폐지했다.

일본은행은 수익률곡선관리의 두 가지 요소 외에 이를 강화하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기존의 국채 외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방침을 덧붙이고 있다. 현재 일본은행은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J-REITs)을 연간 약 9000억엔 정도 매입하고 기업어음과 회사채 잔고를 각각 2.2조엔 및 3.3조엔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행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의 예상 경로도" [자료=일본은행] 2020.06.12 herra79@newspim.com

일본은행은 앞서 2013년 4월 도입한 양적·질적 완화정책은 주로 실질금리 하락 효과에 따라 경제와 물가의 호전을 이끌어 내고 일본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드는 것을 막았으나, 도입 경험을 통해 한계를 보충하려면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장단기 금리 조작을 통한 수익률곡선관리를 새로운 정책 틀의 중심으로 삼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오버슈트형 약속은 사람들의 신뢰를 높이는 보완적인 정책틀이다. 또 일본은행은 2018년 7월에 이러한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당분간 계속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정책의 지속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양적완화 정책은 실질 금리 하락을 이끌어 금융 여건이 개선되고 디플레이션을 막았지만 2% 물가 목표 달성을 하기는 여전히 힘들어서, 물가 기대치(기대 인플레이션)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것이 수익률곡선관리 정책 도입 배경이다.

중앙은행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조절하기 위해서 '포워드루킹' 정책을 도입했는데, 이는 일반인들의 물가 전망에 개입하여 앞으로 물가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을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본원통화가 장기적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약속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다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금리도 크게 낮추는 정책을 도입했다.

앞서 양적완화의 경우 국채 매입을 통해 금리를 낮추게 되면 이는 대출, 회사채, 기업어음 금리를 따라 낮추게 되는 효과가 있다. 다만 금융회사의 대출 여력이나 의지가 중요한데, 금리 차이가 줄어들면 대출 운영이 소극적으로 바뀔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지속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모습.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참고로 일본은행은 2014년 4월을 전후로 한 장기국채금리 매입에 따른 금리인하 효과를 검토한 결과, 국채 매입 잔고가 10조엔이 늘어날 때마다 해당 시점 앞에는 6.9bps(0.069%포인트, 1bps=0.01%포인트)에 달했으나 그 이후로는 0.6bps에 그쳤다.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이 도입된 이후 점차 효과가 줄어드는 특징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2016년 1월 마이너스금리 정책을 도입하자 장기금리 하락폭이 확대했으며 국채 매입 효과는 24bps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수익률곡선관리, 새로운 것 아닌 '자연적인 보완정책'

이러한 일본은행의 경험은 연준 정책위원들도 잘 알고 있다.

올해 2월21일 시카고대학 부스경영대학원에서 개최한 '2020 미국 통화정책 포럼'에서는 다음 번 경기침체가 왔을 때 통화정책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논의가 벌어졌다.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인 포워드가이던스, 대차대조표정책, 마이너스 명목금리정책, 수익률곡선관리, 환율정책 등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한 논자들은 이런 정책들이 효과를 내기는 했지만 금융여건 경색을 완전히 풀지는 못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정책을 다시 쓰게 된다면 보다 빠르고 공격적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라엘 브레이너드(Lael Brainard) 연준 이사는 "국제적 경험을 되돌아보면, 포워드가이던스와 대차대조표 확대 정책은 금융 위기 발생 직후 금융 완화에는 광범위하게 효과적이었지만, 실시가 될 때까지 긴 지연이 발생하거나 정책 수단 간에 명백한 불일치도 발생했다"고 회고하면서 "미래 정책은 이러한 교훈을 통해 보다 효과적인 정책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최근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5월22일 뉴욕기업경제협회 웹캐스트 회의에 참여해 "수익률곡선 통제는 중앙은행이 장기금리를 관리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다른 수단에 대한 '자연스러운 보완정책'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호주에서 이미 이를 사용하고 있어 연준도 이를 사용하는 것이 연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현재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너무 적은 상황에서 물가가 구조적으로 2% 목표치를 하회하는 추세로 인해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는 일본의 경험에서 잘 드러나는데, 이제는 뉴노멀 상황이 다양한 정책수단의 구성은 물론 차별적인 전략도 요구하는 상황"이라 말해 연준이 새로운 정책 도입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완전고용과 목표 물가에 이를 때까지 초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한다는 포워드가이던스 정책은, 그 기간 동안 단기 국채 금리 상한을 만들어주는 식으로 보강할 수도 있다"고 예시했다. 이것이 미국 국채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연준의 경우 2년물이나 3년물 국채 매입을 통한 수익률곡선관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형성되는 배경이다. 다만 완전고용과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기간이 얼마나 될지는 불확실하기에 탄력적인 정책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 브레이너드 이사의 설명이다. 따라서 매입 대상과 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논의가 진행된 이후 올해 3월 호주 중앙은행이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을 도입했는데, 이들은 3년물 국채를 매입하여 기준금리 수준인 0.25% 상한을 설정했다.

◆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의 장점과 한계

이러한 정책의 장점에 대해서 브레이너드 이사는 "먼저 정책금리가 하한선으로 이동한 뒤 수익률곡선의 단기와 중기까지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원활하게 이동하면 자산매입과 관련된 규모나 기간 등에 대해 지연이나 불확실성을 피할 수 있다"며 "금리 상한을 설정하게 되면 기존 정책과 유사한 방식으로 가계와 기업에 완화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 또다른 중요한 이점은 포워드가이던스와 수익률곡선 상한 설정이 상호 보강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설정으로 금리 기대치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지속적인 대차대조표 확대 약속에 대한 우려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해서 완전고용과 물가목표를 달성하면 그 동안 매입했던 중단기 국채는 점진적으로 청산해 나가며 부드럽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정책을 회수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앞서 연준이 매입 국채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나설 때 발생한 '금융시장 발작(tantrum)' 양상도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자리에서 브레이너드 이사는 다양한 전략에 대해서 한 가지로 물가안정 목표를 2%에 고정시키지 않고 이를 2%를 약간 넘은 것도 허용하는 유연목표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약 2%~2.5% 정도의 유연한 범위로 목표를 설정해서 시간이 지나면서 평균 2% 물가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새로운 정책 수단들은 다양한 위험을 동반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보완적인 부분은 재정정책으로 제시된다. 통화정책 여건이 제한된 상황에서 경기 변화에 대응하는 재정 부양책이 필요할 뿐 아니라 그 자체가 매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금융 안정을 이중적인 의무 정책 목표로 설정한다. 새로운 여건에서 통화정책은 금융안정을 해칠 수 있는 여러가지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된다. 금리를 섣불리 정상화하다가는 금융안정이 저해될 수 있기 때문에, 물가가 구조적으로 목표치를 밑도는 추세이고 고용의 금리 민감도도 낮아진 상황에서는 좀더 오랜 기간 금리를 낮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나오는 대목이다.

일본의 경험에서 보이듯 막대한 국채 발생 및 유통시장 규모에 비추어 시중금리 상한을 설정하는 것은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 일본 국채시장보다 두 배 이상 큰 미국의 경우 좀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 아래로 떨어지는 '수익률곡선 역전'이 나타나면서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융권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대출 의지가 떨어지면서 의도했던 경기 부양 및 물가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일본의 경우 국채 매입에 따라 외국인의 수요가 늘어날 경우 엔화 강세라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2016년 국채 매입 정책을 도입할 때도 엔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해 앞서 마이너스 정책금리를 먼저 도입한 바 있다. 또한 일본은행은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에 다른 위험자산 매입이라는 특단 보완정책을 강화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 한국은행도 사용하고 있는 단기 수익률곡선 통제

그렇다면 우리나라 중앙은행 한국은행은 이런 정책 수단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결론적으로 보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단기물 쪽에서는 수익률곡선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형민 기자 = 2020.03.16 hyung13@newspim.com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4월 금융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가 질문이 나오자 "연준이 옛날에 사용했던 수익률곡선관리 정책이라든지, 일본이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다 자국의 그때의 금융경제상황에 따라서 그런 제도를 펴는 것으로 각국별로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는 것이다"라면서도 "우리도 최근에 단기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 몇번 언급했던 전액공급방식의 RP매입을 통해서 3개월 만기 금리의 상한은 현재 통제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똑같은 것을 한다는 것은 아니고, 우리 상황에 맞춰서 필요에 따른 정책은 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린다"고 대답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도 금융 경제 상황 전개에 맞춰서 그에 적합한 정책 수단으로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herra7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동영 업무보고 논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청와대 영빈관에서 5일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 부처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과 업무보고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날 정 장관의 발언 중에는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있는가 하면 사실 관계에 맞지 않은 설명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 희망에 근거한 비현실적 구상'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그동안 정 장관의 대북 정책 관련 발언이 물의를 빚은 적은 여러 번 있지만 대통령과 유관 부처 장관이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 장관의 무리한 대북 접근법과 월권을 제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2026.07.23 ◆통일부 장관 권한 넘어선 주장 정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한반도 평화공존 발전 구상'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정부 2년차 핵심 과제로 상호 존중·평화적 갈등 해결·핵 없는 한반도 등 3대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정 장관은 "대결과 혐오의 언어는 멈춰야 한다"면서 주적 용어 대체를 주장했다. 지난 25년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구도는 이미 무너졌다고도 했다. 또 "현 시점에서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는 데 힘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논의에 착수하겠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견인과 함께 4자 대화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구상에 대부분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존 정책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많이 조심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에는 "표현에 꼬투리가 잡혀 정쟁으로 휘몰아 들어가면 원래 하고자 했던 데에서 오히려 나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의 선의대로 하는 게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플러스냐, 결론적으로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4자 회담'에 대해 "이상주의에 근거한 어떤 희망이라 하더라도 그건 아직 조율되지 않은 방법"이라며 "여러분들께서 디스카운트해 주시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에서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도 조 장관은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잘랐다. 정 장관이 이날 소개한 대북 구상과 설명은 정부 내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특히 주적 표현 대체와 국호 사용, 9·19 군사합의 복원, 4자회담 추진 등은 통일부 장관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어서 월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정 장관의 업무보고를 듣고 난 뒤 "여기 업무보고에 발표했다고 승인난 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정 장관의 발언 내용은 대부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 아닌 정 장관의 개인적 생각에 가깝다"며 "안보 관련 부처 장관이 정부의 공식 정책이 아닌 사안을 추진하겠다고 업무보고를 하고 대통령의 면전에서 '국군통수권자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통일 외교 국방 등 외교 안보 부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8.05 ◆시대착오적 접근, 대북 인식 오류 더욱 문제인 것은 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이 현 시점에서 이미 참고가 될 수 없는 과거의 경험 또는 사실과 다른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장관이 주장하는 구상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전략과 한반도 및 국제 정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장관이 "흘러간 선(先)비핵화만 되뇌는 것은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은 지금까지의 대북 접근법을 호도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 이후 지금까지 모든 핵 협상에서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에 선비핵화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한·미가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는 핵시설 동결과 중유 제공의 교환이었다. 2005년 9.19 공동성명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의 모든 단계에 상응조치를 제공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이 적용됐다.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한 전직 관료는 "모든 북핵 협상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한·미가 제공하는 상응조치를 어떻게 정교하게 배열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정 장관의 발언은 지금까지 한·미가 북한에 먼저 핵을 포기해야 대화할 수 있다는 정책을 고수해 현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이 "지난 25년간의 CVID 구도가 무너졌다"고 말한 것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어떤 명칭을 붙이든 핵을 제거한 뒤 이를 검증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는 것은 비핵화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기본적 절차"라며 "CVID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검증도 하지 않고 언제든 되돌릴 수 있도록 합의하자는 말과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보고 사후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08.05 gdlee@newspim.com ◆안보 리스크 키우는 통일부 장관 정 장관은 지난해 취임 직후부터 청와대와 외교부를 제치고 통일부가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책을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단독 질주를 거듭해왔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을 변형한 '평화적 두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외교부가 미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대해 "한반도 정책과 남북관계는 주권의 영역이며 동맹국과 협의의 주체는 통일부"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 파탄 원인이었다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폈다. 지난해 업무보고에서는 국제정세를 감안하지 않고 남북대화 재개에만 초점을 맞춘 비현실적 내용으로 논란을 빚었다. 정부 내 조율도 거치지 않고 독자 대북제재인 5·24 조치를 해제하고 9·19 군사합의 비행금지구역 복원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지난 4월에는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은 이 발언을 계기로 한국과 대북정보 공유를 제한했다. 이 조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정부의 공식 결정을 거치지 않은 사안을 정부 정책인 것처럼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는 배경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조기에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조급증과 자신의 존재감 과시 욕구가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였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캠프에서 비서실 부실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는 것을 들어 "정 장관이 아직도 이 대통령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한·미 관계와 북한 문제를 오래 다뤘던 전직 관료 출신의 한 전문가는 "정 장관 취임 후 지금까지의 언행은 잘못된 현실 인식에 따른 독단과 앞서 가기, 월권 등으로 점철돼 있다"면서 "통일부 장관이라는 중요한 직책에 있으면서 스스로 안보 리스크를 키우는 역할만 했다"고 비판했다. opento@newspim.com 2026-08-06 06:10
사진
6월 경상수지 최대 흑자 [서울=뉴스핌] 박가연 기자 = 지난 6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품목 수출 호조로 월간 상품수출이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6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497억3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전월(386억1000만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191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를 견인한 것은 상품수지다. 6월 상품수지는 478억9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역대 최대를 다시 썼다. 국제수지 기준 상품수출은 112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4.5% 증가하며 월간 기준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상품수입은 644억8000만달러로 38.6% 늘었다. 통관 기준으로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6.9% 급증했고 컴퓨터·주변기기(SSD)는 282.7% 증가했다. IT 품목 수출은 160.4% 늘었으며 비IT 품목도 ▲석유제품(47.5%) ▲화공품(18.6%) ▲철강제품(17.9%) ▲승용차(6.1%) 등을 중심으로 18.6% 증가했다. 통관 기준 수입은 ▲원자재(30.5%) ▲자본재(35.3%) ▲소비재(16.4%)가 모두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12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월(-10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입국자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등에 따른 출국자 감소로 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전월 흑자에서 4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됐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3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월(21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확대됐다. 배당소득수지는 배당수입이 늘어난 데다 전월 분기배당에 따른 기저효과로 배당지급이 줄면서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6월 중 467억1000만달러 증가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종전 최대였던 올해 3월(369억9000만달러)을 넘어선 것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0억1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46억3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는 차익실현 매도 등의 영향으로 316억1000만달러 감소하며 전월(-310억50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자금 유입에도 분기 말 만기도래 영향으로 증가 폭이 줄어든 52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35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eoyn2@newspim.com 2026-08-06 08: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